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운’ 가정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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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괴로운’ 가정의 달

송대웅 경제부 차장

송대웅 경제부 차장
[취재수첩] 대개 5월을 ‘가정의 달’ 이라고 부른다. 많은 사람들이 그 이유에 대해 막연히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이 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정확히는 행정안전부에서 지정하고 있는 공식 기념일 중 5월에만 무려 9개가 몰려있고, 그 중 가족끼리 기념할만한 기념일이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21일 부부의 날 5월 셋째 주 월요일에 있는 성년의 날 이렇게 4개가 있어서다.

때문에 가정의 달에는 으레 인사로 각 가정에 ‘평화’와 ‘행복’을 주문하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가정의 달은 힘들다. 힘듦을 넘어 괴롭고 공포스러울 정도다.

어버이 날, 어린이 날, 부부의 날 등 줄줄이 기념일이 이어지면서 5월은 1년 중 가계 지출이 가장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정해진 생활비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다. 서민들에게 각종 기념일이 몰린 5월은 다른 때 보다 더욱 빠듯해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지출이 많은 5월인데 물가까지 높다. 높은 정도를 넘어 ‘미쳤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양배추는 1포기에 소매 가격이 평년 가격 대비 73.4%, 양파는 1㎏ 기준 36.3%가 올랐다. 채소와 과일을 중심으로 농산물값이 여전히 고공행진이고 유가도 들썩이고 있다.

외식으로 눈을 돌리면 더 ‘억’ 소리가 난다.

김밥, 삼겹살, 비빔밥 등 서민들의 대표 외식 품목 8개의 평균 가격이 1년 전과 비교해 최대 13%나 올랐다.

비빔밥은 한 그릇에 평균 가격이 1만원 대를 앞두고 있고, 대표 서민 보양식 삼계탕은 13.8%가 올라 1만6400원이다.

또 총선이 끝나길 기다렸다는 듯 피자와 햄버거, 치킨 등 외식 단골 메뉴의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물가는 한 번 올라가면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다. 물가가 오르면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이는 경기 침체로 이어진다.

물가 상승을 막고 서민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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