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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경 문화체육부 기자 |
ACC의 최초 SF 연극 ‘대리된 존엄’은 이러한 상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인공자궁으로 자녀를 갖는 것이 당연한 미래 사회, 돈 많은 이들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인간의 자궁을 제공하는 대리모 산업 가운데 살아가는 소녀 앨리스의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에는 대리모를 전문적으로 육성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왕립태아육성센터와 대리모를 필요로 하는 계약자들이 사는 그레이트나인이라는 두 나라가 그려진다. 최하층 출신의 주인공 앨리스가 가족들을 돕기 위해 왕립태아육성센터에 입소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작품 속 배경은 미래지만 자본주의와 그에 따른 계급이 정해져있다는 설정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돈을 벌기 위해 대리모를 자처하는 후진국 여성들의 이야기를 뉴스 등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이번 작품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ACC공연레지던시 사업을 통해 연극으로 개발돼 SF 시리즈로 첫 선보이게 됐다. 지난해 레지던시 쇼케이스를 통해 낭독극을 올린 바 있다. 공연은 12일부터 13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극장1에서 두 차례 열린다.
작품을 연출한 최여림 연출가는 “윤리적인 메시지가 쉽게 만들어지는 것을 경계했다”면서 “관객들이 어느 개인의 옳고 그름이 아닌 구조적인 사회 문제를 바라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첫 SF 시리즈로 ACC의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이번 작품이 대표 레퍼토리로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