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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례 광주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
광주여성가족재단(대표이사 김경례·사진)은 광주민주화운동 역사 속 여성들의 활동상과 피해 현황 등을 총망라한 단행본 ‘2025 광주민중항쟁과 여성’을 출간한다.
이 책은 재단이 지난해부터 1년 여간 준비해 온 작업으로, 광주오월항쟁사 연구 관련 활동을 해 온 여성 연구자와 활동가 9인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김지연 5·18민주화운동기록관 학예연구사, 박현정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팀장, 이춘희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공동대표, 임선화 광주교대 강사, 장세레나 광주여성회 대표, 정경운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주문희 전남도교육청교육연수원 주무관, 추명희 한국구술사연구소 연구원, 홍인화 전 5·18민주화운동기록관장 등이다.
이들은 1980년 5월 예비검속이 이뤄졌던 17일부터 계엄군에 의해 전남도청이 함락됐던 27일까지 여성들의 항쟁 경험을 일자별로 기록하고 사망과 성폭력 등 피해를 목록화했다. 여성항쟁사의 일자별 구성은 최초로 시도된 것으로, 이 책의 첫 번째 성과라 할 수 있다.
항쟁 당시 여성들의 활동은 전방위적이었는데, 가두방송, 유인물 제작과 배포, 대자보 작성, 부상자 간호 및 수송, 대민업무, 모금과 취사, 화염병 제작, 시신 처리, 장례 준비 등 활동을 전개했다.
수많은 여성이 시위에 참여해 주먹밥을 만들고, 가두방송을 통해 시민들을 규합해 나가는 동안 녹두서점과 광주YWCA에서는 여성들의 조직화된 활동이 전개됐다. 전남대 앞에서 계엄군과 학생들의 충돌이 발생했던 18일 오전부터 23일까지 녹두서점은 지역 내외와 시내 안의 정보가 최초로 수집되고 전달된 장소다. 여성들은 이곳을 중심으로 연락 및 상황일지 정리, 시민궐기대회 준비, 소식지 제작 및 배포 등 일을 분담해 활동했다.
항쟁에 대대적으로 참여한 만큼 피해도 컸다. 전국에 걸친 예비검속이 이뤄진 17일과 18일 이후 항쟁기간 동안 수많은 여성이 연행돼 고문을 받았다.
이들 중 일부는 수사 과정에서 성고문 및 강간을 당하기도 했다. 국가보고서를 통해 정리된 여성 성폭력 사건은 52건이지만, 이외에 신고조차 못 하고 혼자서 모든 상처를 감당해내야 했던 여성들도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상자는 172명으로 기록돼 있지만, 이 또한 훨씬 더 많은 이들이 상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전체 사망자 166명 중 여성은 12명이며, 가장 나이가 어린 여성 사망자는 14세였다.
특히 이번 책에서 필진들은 이 같은 당시 여성들의 행방불명, 사망, 성폭력 등 피해상황을 최초로 목록화했다. 다만, 국가보고서에서조차 성별 분리 통계가 거의 없어 연행자 및 구속자는 목록화할 수 없었으며, 행방불명자 목록은 여러 자료의 비교 검토를 통해 겨우 작성했다. 따라서 더 많은 피해 상황을 사망, 증언불능, 증언거부 등 다양한 사유로 목록화하지 못한 한계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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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여성가족재단은 지난 광주민주화운동 역사 속 여성들의 활동상과 피해 현황 등을 총망라한 단행본 ‘2025 광주민중항쟁과 여성’을 출간한다. 사진은 단행본 표지. |
책 집필을 총지휘한 정경운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으로 광주가 들썩이고 작년 12.3 계엄 이후 ‘죽은 자가 산 자를 살렸다’며 광주의 자부심이 넘치고는 있지만 여전히 불안하고 씁쓸하다”며 “그런 들썩임과 자부심을 지속시키는 근원적 힘은 결국 ‘기록’에서 나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며 그 기록이 완결되어야만 ‘죽은 자의 말’도 완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경례 광주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1980년 광주민중항쟁 속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은 책 ‘2025 광주민중항쟁과 여성’을 시민과 함께 나누며 오월여성사의 기억과 실천을 지역사회에 환기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5·18과 같은 역사 속 여성들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발굴, 아카이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럼은 시민 누구나 무료 참여 가능하며, 접수는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신청하면 된다. 문의 062-670-0531.
김다경 기자 alsqlsdl9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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