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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국 광주청년센터 청년정책팀장 |
정규시즌을 최종적으로 준비를 하는 2~3개월의 스프링캠프는 구단이 선수에 대한 분석과 전력을 보강하고, 선수는 자신의 기량을 팀플레이로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갈고 닦는 과정으로,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약속된 플레이를 만들어내고, 정규리그 144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들기 위한 연습과 훈련, 전력분석으로 포지션에 변화를 주는 등 팀플레이를 최종적으로 만들어내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구단에서 투자한다.
그리고 2군(퓨쳐스리그) 역시 구단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투자다. 당장 직접적인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운영을 위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지만, 여기에서 경기력을 키워나가는 선수가 있어 1군 선수가 부상 또는 부진 등으로 이탈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투입 가능한 선수를 수급할 수 있다. 또 재활이 끝난 부상선수의 실전 감각을 회복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야구라는 스포츠가 인생과 닮았다’고 이야기를 야구팬은 공감할 것이다. 필자 역시 중계방송으로 경기를 챙겨보고, 가끔은 경기장을 찾아 관람하는 야구팬인데 문득 사회에 진입하는 청년을 위한 스프링캠프와 퓨쳐스리그가 있나? 있다면 얼마나 충분히 지원하고 있는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고교 혹은 대학 리그에서 에이스로 유명세가 있던 선수라도, 프로에서 바로 뛸 수 있는 기량이 갖춰진 것은 아닌 것처럼 정규 교육과정을 마치고 청년이 된 이들은 나이는 성인이지만 사회에 진입하기 위한 준비가 완벽하지 않은 상황이다. 청소년 시기에 학교 교육만으로 하지 못했던 실험적인 도전도 해보고, 시행착오도 겪으며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하고, 필요한 경우 진로에 대한 재탐색도 이뤄지고, 인간관계의 확장과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기간에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거나 이탈하게 되는 등 팀(사회)가 원하는 플레이어(구성원)이 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학교 졸업 후 사회에 진입하기 위해서 짧게는 1년 안팎, 보통은 2~3년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공감하는 상황이다.(‘대학만 졸업하면 기업들이 모셔갔다’는 이야기는 허구의 전설처럼 느껴질 만큼 현실감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이 사회에 진입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기를 어떤 스프링캠프로 만들어 줄지에 대한 결정은 기성세대가 결정할 수 있다. 바로 사회에 진입하기에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는 청년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량을 만들 수 있는 좋은 연습 여건이 보장돼야 한다. 2군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할지 또한 구단의 손에 달려있다.
누군가는 2군 무대의 환경과 여건이 좋아져서 1군으로 가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2군에 안주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청년을 지원하는 정책들이 다양하고 많아지면 지원을 받는 것에 익숙해져 더이상 노력하지 않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최악의 여건인 2군에서는 1군으로 도약할 선수를 만들 수 없다. 스프링캠프 없이 제한적인 훈련만으로는 완성도 높은 팀플레이를 기대할 수 없다.
청년들이 진입하고자 하는 사회는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그라운드와 같다. 이제 막 그라운드를 밟게 되는 루키 청년은 충분한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각자가 제 몫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이 승리를 위한 요건이라면, 스프링캠프와 퓨쳐스리그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선수가 자신의 기량을 팀플레이에 녹여내며 명승부가 펼쳐지는 그라운드를 기대한다면, 바꿔 말해 청년이 자신의 역량을 사회와 조직을 발전시키는데 펼쳐내기를 기대한다면 그만한 사회적 투자가 필요하다.
육성선수 출신으로 퓨쳐스리그를 거쳐 1군 무대를 누비는 한 선수를 응원하며 우리 사회도 청년에게 기회와 여건이 충분한 희망 가득한 꿈의 그라운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