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비엔날레서 한가위 함께하는 의미 되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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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디자인비엔날레서 한가위 함께하는 의미 되새기다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추석 연휴 정상개관
‘광주’의 역사적 장소 투어 프로그램도 큰 호응

가치같이, ‘캄&캄 어둠을 마주하다’(2025)
(재)광주비엔날레(대표이사 윤범모)는 3일 개천절부터 시작되는 황금연휴에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을 정상개관한다고 밝혔다.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개막 이후 가족 단위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포용디자인’(Inclusive Design)이라는 전시 주제는 고향을 찾은 귀성객들에게 배려하고 포용하는 삶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추석 연휴 기간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찾은 관람객들이 관람하면 좋을 체험형 작품과 전시기간에 맞춰 운영하는 시민참여 투어프로그램을 소개한다.



타인의 상황을 경험하고 나누는 방법

가치같이의 ‘캄&캄: 어둠을 마주하다’(2025)는 시각이 사라진 어두운 공간에서 촉각, 청각, 후각 등의 다른 감각을 활용해 느끼고, 듣고, 연결하는 방식을 발견하는 작품이다. 시각이 차단된 관람자는 다양한 질감의 물건을 만지고 옮기고, 냄새맡고 펼쳐놓으며 다른 감각으로 관계와 공감을 탐색할 수 있다. ‘함께 있음’을 다시 생각하고 감각할 수 있는 정서적인 여정을 함축한다. 관람객들이 어둠 속에서 쓴 체험 후기를 밝은 곳에 나와 보는 재미도 있다.

주식회사 하이코어의 ‘스마트 로봇체어 에브리고 HC1’(2025)는 기존 전동휠체어의 불편함을 해결하였다. 컴팩트한 디자인에 노브식 모터 컨트롤러로 편리한 조작이 가능해 지하철이나 엘리베이터처럼 좁은 장소나 복잡한 환경에서도 매끄럽게 이동할 수 있다. 좁은 회전 반경으로 360도 제자리 회전이 가능한게 전동휠체어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지점이다. 전시는 관람자가 직접 로봇체어를 타고 이동하며 교통약자의 낮은 시선과 평소 겪을 일상의 불편함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휠체어에 앉아 바라본 세상, 휠체어를 한몸처럼 조작하는 것이 낯설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체험한 관람객의 소감은 타인을 헤아릴 수 있는 단초가 된다.



에이에스씨랩(ASC Lab), ‘피부로 듣는 공포 공포영화 속 긴장-해소 흐름 전달을 위한 청각 장애인 대상 햅틱촉각 프로젝트’(2025) 1
새로운 미래 스포츠 체험

케이드론아카데미주식회사의 ‘드론축구’(2017)는 공모양의 드론을 조종해 상대 골대에 통과시켜 득점하는 스포츠로 신체적 제약이 있는 사람도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다. 컨트롤러로 공의 움직임을 조종할 수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주도적인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 지난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2만여 명이 참여한 2025 전주드론축구월드컵이 열린 바 있다. 기술 기반 스포츠가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을 보여주는데 특히 학생 관람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대안은 촉각

촉각으로 듣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다른 감상법을 선사하는 작품도 있다.

에이에스씨랩(ASC Lab)의 ‘피부로 듣는 공포: 공포영화 속 긴장-해소 흐름 전달을 위한 청각 장애인 대상 햅틱/촉각 프로젝트’(2025)는 촉각을 통해 긴장과 해소의 감정을 전달하는 감각 장치이다. 공포영화를 볼 때 공포의 순간을 예감하며 긴장하게 되는 이유는 영화 내 소리 때문이다. 손목 밴드를 착용하면 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과 난청인들도 공포영화를 보며 느끼는 긴장감을 온도, 질감, 움직임, 압력과 같은 네 가지 촉각 언어로 느낄 수 있다. 소리가 없는 세계에서도 영화의 스토리와 감정의 흐름을 느낄 수 있도록 구상한 프로젝트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촉감으로 듣는 음악: 청각장애인을 위한 음악 변환 기술’(2025)은 음악을 촉감으로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결과물이다. 음악을 접하고 즐기기 어려운 청각장애인을 고려해 소리의 음정, 리듬, 음색 등을 피부로 전달할 수 있게 하였다. 음악을 실시간으로 분석한 뒤 각 악기나 음의 특징을 진동의 위치, 강도, 질감으로 변환하며 이를 통해 사용자는 피부로 음악의 흐름이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특수학교 음악 수업에서도 활용되는 것은 물론 누구나 음악을 배우고 즐길 수 있는 대안적 감각 경로를 제안한다.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장애, 연령, 성별, 문화적 배경과 관계없이 누구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포용디자인의 핵심 주제 덕분에 가족 단위 관람이 꾸준히 이어지는 것은 물론 장애인 단체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시민참여 투어프로그램 의재미술관 투어 모습
시민참여 투어프로그램 큰 호응

지난달 20일부터 시작한 시민참여 투어프로그램도 인기다. ‘포용’과 ‘도시와 비엔날레’ 두 개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광주비엔날레를 비롯한 광주의 문화예술기관과 5·18사적 11호 (구)광주적십자병원과 23호 구 국군광주병원, 26호 505보안부대옛터를 돌아본다. 이 사적지들은 평소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는 장소이다. 연구자들과 참여자들은 함께 공간을 돌아보고 도시의 기억이 예술적 맥락에서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질문하는 시간을 갖는다. 오전 9시 30분에 광주비엔날레 광장 앞에 마련된 셔틀을 타고 정해진 장소를 둘러보고 5·18 역사를 보다 현장감 있게 체험할 수 있다. 전문 연구자의 해설과 함께 5·18 사적지를 직접 가볼 수 있다는 것, 역사적 공간이 주는 힘을 느끼고 이해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는 참여자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참여 투어프로그램은 11월 1일까지 진행되며 자세한 행사 정보와 참여 신청은 재단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차이가 창조의 원천이자 서로를 이해하는 방식임을 포용디자인을 통해 보여준다.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너라는 세계: 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는 8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65일간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열린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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