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선택 ‘예방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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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선택 ‘예방접종’

이원구 광주 서구보건소장

이원구 광주 서구보건소장
[기고] AI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삶은 불과 30년 전과 비교해 보면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인공지능은 의식주 같은 기본적인 것부터 사소한 일상까지 우리 삶에 스며들었다.

이제 컴퓨터와 인터넷 없이 일하는 것은 물론 의사소통과 물건 구매 등 많은 것이 불가능할 정도다.

인공지능처럼 우리 생활과 뗄 수 없는 것이 바로 감염병이다.

감염병은 농경의 시작으로 최초의 국가가 세워지고 인구밀도가 높아지면서 생겨났다.

이는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등의 병원체가 인간이나 동물의 몸 안에서 증식하며 다수에게 전파되는 질병이자 인간의 생존에 있어 해결해 나가야 할 하나의 중요한 문제가 됐다.

19세기 후반에야 병원체가 질병을 옮긴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감염병에 대해 더욱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고 항생제와 백신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감염병은 끊임없이 새롭게 발생하며 유행하고 있다.

우리 몸은 면역력과 항생제로 대항하며 공존하고 있지만 변이를 끊임없이 하며 전파하는 병원체이기에 이중 일부가 허물어지면 균형이 깨지고 새로운 유행이 발생한다. 우리가 원하지 않아도 늘 감염병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감염병의 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 법정 감염병의 종류를 제1급에서 제4급까지 분류했다. 현재 89종의 감염병을 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2급 감염병인 백일해가 확산하고 있다.

백일해는 주로 기침, 재채기 또는 직접 접촉으로 감염된다. 몇 주 동안 지속되면서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기침, 발열, 콧물, 피로 등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즉시 의료진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국가예방접종이다.

예방접종은 면역시스템이 실제 병원체에 노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항체를 생산하도록 유도해 준다. 미리 만든 항체로 병원체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 감염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우두법을 발견한 영국의 의학자 에드워드 제너는 우두에 감염됐던 사람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관찰과 연구에 전념한 결과 지난 1796년에 한 낙농부에게서 채취한 우두농을 8세 소년의 팔에 접종했다.

그로부터 6주 후에 천연두농을 그 소년에게 접종했고 그 소년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는 백신을 이용해 천연두 박멸 집중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1980년 전 세계에서 천연두가 사라졌다고 선언했다.

20세기에만 해도 천연두로 인한 사망자가 3억명 이상에 달했을 정도였는데 이제는 성공적으로 근절된 최초, 유일의 질병이 됐다.

그렇지만 세계는 지금 다른 감염병들로부터 위협받고 있다.

전례 없는 조치를 할 수밖에 없었던 코로나19를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모두에게 고통이었고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최근에는 다시 재확산까지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는 박멸할 수 있는 질병이 아닌 인플루엔자처럼 앞으로 우리의 일상과 함께할 것이다.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구집단의 접종률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항상 유지되면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있고 산발적인 감염병 발생을 집단 유행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할 수 있다.

예방접종으로 질병을 예방할 수 있고 천연두처럼 질병을 근절할 수도 있다. 예방접종이 감염병으로부터 나와 가족 나아가 이웃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인 것이다.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만성질환자와 면역저하자가 증가하고 있다. 더 건강한 삶을 위해 어려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끊임없는 예방이 필요해졌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예방접종이 감염병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인지하며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새겨야 할 때다. 개인의 건강 관리와 모두가 함께하는 사회적 책임을 통해 더욱 건강한‘함께서구 우뚝서구’를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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