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나눔 캠페인] 빈곤해도 밝고 아름다운 케냐…꿈·희망 싹튼다
검색 입력폼
특집 일반

[월드비전 나눔 캠페인] 빈곤해도 밝고 아름다운 케냐…꿈·희망 싹튼다

[월드비전 광주전남본부, 케냐사업장 나눔 캠페인]-상
1960년대 한국 유사…교통·의료·교육 기초인프라 부족
이시올로 북부 건조지역…목축업 의존으로 도시화 안돼
식수사업으로 위생·삶의 질 향상…여성자립사업 성과도

케냐 이시올로-올도니로(Isiolo-Oldonyiro) 도심가 모습.
케냐 수도 나이로비(Nairobi) 한 길거리에 형성된 상점가 모습.


국제구호개발 NGO단체인 월드비전 광주전남사업본부와 광남일보, 광주시교육청, 전남도교육청이 ‘2025 글로벌 희망 나눔 캠페인’ 활동을 위해 아프리카 대륙 동부에 위치한 케냐(Kenya) 공화국을 방문했다.

월드비전은 1974년부터 케냐 35개 지역에서 60여개의 지역 사업(AP·Area Program)을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역사회와 마을에 기반을 두고 아동의 생존과 성장, 기초교육, 보건위생, 생계유지, 학대와 착취로부터의 보호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3.65달러도 안 되는 적은 비용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인구가 70%에 달할 정도로 상시적인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교육, 보건, 영양, 주거지, 물과 같은 생활의 기본적인 수준도 제공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중 이시올로-올도니로(Isiolo-Oldonyiro)는 목축을 주 생계 수단으로 삼아 생활하기에 가뭄에 매우 취약한 지역이다.

가축을 이끌고 유목 생활을 하는 데도 상습적인 기근과 가뭄으로 인해 해당 지역 아동들은 학교에 남아 학습을 지속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월드비전 광주전남본부는 7박 9일(4월 18~27일) 간의 일정으로 이시올로 지역을 방문해 교육과 식수 환경을 살펴보고, AP 사업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 등을 알아봤다.



월드비전 광주전남본부·광남일보·광주시교육청·전남도교육청 케냐 사업장 모니터링 방문단.
△현대와 과거 공존…1960~1970년대 한국 연상

케냐는 한국과 공통점이 많다.

대통령제 공화국, 인구(케냐 5244만명·한국 5168만명), 식민지 경험(케냐 1963년 영국 독립·한국 1945년 일본 독립)과 IT·금융·관광 등을 중심으로 경제 발전을 꾀하고 있는 점 등 상당 부분이 흡사하다.

수도 나이로비(Nairobi)는 아프리카의 금융 허브이고 나이로비국립공원(117㎢)이 위치한 세계적인 관광지이자 약 456만명(2019년 집계)이 거주하고 있는 대도시다.

유엔환경계획(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 UNEP) 본부 등 많은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 있으며, 조모 케냐타 국제공항과 나이로비대학 등이 위치해 있다.

이는 한국의 수도 서울과 비슷하다.

하지만 교외로 나가는 순간 흡사 한국의 1960~1970년대를 연상하게 만든다. 이는 케냐인들의 농촌→도시 이주로 슬럼 확대, 도시 외곽 팽창 등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현대화된 높은 건물들이 자리한 사이에 허름하고 낡은 판자촌들이 즐비해 있었다.

과일, 음식, 옷가지 등을 파는 시장의 경우 패널 지붕이 세워진 매대도 있지만, 천이나 천막으로 햇빛만 가려 놓은 정도가 대다수다. 매대 기둥과 의자 등은 물론 고층건물 비계도 모두 목재였다.

지나는 행인이나 차량에 접근해 유리창을 두드리거나 붙잡아 호객행위를 하거나 적선을 하라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교통 상황도 엉망이었다. 일부 구간에 고가도로, 왕복 8차선 도로가 있었지만 대부분 포트홀 등으로 재포장이 필요한 상태였다. 인도가 마련되지 않아 차도를 걷는 내국인들이 많았다. 신호등과 횡단보도 등 전반의 교통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 배수시설도 충분하지 않아 빗물 등이 고여있는 구간이 많았다.

그래도 아프리카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경적 소리를 내거나 교통사고가 잇따르지는 않는다. 신호·과속 단속 카메라가 없어도 법규를 위반하는 이들도 적다. 우측 통행과 양보, 배려의 운전 문화가 자리 잡아 교통 불편도 크지 않다.

다만 이러한 모습은 케냐 중심지인 나이로비를 벗어날수록 악화된다. 도로는 왕복1차선인 경우가 대다수이며,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도 많다.

차량도 일본·독일산 중고 차량이 대부분인 탓에 오르막길을 향하다 엔진과열 등으로 멈춰 버려 애를 먹는 운전자들도 자주 목격됐다.

월드비전 광주전남사업본부가 식수위생 사업을 통해 다바(DAABA)지역에 설치한 식수 키오스크에서 아이들이 물을 받고 있다.
△목축생활 의존…생활 인프라 열악

케냐와 한국의 차이점은 지리, 문화 등에서도 나타나지만 가장 극명한 부분은 경제 수준이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이 1.7조 달러에 달하지만, 케냐는 1160억 달러에 그치는 세계적인 빈곤 국가다. 다면적 빈곤을 겪는 아동은 47.7%에 달한다.

케냐는 동부 해안 지방과 북부 사막지대를 제외한 대부분이 고원 평원지대이지만 강수량에 의존하는 농업 구조로 인해 기후 변화에 취약하다.

더욱이 사바나·건조 지대가 많고, 비는 연중 고르지 않게 내린다. 건기와 우기가 명확하며, 일부 지역은 거의 사막 수준이다. 3~4년 연속 비가 거의 안 오는 지역도 있다.

이러한 생계 불안으로 하루 1.9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인구가 37.1%에 달하며, 전체 고용인구 중 하루 3.2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빈곤 노동자 비율이 55.5%를 차지한다.

출생 후 5개월까지 모유 수유를 받는 아동의 비율은 61%밖에 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5세 이하 발육부진 및 영양실조 아동의 비율은 26.2%에 육박한다.

상수도 연결률은 도시를 제외하면 매우 낮다. 국민의 대다수가 우물, 빗물, 하천에 의존한다. 여기에 케냐 평원에 널려 있는 암석들은 기공이 뚜렷한 화강암 재질로, 지하수가 저장되기 어려운 구조다.

월드비전이 방문한 케냐 북부 지역에 위치한 이시올로(2만5300㎢·2019년 기준 26만8000명)는 건조 지역이다. 차로 5시간 가량 포장·비포장 도로를 이동해야 하는 이시올로는 험준한 구릉·사막 접경지로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

목축민이나 농민들이 지하수 또는 우기 때 물 고이는 곳을 따라 산골에 정착해 도시화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도시 집중보다 씨족 혹은 부족별 분산자립형 생활이 많은 데다 영국 식민지 시절 행정·경제 발전에서 소외, 도로·통신·상수도 등 기반시설이 매우 부족하다.

이러한 이유로 생활 인프라가 열악하다.

보건소나 병원이 적어 출산은 전통 조산사(TBA)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전기나 조명이 없어 야간 출산에 어려움이 크다.

아프면 전통 약초나 민간요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공공 의료기관은 저렴하지만 약품 부족, 대기시간, 의료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 실질적인 치료에는 한계가 있다. 약값도 병원보다 비싸고 보험에 들어있지 않으면 전액 본인 부담이다.

이 때문에 병이 심해지기 전까지 병원에 가지 않는다. 기초 질환이 제대로 치료되지 않아 악화되는 경우 흔하다.

이에 월드비전 등 NGO단체가 운영하는 임시보건소나 산모등록 프로그램, 무료 진료캠프 등 지속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월드비전 광주전남사업본부가 식수위생 사업을 통해 다바(DAABA)지역에 마련한 야생동물 식수 시설.


△생명의 원천 물…전염병 예방·공중보건 기초

월드비전은 모든 생명과 문명의 근간이자 생존과 직결되는 물 부족 해소에 나섰다.

월드비전은 지난해 1억3000만원을 투입, ‘케냐 이시올로 부랏(Burat) 구 식수위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3456명(여 1745명·남 1711명)의 안전한 식수 공급을 위해 5만ℓ 식수 탱크·탱크 타워 1개를 설치하고, 800m 파이프관을 마련했다.

또 마을에 식수 키오스크를, 카킬리·아카델리 초등학교에 2개 학교에 화장실 2동(각 1동에 4칸씩)과 손 씻기 시설 2개(수도꼭지 3개씩)를 마련했다.

화장실 설치로 855명(여 506명·남 349명)이 혜택을 누리게 됐다. 여학생 화장실은 위생용품을 교체할 수 있는 위생 공간을 두고, 13명의 장애 학생을 위한 좌변기도 마련했다.

아울러 지역사회의 식수 위생 관리 역량을 강화기 위한 지원에도 나섰다. 케냐 지방 수자원부, 공중보건부, 수자원청과 협력해 킬리마니 식수관리위원회 대상 교육을 진행했다.

2022년에는 1억9000만원을 들여 다바(DAABA) 지역에서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태양열 패널 장비로 얻은 전력으로, 100M 깊이의 깨끗한 지하수를 끌어올려 물탱크에 보관한 뒤 식수 키오스크를 통해 1500여명(8개 마을)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있다.

급수 용량은 주민자치위원회에서 결정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비용(생활용수 100실링, 염소 등 가축용 200실링, 낙타 500실링)을 책정,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월드비전이 철수한 이후에도 주민 스스로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 수 있도록 배관공 22명을 양성했다. 또 여성경제자립 프로젝트의 하나로 식수관리위원을 모두 여성으로 배치하고, 과수 등 기른 농작물을 시장에 판매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도 꾀하고 있다.

이런 월드비전의 노력 덕분에 아이들이 아침마다 2~3시간씩 물을 길러오는 불편함이 사라졌으며, 코끼리 등 야생동물의 위협도 크게 줄었다.

현지 마케팅 담당자 크리스틴은 “월드비전에서 교육받기 전에는 마케팅은 물론이고, 기후에 맞는 농법도 전혀 알지 못했다”며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으로 이제 기후에 특화된 농작물을 재배하고, SNS 등을 통해 온라인 판매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특성상 남성들은 모두 목축을 하러 떠나는 경우가 많고, 경제력도 남성 위주였는데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면서 “이제는 여성들도 경제적 자립 활동이 가능해 마을이 건강해지고 발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드비전 광주전남사업본부가 식수위생 사업을 진행해 다바(DAABA)지역에 마련한 지하수 정수시설.
케냐 이시올로-올도니로(Isiolo-Oldonyiro) 다바(DAABA)지역의 비포장 도로를 달리던 월드비전 차량이 진흙탕에 빠진 모습.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임영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광남일보 (www.gwangnam.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키워드 :
- 금호미쓰이화학 여수공장, 가나헌 ‘우프학교 워터밤’ 진행
- ‘노 플라스틱’…광주 세계양궁대회 친환경 대회로 치른다
- 광주창경센터, 초기투자유치 스프린트 추진
- ‘빨라진 폭염’…광주시, 시민건강 지킨다
- 광주디자인진흥원, 소상공인 디자인 컨설팅
- 李대통령 "치열한 30일, 민생회복 전력…권력기관 개혁 속도"
- 켄텍-MIT, ‘인공광합성’ 핵심기술 연구 착수
- 여수광양항 정박된 1890t급 선박서 염산 유출…해경 방제작업 중
- 전남 7월 전통주에 천년의 술 담양 ‘추성주’
- 목포시, 외달도 해수풀장·해수욕장 환경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