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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단길’은 북적이는 번화가가 아닌 작은 골목길에 개성 있는 상점들이 모여있는 골목길을 뜻하며, 2009년 서울 이태원동의 ‘경리단길’에서 처음 시작됐다.
이후 수원 행리단길, 경주 황리단길, 전주 객리단길, 부산 해리단길, 광주 동리단길 등으로 확산, 전국의 유명한 상권 거리를 칭하는 하나의 공식처럼 자리 잡게 됐다.
광주의 핫플레이스로 부상한 시리단길은 광산구 쌍암동 일원의 상권이다. 부동산개발기업 시너지타워가 6개의 상업시설을 개발하는 ‘시너지 타운 프로젝트’를 진행해 성공을 거두면서 ‘시리단길’로 불리고 있다.
과거 이곳은 산업단지가 인접한 탓에 유흥업과 숙박업 등을 주로 하는 상권이 발달해 있었다. 도심과 거리가 떨어져 있어 방문객 수도 많지 않았다.
그러나 주거단지가 만들어져 정주 인구가 유입돼 상권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뚜렷한 콘텐츠를 갖춘 시너지타워의 상업시설이 속속 들어서며 단순히 밥을 먹는 먹자골목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특히 수도권의 인기 브랜드를 유치시켜 이목을 끌었고, 식사부터 쇼핑, 뷰티 등 다양한 업종이 들어오면서 거리 자체가 하나의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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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단길의 상업시설은 각각 뚜렷한 콘텐츠를 갖추고 있어 방문객들의 발길을 이어지고 있다.
더시너지 첨단과 포플레이 첨단은 구매력이 높은 30대 초반 여성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더시너지 첨단의 경우 식음료와 뷰티, 피트니스 업종 위주로 구성됐으며 포플레이 첨단은 음주를 즐길 수 있는 감성적인 공간으로 구성돼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보이저 첨단은 ‘여정을 떠나는 모든 이들을 위해’란 콘셉트로 마치 여행을 온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트립투재팬’이란 공간 설계로 이국적인 느낌의 수변 공간을 마련해 힐링까지 즐길 수 있다.
하이하이 첨단은 20대를 위한 음주문화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탁 트인 높은 곳에서 지인들과 술 한잔 기울일 수 있어 20대 소비자들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더풀 첨단은 시리단길의 포토존으로 꼽힌다. 국내 최초의 인공폭포가 건물 내 들어선 상가여서다. 떨어지는 물줄기를 바라보며 로맨틱한 경험을 느낄 수 있어 연인, 가족 단위 방문객이 방문해 인생샷을 남기려는 발걸음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통계로도 드러난다.
지난 11월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광주지역 주요상권 동향’에 따르면 시리단길이 포함된 첨단 젊음의 거리 사업체 수는 2015년 1464개에서 2022년 2291개로 56.5% 늘어났다.
주요 상권 종사자 수는 충장로상점가(4469명)에 이어 4135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기존 충장로상점가의 자리를 위협하는 새로운 지역 상권 강자로 떠오른 셈이다.
개업률도 18.9%로 지역 상권 중 가장 높았고, 일 평균 유동인구도 4만9184명에 달했다. 특히 12월에는 5만6720명으로 월별 일 평균 유동인구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시리단길이 광주의 핫플레이스로 부상한 데는 상업시설 설계 때부터 명확한 콘셉트와 주요 고객층을 설정한 게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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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시리단길 자체에서 하루를 소비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 것도 한 몫 했다.
시리단길에서 편집샵을 운영 중인 A씨는 “충장로에서 가게를 운영할 때보다 매출이 2배 이상 뛰었다”며 “특색 있는 건물이 눈길을 끌면서 실구매로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주 B씨는 “시리단길 상권은 수요층의 연령대가 폭넓게 형성된 게 장점”이라며 “방문객들 모두가 시리단길 안에서 해결하려는 특성이 있어 구매율과 재구매율이 모두 높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아울러 상업시설 내 유동인구가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도 갖추고 있다.
건물 내 매장끼리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미용과 패션을 중점으로 한 건물에는 필라테스 학원, 에스테틱과 네일숍, 옷가게를 입점시킨 것이다.
시너지타워 관계자는 “실제 방문객들이 매장을 자주 드나들게 하는 것을 중점에 놓고 고객 동선을 최적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며 “건물 내 매장끼리 시너지를 낼 수 있게 구성했으며 입점 브랜드도 수천 개를 리스트업해 끈질기게 입점을 요청해 유치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상가 내부에서 유동인구, 그것도 구매 확률이 매우 높은 유동인구가 늘어나니 자연스레 매출도 상승하는 비로소 ‘장사가 잘되는 상업시설’이 완성됐다”고 덧붙였다.
이산하 기자 goback@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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