"희망 전달하며 충실하게 작가의 길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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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출판

"희망 전달하며 충실하게 작가의 길 가겠다"

■본보 신춘문예 당선자 포부 듣다
시 송상목, ‘시의성 있는 이야기’ 형상화에 집중
소설 김진표, 상상력이 마르지 않는 작가가 꿈
동화 송태고, 관찰·공감 주력하는 표현가 희망
평론 김상범, 텍스트 결 살릴 섬세한 지성 연마

올해 치열한 경쟁을 통해 본보 신춘문예 관문을 통과한 당선자 4명은 한결같이 희망을 전달하며 충실하게 작가의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당선자들인 송상목(시)·김진표(소설)·송태고(동화)·김상범(평론).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올해 치열한 경쟁을 통해 본보 신춘문예 관문을 통과한 당선자들이 새내기 문인으로 첫 출발점에 섰다. 갑진년 청룡의 해 신년호에 당선자 발표에 이어 지난 18일 신춘문예 시상식을 통해 통과의례적인 행사는 끝났다. 일부 장르는 전국 일간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모음집에 수록하는 것으로 문단 진입을 어렴풋하게 느껴봤을 것이다. 이제 문인으로서 장기레이스에 들어갈 당선자들인 송상목(시)·김진표(소설)·송태고(동화)·김상범(평론)씨로부터 작가에의 꿈과 포부, 작업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시 당선자인 송상목씨는 시의성 있는 이야기를 다작하는 작가를 목표로 소임을 다할 작정이다. 그는 시는 물론이고 소설과 희곡까지 망라할 뜻을 내비쳤다. 떠오르는 생각들을 다양한 형식으로 마구 늘어놓는 한편, 독자들로부터 그것들이 무가치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받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향후 작품 집필과 관련해 기묘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그냥 자신을 따라가고 싶다고 전제한 뒤 시대 현실에 뒤처지지 않은 채 자신을 어느 틀에 붙잡아두지 않고 원하는 대로 천변만화하게 내버려두고 싶다는 점을 밝힌다. 이어 그에게 ‘앞으로 쉽지 않을 작가의 길을 어떻게 극복해 갈 것인가’에 대해 묻자 분명하게 자기만의 확신을 가지고서 전진해 나갈 뜻을 드러냈다.

송 당선자는 “작가의 길이 힘들다 해도 하고 싶으니까 하게 될 것이다. 극복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면 극복하지 못한 채로 쭉 걸어갈 듯하다. 그런 와중에 하기 싫고 불필요한 일은 집어치우면서 살 거다. 그렇게 사는 게 생각보다 아주 어렵지는 않을 거 같다는 직감이 든다”며 “하고 싶고 해야만 하는 일을 충실하게 하면서 작가의 길을 걸어 가겠다”고 말했다.

소설 당선자인 김진표씨는 읽는 사람이 한 번 더 읽고 싶은 글을 쓰고 싶다는 포부를 들려줬다. 글에 비 냄새가 가득해서 매년 장마철이 되면 염승숙 작가의 ‘습’을 접하면서 한 번 더 읽고 싶어지는 글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그는 글에서 향이 난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그런 소설을 남기고 싶어 한다. 그는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자신의 글에 대한 의심이라는 벽을 하나 깬 기분으로, 지금 당장 그렇게 생각하지만 미래에도 뒤돌아봤을 때 분명 큰 지점으로 남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꾸준히 글쓰기를 한다면, 분명 또 하나의 지점을 넘을 수 있다는 확신이다. 자신의 방식을 의심하지 않고, 좀 더 적극적으로 세상에 내 글을 던져볼 심산이다.

그에게 ‘어떤 작가가 될 것인가’를 묻자 상상력이 마르지 않는 작가라는 답이 돌아왔다. 김 당선자는 “상상력이야말로 소설가의 가장 큰 역량이자, 독자에게 보여주는 작가의 증명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세계선에서 무엇을 지독하게 부여잡고 이야기를 펼칠까 하는 것은 내가 글을 쓸 때 가장 깊이 고민하고 매달려있는 주제”라면서 “감탄하는 소설을 만났을 땐 어떻게 이런 소재로 글을 썼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누군가 나의 글을 읽고 그런 느낌을 얻는다면 더할나위가 없이 좋겠다”고 언급했다.

동화 당선자인 송태고씨는 관찰과 공감을 멈추지 않는 사람이자 표현가가 되기를 희망한다. 공감과 예리한 관찰을 놓치는 순간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은 그저 재미난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또한 밝은 미래를 이야기하는 작가에서 끝이 아닌, 밝은 미래를 끌어나갈 수 있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다. 그는 서른 중반쯤 돼 보니, 어디에도 쉬운 길이란 없어 보인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로서 무언가를 극복하기보다는 한 사람으로서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해 나갈 작정이다.

특히 이제껏 하고자 했던 일을 조금씩 실천해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사람들과 함께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동시에 살아가다가 삶의 난관에 부딪힐 수 있겠지만, 그것이 작가 활동을 하는 데 있어 큰 난관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는 ‘앞으로 어떤 작품을 쓰고 싶은가’에 대해 판타지 문학의 대가라는 분명한 입장을 견지했다.

송 당선자는 “사실 오랫동안 C.S.루이스 및 톨킨과 같은 판타지 문학의 대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면서 “선입견이 없는, 모든 생명체가 존중받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집필해 희망이 전달되는 동시에 공감받을 수 있는 작품을 쓰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평론 당선자인 김상범씨는 평론 영역 확장에 힘을 쓸 계획이다.

그는 한국문학에 대한 본격적인 평론집 뿐만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도스토예프스키와 카프카 등에 대한 가벼운 에세이까지를 염두해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 현대사상 정복하기’라는 제목 아래 일본 현대사상을 비평하는 책 역시 집필할 예정임을 표했다.

여기다 작가의 길이 쉽지만은 않을 텐데 어떻게 극복해 갈 것인지에 대해 현실적으로 돈벌이를 할 수단을 찾으면서도 동시에 문학에 대한 간절한 꿈을 포기하지 않을 각오를 다졌다.

그는 ‘어떤 비평을 해볼 것인가’에 대해 묻자 넓은 의미의 문학이든, 좁은 의미의 문학이든 가리지 않고 비평에 임할 복안이다.

김 당선자는 “좁은 의미의 문학에만 국한된 비평가가 아니라 철학, 사회학, 인류학 등 인문사회과학의 텍스트를 문학비평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비평하는 비평가가 되고 싶다”면서 “이렇게 인문사회학적 텍스트를 ‘넓은 의미의 문학’으로 보고 비평하는 것은 유연함과 동시에 텍스트의 결을 살릴 수 있는, 섬세한 지성이 필요하다. 좁은 의미의 ‘문학’도 열심히 비평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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