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과 사의 엄혹한 경계 섰을 그들 기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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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출판

생과 사의 엄혹한 경계 섰을 그들 기억하다

광주전남작가회의 ‘2025 오월문학제’
24~25일 전일빌딩245 다목적 강당
심포지엄, 5·18문학상 시상식 등 다채
국립5·18민주묘지 등서 걸개시화전도

광주전남작가회의는 올해 ‘오월문학제’를 24일부터 25일까지 전일빌딩245 다목적강당에서 진행한다. 사진은 지난해 ‘오월문학제’ 모습.
‘5월의 숲에서는/흰 자작나무 뼛속에 푸른 눈의 아이들이 논다/비린 피와 욕망의 냄새로 그윽한 그 숲속에서/나는 문득 혼곤한 잠에 빠져든다/총소리가 들리고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린다/생과 사의 엄혹한 경계에서 피어나는/꽃들의 독한 향기가 난만하다/직립의 나무들이 제 꿈을 바람에 날리며/연두색 풍경을 이루는 5월의 숲속에서/햇빛은 화살처럼 꽂힌다/화살에 찔린 심장에서는 붉은 피가/고로쇠나무 수액 같은 눈물이 흐른다 비릿한/5월의 바람이여//…하략…’

위 시는 5·18민중항쟁 45주기를 맞아 광주전남작가회의(회장 김미승)가 오월문학제 프로그램의 하나로 지난 4월 21일 개막해 오는 31일까지 국립5·18민주묘지와 옛 적십자병원 사적지에서 열고 있는 걸개시화전에 출품된 시화 중 김경윤 시인의 시 ‘5월의 잠’ 1연이다. 처절한 그날을 되새기며 오늘을 살아가는 자들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암묵적으로 보여주는 시 작품이다.

올해 오월문학제는 가장 처연한 5·18항쟁의 의미를 오롯하게 되새기며 각별한 행사로 기억될 듯하다. 2024년 12·3 비상계엄 이후 온 나라가 비정상체제로 빠져들면서 평화로운 일상마저 파괴됐기에 다시 평화로운 일상의 복원은 더없이 중요하게 됐다. 광주전남작가회의는 회원들과 집행부를 중심으로 탄핵정국에서 광장 집회를 끈끈한 단합을 통해 이끄는 등 주도적으로 파면 촉구 집회를 추진한 바 있다.

비상계엄은 무효화시켰지만 여전히 내란은 계속되고 있기에 진영논리를 떠나 민주정립의 수립을 통해 온 나라의 질서를 다시 바로잡고 민생경제 회복 등 안온의 일상이 걸린 6·3대선까지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월문학제는 더더욱 문학인들의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열망을 북돋울 전망이다.

본 행사에 앞서 내걸린 시화들이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단어인 ‘봄’을 많이 언급하고 있는 것만 봐도 문인들 역시 진정한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

오월문학제는 ‘오월 너머의 문학, 세계의 물결로!’라는 주제로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동안 전일빌딩245 9층 다목적 강당 등에서 열린다.

이번 오월문학제는 심포지엄과 5·18문학상 시상식, 본행사 등으로 구성돼 진행된다. 먼저 오월문학 심포지엄은 24일 오후 2시 김영삼 평론가의 사회로 기조발제에는 고명철 평론가가, 발제에는 김효숙·장은영(조선대 교수)평론가가 나서고 토론은 강덕환·김연 시인, 손병현 소설가, 이정훈 평론가 등이 맡는다.

이어 이날 오후 4시부터는 5·18문학상 시상식이 진행된다. 5·18기념재단 이사장의 인사말과 축사, 시·소설·동화 등 세 장르에 걸친 5·18문학상 신인상 및 본상 시상식이 열리게 되며, 5·18문학상 본상 수상자 소감 발표와 축하공연 및 기념촬영 등도 마련된다.

이날 하이라이트인 본행사는 오미옥 시인의 사회로 오후 5시부터 펼쳐진다. 개회선언과 민중의례, 김미승 회장의 인사말과 내빈소개, 이지담 광주전남작가회의 고문의 환영사, 강형철 한국작가회의 이사장과 강기정 광주시장의 축사, 신기훈 회장(대구경북작가회의)과 김순영 회장(충북작가회의)의 연대사가 각각 이뤄진다.

또 문동만(한국작가회의), 최진(안동작가회의), 이미숙(대전작가회의), 전숙경(광주전남작가회의), 장마리(전북작가회의), 김경애(목포작가회의), 나여경(부산작가회의), 김현주(광주전남작가회의 부회장)씨 등의 시낭독이 전개된다.

인천작가회의와 여수작가회의 및 제주작가회의의 축하공연도 준비된다.

이외에 선언문낭독과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폐회선언, 기념촬영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며 25일에는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등이 거행된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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