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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경 문화체육부 기자 |
영화는 창작집단 연분홍치마와 (사)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가 기획한 세월호 참사 10주기 영화 프로젝트인 ‘봄이 온다’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유일한 극영화다.
연출을 맡은 신경수 감독은 지난 20여 년간 ‘육룡이 나르샤’, ‘녹두꽃’, ‘소방서 옆 경찰서’ 등 명품드라마를 제작해온 베테랑이다. 신 감독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첫 스크린 데뷔작으로 ‘목화솜 피는 날’을 택한 가장 큰 이유를 세월호 선체 내부를 스크린에 담아낼 수 있었던 점이라고 밝혔다. 영화는 세월호 유가족의 인터뷰와 철저한 사전조사를 거쳐 최초로 선체 내부 촬영을 진행했다. 단원고 학생들이 있었을 선체 구석구석이 생생히 담겨 관객들에게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의 배경은 단원고와 유가족들이 있는 안산과 세월호가 좌초된 바다를 품은 진도의 팽목항, 녹이 슨 세월호가 서 있는 목포 세 공간이다. 유가족 뿐 아니라 활동가, 시민 등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주인공이자 당사자로 조명해 담아냈다. 애도나 슬픔을 강요하지 않고, 유가족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담아내고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이번 영화에는 많은 광주시민들이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ACC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무료로 장소를 제공했으며, 남성대 어린이집, 원불교, 양동초등학교 학생들과 조선대 대학생들, 카페 상인 등 다양한 시민들이 출연했다.
참사를 기억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이를 기록하기 위한 노력과 숱한 시도들은 보이지 않는 족적을 새기고 있음이 분명하다. 의미있는 이번 영화가 마중물이 돼 많은 사람들이 참사를 다시 한 번 기억하고, 미래세대에 이어갈 기록의 작업이 계속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