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미술문화 경쟁력·인지도 상승…내외연 확장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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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미술문화 경쟁력·인지도 상승…내외연 확장에 도움

창설 30주년 광주비엔날레와 100년의 비전
<3>광주만 있는 ‘비엔날레 키즈’
비엔날레 기반으로 태동 미술 보며 성장한 계층을 지칭
감상자에 머무르지 않고 생산자 되는 등 예술가로 성장
관람객·창작자·소비자로 분화…아트 중추로 역할 기대

광주비엔날레 키즈는 전시가 30년을 맞으면서 전시를 접했던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다니던 학생들이 30, 40대가 돼 미술을 향유하는 중요 관람객 역할을 하면서 지역미술 내외연 확장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사진은 시계방향으로 2018년 전시와 2014년 전시, 2018년 전시, 2016년 전시를 찾은 유치원과 중·고등학생들.
2016년 광주비엔날레
광주만 있는 비엔날레 키즈는 광주비엔날레가 출범할 당시 국내 존재하지 않았던 비엔날레를 기반으로 태동해 미술을 보며 성장한 계층을 지칭한다. 지금이야 부산비엔날레나 청주공예비엔날레, 창원조각비엔날레, 경기도자비엔날레,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제주비엔날레 등이 생겨나 이 말이 갖는 의미의 힘이 약화됐지만 광주하면 미술이 떠오르는 도식이 성립되는데 한 축을 감당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더욱이 미술 향유라고 하는 측면에서 내외연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광주비엔날레가 1995년 대중을 찾아갔으니까 올해 30주년을 맞았고, 당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다니며 비엔날레를 보고 성장했던 세대가 30, 40대가 됐다는 이야기다. 우리 사회의 허리에 해당하는 세대들이다. 이 세대들이 미술계에서 갖고 있는 힘은 생산자 혹은 소비자이든, 작가 또는 기획자이든, 판매자 또는 구매자이든 상관없이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하겠다. 광주에 비엔날레가 없었다면 이 계층이 별도로 형성되지 않았을 것이고, 광주가 미술로 막강한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했을 것은 자명하다.

또 비엔날레 키즈가 함의하는 것은 감상자에 머무르지 않고 생산자가 되도록 물꼬를 터 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이는 비엔날레 관람이 하나의 요인이 돼 예술가가 된 경우를 말한다. 광주에서는 그리 어렵지 않게 이런 사례를 찾을 수 있다.

각급 학교에서 체험학습 현장으로 비엔날레를 빠뜨리지 않고 단체관람을 하거나 가족 등과 비엔날레로 나들이를 가는 문화가 정착돼 있어 비엔날레 키즈의 양성은 특별한 교육을 통해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미술에 노출되는 빈도수가 올라가면서 가능해졌다. 이들이 미술에의 문턱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수용하면서 내외연 확장 역시 그리 어렵지 않게 된 것이다.

비엔날레는 최첨단 현대미술이 작가적 도전의식과 실험정신이 만나면서 고차원적 해석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 미술공부를 한 사람들마저 전시장을 한바퀴돌고는 작품 이해가 안된다고 할 정도이니 미술에 전혀 접촉이 안되는 일반인들은 더더욱 현대미술의 이해에 대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렸을 때부터 이런 어려운 현대미술에 노출된 비엔날레 키즈라면 일반인들이 겪는 이해의 어려움에 대한 강도가 약해지거나 무뎌져 미술에 담을 쌓지는 않게 된다. 미술에 대한 부정적 계층의 확산을 막아주는 것 역시 비엔날레 키즈 양산이 갖는 장점이 된다. 미술에 대해 익숙해하는 계층이 많을수록 그 지역의 미술문화 경쟁력과 인지도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

2018년 광주비엔날레
2018년 광주비엔날레
초등시절보다 중·고등학교 때가 더 생각난다는 광주의 한 청년 작가는 인문계 중·고등학교에 재학해서 예술고만큼은 전폭적 지원을 받지는 못했지만 때가 되면 소풍이나 답사를 비엔날레로 갔었기 때문에 거기서 세계적 작품을 접할 수 있었다. 평소 접할 수 없는 작품들을 접하면서 표현의 확장과 영감을 꾀할 수 있었다는 반응이다. 비엔날레는 실험이며 설치적인 것이 강하다보니 표현의 가능성을 자극받은 것은 분명하다. 비엔날레가 있어서 꼭 작가가 됐다기보다 이런 현대미술이 있었다는 것을 접해보는 것으로 생경한 미술에 대한 낯설음을 해소한 것은 사실이다. 중·고등학교 등 각 학교 미술부 활동을 한 당사자 역시 평소 접해볼 수 없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등 타지역보다 미술접촉면이 넓은 것은 분명하다는 반응이다.

또 다른 청년작가는 정형화된 교육을 받기 때문에 학교 미술교육이 한계가 있어 소풍을 비엔날레로 갔을 때 미술의 영역이 넓고 실험적 작품이 많다보니 충격을 많이 받았는데도 소풍을 간 것이라서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는 설명이다. 키즈라고 하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다딜 때가 시작점이 될 수 있지만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예고를 나왔기 때문에 작품 관람을 가볍게 하지 않고 열심히 생각하며 봤다고 전제한 뒤 비엔날레는 광주에서 여는 큰 전시여서 지역을 연고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비엔날레에 초청돼 어떠한 작품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욕심이 생긴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비엔날레가 작가로서의 정신이나 태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여기다 이름만 대로 알만한 미술관의 젊은 기획자로 좋은 전시를 위해 노력을 많이 해온 청년 기획자는 광주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 비엔날레를 접한 후 지금 40대를 맞았지만 비엔날레가 없었다면 자신이 ‘미술인이 돼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회고했다.

2018년 광주비엔날레
그는 초등학교 시절 다양한 현대미술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비엔날레를 통해 알게 됐고, 세계에는 이름이 나 있는 작가들이 많다는 것을 인지하게 됐으며, 지역 미술계에 이런 저런 전시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 역시 빠뜨리지 않았다. 광주 안에서 2년마다 유명 작가의 그림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작업자나 기획자들에 훨씬 유리한 여건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비엔날레가 있기 때문에 비엔날레 출품한 작가들을 만날 수 있었고, 작가의 해당 작업에 대해 묻기도 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비엔날레가 있어서 더 확신을 가지고 미술대학을 진학할 수 있었다는 점을 들려줬다.

이처럼 대다수 초등학교 때 비엔날레로 체험학습을 갔거나 소풍, 또는 견학을 간 학생세대들이 이제 30, 40대가 되면서 비엔날레 키즈가 성인이 됐고, 미술계 한편에서는 이들이 중추세대가 돼 활발하게 활동을 펼치면서 비엔날레의 존재가 미술 내외연의 확장에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광주비엔날레가 국내 최고 권위의 비엔날레로 자리를 잡으면서 매 전시마다 보고 간 미술계 인사들이 타지역에서 비엔날레의 존재를 언급하면서 덩달아 홍보되는 한편, 파급효과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타지역 후발 비엔날레들이 광주비엔날레를 벤치마킹하는 등 일종의 교과서로 통하고 있어 지역미술계 자긍심으로 통한다. 물론 지역이라고 해서 비엔날레를 모두 긍정하지는 않는다. 어디를 가도 반대를 하는 부류는 있다. 광주 또한 마찬가지다. 분명한 점은 비엔날레에 관한한 타지역이나 타도시민들에 비해 이해의 폭이 넓다는 점이다. 비엔날레 키즈가 성장해 미술의 중추로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되고 있다. 다만 비엔날레가 원년의 위상을 유지해가고 창설 30주년을 맞은 올해 비엔날레가 그만큼의 위상을 까먹지 않고 유지해가거나 그보다 더 높게 업그레이드 해 간다면 광주에서 비엔날레 키즈는 계속 양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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