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 신드롬과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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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피터팬 신드롬과 정치

박병훈 톡톡브레인심리발달연구소 대표

박병훈 톡톡브레인심리발달연구소 대표
[아침세평] 국회의 입법 청문회와 대정부 질문을 보면서 정치의 비정함과 비인간화를 느낀다.

채상병 사망사고와 관련한 당사자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고 행동을 정당화시키는 태도를 보였다. 그 사람들에게서 꽃다운 생명의 스러짐에 대한 죄책감은 털끝만큼도 발견할 수 없었다.

누가 그런 상관의 명령에 복종하고 어떤 부모들이 자녀들을 그런 지휘관들이 있는 군대에 보내고 싶겠는가.

사회나 국가는 체계이다. 체계는 구성원들 간의 상호작용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한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그 사회에서 통용되는 공통의 가치와 규범 속에서 상호작용이 일어나야 한다.

그런데 대중 앞에 모습을 보이는 정권의 무리들은 국가나 사회체계들을 실행할 규범을 학습하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들은 사회의 성숙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나이를 먹어도 심리적 성숙가 이에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을 피터팬증후군이라 한다. 이들은 책임감이 없고 책임을 져야 할 상황에서는 그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기도 한다. 그리고 주변환경에 의해 쉽게 동요돼 주체성이 떨어진다.

고전적 의미에서 보면 권력의 획득이나 유지를 둘러싼 투쟁이나 권력을 행사하는 활동을 정치활동이라 한다. 그리고 그러한 행동 양상을 정치현상이라고 한다.

정치라는 용어는 도시공동체를 의미한 그리스의 폴리스라는 용어에서 기원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폴리스의 행복추구를 정치라고 했다. 토마스 홉스는 질서를 유지하고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존하는 일을 정치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정치는 한 나라의 운명을 가늠하고 국가의 이익과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경세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한정된 관점에서 정치를 정의하게 되면 정치는 억압, 정복, 대립, 투쟁, 갈등, 복종을 의미할 수 밖에 없다.

현재 우리 정치를 사진처럼 보여주고 있지 않는가. 이런 정치는 평등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다. 그리고 사회질서는 권력과 힘만으로는 유지되지 않는다. 인간의 다양성을 포섭하는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비판할 대목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삶이 권력 획득을 위한 투쟁이 아니라 확대된 정치적 삶의 지평을 함축하는 정치체계 개념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데이비드 이스턴의 얘기이다. 인간의 행동이 어떤 방식으로든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속에서 정책 형성이나 집행에 관련할 때 정치적 삶에 참여하게 된다.

데이비드 이스턴에 의하면 한 사회의 가치를 권위적으로 배분하는 것이 정치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가치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정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가치있는 것은 재산과 같이 유형의 것과 명예나 존경과 같은 무형의 것이 있다. 문제는 가치있는 것에는 희소성이 있다는 점이다. 희소성 이면에는 욕구를 충족시키는 사람과 충족시키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조정과 통제를 근간으로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상담을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내담자들이 어떤 생각이나 사고체계를 가지고 있는지 자각하도록 돕는 것이다.

상담이 실패할 때는 내담자들이 변화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을 때다. 변화하려는 노력을 포기하는 이유는 변화됨으로써 얻는 유익이 현재 자신이 선택한 파괴적인 행동이나 감정보다 더 나을 것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변화를 원할 때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다.

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분노가 들끓고 있다. 신념에 가장 강력한 영양을 주는 것은 자신의 경험과 지식이다. 한 사람의 경험과 지식은 강력한 믿음의 기반이 된다.

실패를 자주 경험한 사람은 자신이 실패할 것이라는 강력한 믿음을 갖게 된다. 실패에서 벗어나려면 변화하려는 생각과 노력을 해야 한다.

현 정부에서 틈만 나면 주장하는 가치는 자본이 아니라 사람이어야 한다. 피터팬신드롬 정치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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