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당원 35% 승부처…호남 표심 ‘예측불허’
검색 입력폼
정치일반

권리당원 35% 승부처…호남 표심 ‘예측불허’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원샷 경선’…텃밭 당원 향배는
30일부터 광주·전남 온라인 투표…8월 2일 전당대회
후보별 혼전 양상…결과 따라 내년 지방선거도 요동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정청래 당대표 후보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TV토론회 시작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의 새 대표를 뽑는 8·2 전당대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체 권리당원의 35%를 차지하는 ‘승부처’ 호남 표심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충청·영남권 순회 경선에서 60%대 득표율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정청래 후보는 호남 표심을 집중 공략하며 ‘굳히기’에 나서고 있고, 박찬대 후보 역시 최대 표밭인 호남과 수도권에서 막판 ‘뒤집기’를 노리며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폭우 피해로 호남을 비롯한 지역 경선이 연기되고 오는 2일 전당대회에서 ‘원샷 경선’을 통해 최종 당 대표가 선출될 예정이어서 막판 호남 표심의 향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9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8월 2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전국대의원회의(전당대회)를 열고 당대표를 선출한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민주당은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일반 국민 30% 투표를 반영해 신임 당 대표를 뽑는다. 해당 득표율은 권리당원 투표 결과만 합산한 것으로 대의원·일반 국민 투표 결과는 이날 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민주당은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방식을 기존 ‘순회경선’에서 ‘통합경선’으로 변경했다. 최근 전국적으로 폭우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을 고려해 선출 방법 변경에 대해 양 후보 측과 협의해 결정했다. 따라서 이미 진행된 충청권, 영남권 경선에 이어 30일부터는 남은 호남권과 경기·인천·서울·강원·제주권 투표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이번 경선에서는 수도권과 호남 권리당원 투표가 같은 날 동시에 진행되는 점이 주목된다. 특히 이번 당 대표 선거는 제도적으로 권리당원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

민주당 전당대회 규정은 당초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국민 여론조사 25%, 일반당원 5% 비율이었으나, 이번에 권리당원 비중이 15%p 늘어 55%로 상향 조정됐다.

반면 대의원 비중은 15%로 낮아졌다. 대의원은 현역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 기초·광역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으로 구성됐으며, 약 1만여 명에 달한다.

특히 전체 권리당원은 111만1000여 명이며, 이 중 호남 권리당원은 35만여 명으로 3분의 1 가량을 차지, 경선 결과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두 후보는 민주당의 텃밭이자 권리당원 비중이 높은 호남으로 시선을 옮겼다. 앞서 치러졌던 충청·영남권 순회 경선은 전체 표심의 일부에 불과한 만큼, 호남과 수도권에서 치러지는 ‘원샷 경선’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또 전국에서 수해가 속출하자 두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일정을 중단하고 호남을 찾아 피해복구를 위한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두 후보는 봉사활동을 이어가면서도 호남 맞춤 공약을 내세우며 틈새 운동을 이어갔다.

박찬대 후보는 호남 전담 최고위원·호남특별위원회 신설, 군공항 이전 TF 적극 지원, 전남 공공의대 설립, 친환경 에너지 클러스터(RE100 허브) 육성, 5·18 정신 헌법 명문화 등 지역 현안 해결을 약속했다.

정청래 후보는 AI·미래 모빌리티 육성, 호남 소재 국립의대 신설,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호남특별위원회 설치, 광주·전남 사업 추진 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더욱이 이번 전당대회 결과는 향후 지역 정치권 재편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 공천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호남 정치권의 표심도 엇갈린다.

실제로 새로 선출되는 당 대표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로 1년에 불과하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가 있어 ‘공천권’이라는 정치적 실권이 주어지는 데다, 당 대표 연임도 가능하기 때문에 그 권한은 막강하다. 여기에 당 대표는 광역·기초단체장과 지방의회 후보자에 대한 공천 권한은 물론이고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및 경선 룰에도 관여할 수 있다. 때문에 지역 정치권은 중립 기조보다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며 당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민주당 8·2 전당대회 일정이 변경되면서 선거가 깜깜이 모드에 돌입해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지역 정치권 내 표심이 후보별로 엇갈리며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 뚜껑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지역 정치권도 요동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승기 기자 sky@gwangnam.co.kr         장승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광남일보 (www.gwangnam.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