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폭언 갑질"…일선 자치구 공무원들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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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막말·폭언 갑질"…일선 자치구 공무원들 속앓이

50대 민원인 악성민원 반복…지역 비하·성적 발언도
노조, 피해 취합 등 대응…"항의 방문·책임 물을 것"

“저희도 소중한 인격체입니다. 계속되는 막말과 폭언, 갑질에 참고 견딜 수가 없습니다.”

광주지역 일선 자치구 공무원들에게 욕설·지역 비하·성차별성 발언 등 악성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폭증하자 공무원노조까지 나서 관련 피해 상황을 취합하고 공동 대응을 예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17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지부 등에 따르면 최근 악성 민원을 일삼은 전남 K인터넷신문 소속 50대 조모 기자와 관련된 피해 사례를 각 자치구별로 종합하고 있다.

이는 기자라는 신분을 앞세워 구청 직원들을 상대로 위세를 부리고, 갑질을 일삼는 수준이 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취합된 자료를 보면 그는 수시로 전화를 걸어 직원들에게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는 것은 기본이고,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욕설과 막말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공무원 A씨는 지난 3월 조씨로부터 “당직실, 동 행정복지센터, 감사실의 행정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판단해달라”는 문의를 받았다.

이에 A씨는 “자신이 판단할 수 없다”고 답하자 조씨는 고성을 지르며 “후회하지 마라” 등 막말과 함께 욕설을 했다.

B씨에게는 “당직실에 전화를 했는데 여직원과 남직원이 같이 7시부터 2시간씩 사라져 뭘 하는지 모르겠다”는 등 성적인 발언을 내뱉기도 했다.

또 C씨에게는 욕설을 하며 “예의를 갖춰라. 몇 급인데 함부로 하냐”, “전라도 공무원들 수준이 이렇다” 등 지역 비하 발언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조씨는 당직 중인 직원의 목소리가 안 좋았다는 이유로 “술 마셨느냐”고 의심하며 새벽까지 욕설이 담긴 전화를 계속하기도 했다.

이어 전화를 걸어 해당 직원의 직급을 확인하며, 국민신문고로 말도 안 되는 민원 접수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공무원을 겁박하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한 자치구에서는 공무원 내부 게시판인 새올행정시스템에 ‘조씨로 인한 피해 사례를 파악한다’는 글을 게시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앞서 조씨는 전남 나주시에서도 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다 일부 부서에 출입을 금지당하는 상황도 벌어졌고 이후 문제가 불거지자 조씨는 시청 게시판에 사과문을 남기기도 했다.

이 같은 조씨의 행위로 인한 피해가 커지자 각 자치구 공무원노조가 대응에 나섰다.

직원들에게 ‘용건만 간단하게 할 것, 폭언이나 욕설할 경우 제지할 것을 안내하고, 반복될 경우 더 이상 민원 응대를 할 수 없다’고 대응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전달하고, 당직 근무자는 갑질 상황을 상세히 기록해둘 것을 당부했다.

또 노조는 조만간 조씨가 소속돼 있는 매체 사무실을 항의 방문해 현재까지의 피해 상황과 항의 서한을 전달하고 조씨 등에 대한 법적인 조치까지 고려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광주지부 관계자는 “조씨가 공무원에 대한 겁박과 괴롭힘 등 그릇된 행위를 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조씨가 소속된 언론 등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고, 공직사회 접근을 막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윤용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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