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자 박석준 시인 "움직이는 시 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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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출판

수상자 박석준 시인 "움직이는 시 쓰고 싶었다"

‘6회 조태일문학상 시상식·죽형 문학축전’ 성료
박석무 이사장 등 참여…시 낭송·공연 등 ‘다채’

‘제6회 조태일문학상 시상식 및 2024 죽형 조태일 문학축전’이 지난 19일 오후 곡성조태일시문학기념관에서 전국 문인 등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 진행했다. 사진은 행사 뒤 기념 촬영 모습.
곡성군과 (사)죽형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이사장 박석무)는 전남 곡성 출생 죽형(竹兄) 조태일 시인(1941~1999·전 광주대 문예창작과 교수)의 삶과 시 세계를 기리는 ‘제6회 조태일문학상 시상식 및 2024 죽형 조태일 문학축전’을 지난 19일 오후 곡성조태일시문학기념관에서 시인의 미망인인 진정순 여사와 자녀 및 제자, 태안사 각초 주지 스님, 전국 문인 등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 진행했다.

조태일 시인의 25주기를 맞아 ‘고여 있는 시, 움직이는 시’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여는 공연을 시작으로 시 낭송, 공연, 시화전 등이 다채롭게 펼쳐져 참여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어 시낭송은 류경 박두규 정원도 한종근 시인이 함께 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으며, 50여점으로 꾸며진 죽형 조태일 시인 25주기 추모 시화전도 같은 장소에서 열려 참여문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시인의 미망인인 진정순 여사와 자녀들.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는 박석준 시인.
이날 ‘제6회 조태일문학상’ 시상식이 참여문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박석무 이사장은 시상식에서 시집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푸른사상 刊)로 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박석준 시인에게 상패와 총상금 2000만원, 조태일 시인의 대표 시 ‘국토서시’를 새긴 정병례 전각가의 전각 작품을 부상으로 각각 전달했다.

김사인 전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심사평을 통해 “일제 말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이라는 시들을 기억할 것이다. 80년 전에 평안남도 정주 출생 백석(1912∼1996) 시인이 그곳에 있었는데, 80년 뒤 광주 유동 샛방에 박석준 시인이 있었다. 시인의 고독과 고달픈 생의 무게가 80년 전 백석이 당면했던 그 상황을 압도하는 무게를 갖기 때문에 단순히 백석을 따라 했다기보다는 그 경지를 훨씬 뛰어넘어 조금도 백석 글에 뒤쳐지지 않는, 그런 깊이가 있다”면서 “세련된 가지런함 대신 산만하다고 느껴질 정도이고 어조는 매우 거칠다. 그런데 시편들은 한편 한편 말할 수 없이 아프다”고 평했다.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는 박석준 시인.
‘제6회 조태일문학상 시상식 및 2024 죽형 조태일 문학축전’ 행사 전경.
수상자인 박석준 시인은 소감을 통해 “사람들은 제 시가 시 같다 또는 시가 아니다, 반시다, 소설이다 등 여러 말을 하지만 제가 가장 이 자리에서 의미있게 생각하는 것은 제가 쓴 것을 시라고 평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점”이라면서 “46세에 광주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해 당시 이은봉 교수님의 ‘시인이 돼 보라’는 격려가 있었는데 그로부터 몇 년 후 진짜 시인이 됐다. 고여있는 시와 움직이는 시가 이미 나와 있지만 움직이는 시를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행사장 한쪽에는 조태일 시인의 대표 시와 가거도 기행시, 조태일 시인 추모시, 생전에 조태일 시인이 몸담았던 광주대 문예창작과 출신인 이은규 이창수 하린 시인 등 제자들의 시를 담은 추모 시집 ‘어떤 바람이 감히 이 사랑을’과 조태일 시인이 주간을 맡았던 ‘시인’지 복간본, 계간 ‘문학들’ 등이 배포됐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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