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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선보인 특별기획 ‘세계적 거장과 함께하는 음악회’ 무대 모습. |
단체는 바이올린을 전공한 김은민 대표와 음악감독이자 바이올린 연주자 강직을 비롯해 바이올린 강채명 강상, 비올라 신세민, 첼로 김도영 최승미, 피아노 정의빈, 클라리넷 장양유 그리고 객원연주자들까지 15여명이 함께 이끌고 있다. 연주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닌, 직접 공연을 기획하고 해석하며 관객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무대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팀을 꾸리게 됐다.
“지역에서 활동하던 동료 음악가들끼리 비슷한 고민과 바람을 나누면서 ‘우리만의 공연, 우리만의 해석으로 무대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고민했어요. 활동하다 보면 주어진 틀 안에서 연주할 때가 많은데, 정해진 레퍼토리를 하는 것만으로는 늘 아쉬움이 남았죠.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 전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직접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졌습니다.”
그렇게 모인 이들은 ‘앙상블 칸타빌레’라는 이름 아래 2022년 12월 겨울 빛고을아트스페이스에서 창단연주회를 열었다. ‘모차르트, 그리고 겨울’이라는 제목과 함께 모차르트의 ‘플루트 4중주 A단조’를 시작으로 18세기 중·후반 유행한 기악곡 ‘디베르티멘토 D장조’와 스비리도프의 ‘눈보라’, 차이코프스키의 ‘사계’, 비발디의 ‘사계 협주곡 4번 F단조’,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 앤더슨의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등 계절과 어울리는 감성적 무대를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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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1일 선보인 정기연주회 ‘죽음과 소녀’ 공연 모습. |
“너무 무겁거나 비극적인 분위기만 담고 싶진 않았어요. ‘죽음’이라는 주제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들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고, 그런 감정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기획했죠. 그래서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도 단순히 어두운 곡만 나열하기보다는, 삶의 서정성과 따뜻함, 그리고 죽음 앞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흐름으로 풀어내고자 했어요.”
지난해 7월 광주북구문화센터 공연장에서 마에스트로 잔 루이지 잠피에리와 협연한 ‘세계적 거장과 함께하는 음악회’도 빼놓을 수 없는 무대다. 잠피에리는 런던 심포니와 BBC 오케스트라 부지휘자 등을 역임하고 오페라 심포니카 등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협연해온 정상급 지휘자로, 김은민 대표가 이탈리아에서 마스터클래스를 수료했을 때의 인연으로 특별한 무대가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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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블 칸타빌레 단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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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블 칸타빌레 단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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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장애인전국체전 기념음악회’ 무대. |
“두 분의 진심 어린 표현이 음악과 어우러지면서 굉장히 큰 울림을 줬습니다. 무대 위에서 ‘연주자’의 자리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었던 순간이었고, 저희에게도 깊은 배움과 감동을 안겨준 공연이었죠.”
앙상블 칸타빌레가 공연을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은 ‘관객과의 진심 어린 소통’이다. 매 공연마다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이 음악이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클래식 음악이 아무리 깊고 훌륭한 예술이라 해도, 관객에게 전해지지 않으면 결국 혼자만의 연주로 남게 되잖아요. 단순히 곡이 어렵거나 화려하다고 해서 무대에 올리진 않아요. 그보다는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곡들 사이에 흐름이 생기고, 감정의 여정이 만들어지도록 신중하게 구성하려고 하죠. ‘죽음과 소녀’ 공연도 단지 슈베르트의 명곡 하나를 연주한 게 아니라, 그 안에서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음악들의 시선을 하나의 흐름으로 풀어가고자 했던 시도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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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장애인전국체전 기념음악회’ 무대. |
또 11월에는 서구문화센터 주최의 청년예술인 공공 프로젝트 ‘청춘, 예술로 찬란하게’ 무대를 준비 중이다. 가을이 저물고 겨울이 서서히 다가오는 계절의 정서를 음악으로 풀어내는 무대로, 선선한 바람처럼 스며드는 감정들과 계절처럼 흘러가는 청춘의 시간들을 섬세하게 표현해보고자 한다.
클래식뿐 아니라 대중음악과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 무대도 구상 중이다. 앙상블 칸타빌레의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 더 열린 무대와 감각으로 관객과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앙상블 칸타빌레가 지향하는 방향은 지역에 뿌리를 두되, 시선을 넓게 가진 예술단체로 성장하는 겁니다. 단순히 연주를 잘하는 팀을 넘어, 사람들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음악이 스며들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싶죠. 클래식이라는 장르의 울타리 너머로 나아가 더 많은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는 음악을 지향해요. 지금은 작은 규모지만, 진심이 담긴 울림이 계속 이어진다면 결국 큰 울림으로 자라날 거라고 믿습니다.”
김다경 기자 alsqlsdl9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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