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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 교두보를 확보하려 했던 조국혁신당과 동네 이웃론을 모토로 지역 농민들의 표심을 파고 들며 대이변을 기대했던 진보당은 민주당이라는 벽을 넘지 못한채 고배를 마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후 10시 30분 현재(개표율 90.67%) 영광군수 재선거는 민주당 장세일 후보가 40.92% 득표율(1만1612표)을 기록,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7600표, 26.78%), 진보당 이석하 후보( 8732표, 30.77%), 무소속 오기원 후보(432표, 1.52%)를 제치고 사실상 당선됐다.
지역 41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진행된 이날 투표에는 총 선거인수 4만5248명 가운데 3만1729명이 참여했다.
14개의 투표소에서 총 선거인수 2만4640명 중 1만5908명이 참여한 곡성군수(개표율 100%) 재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조상래 후보가 55.26% 득표율(8706표)로 국민의힘 최봉의 후보(549표, 3.48%), 조국혁신당 박웅두 후보(5648표, 35.85%), 무소속 이성로 후보(850표, 5.39%)를 따돌리고 당선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전남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이지만, 영광은 그동안 무소속 후보가 3번이나 당선되는 등 민주당이 무조건 안심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이번에도 선거 초반에는 민주당이 조직력을 앞세우며 장세일 후보가 선두로 치고 올랐으나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장현 후보와 이석하 후보의 약진으로 ‘3강 구도’가 이뤄졌다.
엎치락 뒤치락 하던 판세 속에 개표 결과 영광 군민들의 선택은 결국 민주당 후보였다. 유권자들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했다.
곡성은 선거 초반부터 민주당 후보의 압승이 예상됐던 곳이다.
‘월세살이’를 자처한 조국 대표와 중앙당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엎고 박웅두 후보가 지역 표심을 파고 들었지만 분전 속에 2위에 머물렀다.
이번 영광·곡성군수 재선거가 민주당의 승리로 끝났지만,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의 선전으로 호남 정치 구도에도 어느 정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재명 2기 체제’가 출범한 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선거에서 영광·곡성을 모두 잡으며 승리를 거머쥔 더불어민주당은 호남 맹주의 위상을 다시 한번 굳건히 다지게 됐다.
특히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은 이번 재선거를 통해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에서 유의미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내년 4월 예상되는 재선거나 2026년 지방선거에서도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번 재선거에서 외연확장에 사실상 실패한 조국혁신당은 앞으로 야권분열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는 민주당 일색인 호남의 일당구조타파를 강조하며 야권의 만류에도 지방선거에 참전했다.
‘지민비조’로 상징되는 민주당과의 우호 관계를 희생하면서도 지역정치에 도전한 상황에서 성과를 얻지 못하면서 다시 정권교체 전선에서 민주당과의 관계회복에 나서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영광=정규팔 기자 ykjgp98@gwangnam.co.kr 이현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