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공권력 훼손 대가…낮은 형량 선고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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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국가 공권력 훼손 대가…낮은 형량 선고 유감"

[윤석열 전 대통령 첫 1심 선고]
광주 시민사회 "사법정의 출발…국민 법감정과 괴리"
법조계 "향후 내란재판 기준점…역사적 책임 시험대"

12·3 비상계엄 이후 8개의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첫 번째 법원 선고에서 검찰 구형의 절반인 징역 5년으로 감형되자, 광주지역 시민사회는 “사법 정의의 출발점이라는 의미는 있으나 형량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10년의 절반 수준이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의 형식만 갖추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계엄 심의권을 침해하고, 계엄 해제 이후 허위 선포문을 작성·파기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을 받아왔다. 또 ‘헌정질서 파괴 의도는 없었다’는 허위 내용의 프레스 가이던스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하고, 군 고위 인사들의 비화폰 통신 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도 포함됐다.

재판부는 특히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해 적법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행위에 대해 “경호처의 본래 임무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지시이며, 국가 공권력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한 행위”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대통령의 영장 집행 방해에 대해 법원이 처음으로 형사 책임을 명확히 인정한 판결이다.

그러나 시민사회의 평가는 냉담했다.

윤목현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법치 유린 행위를 유죄로 인정한 점은 지당하지만,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국가 기관을 사병화한 중대 범죄에 비해 징역 5년은 국민의 법 감정과 헌법적 정의에 비춰 터무니없이 가볍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판결은 내란 수괴로서의 역사적 책임과 계엄의 실체적 범죄성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노동계 역시 “권력자 범죄에 대한 관대한 판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욱 민주노총 광주본부장은 “검찰 구형보다 턱없이 낮은 선고는 민주주의와 법치에 대한 배신이자 사법부의 후퇴”라며 “이런 판단이 반복된다면 사법부 스스로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공범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손상용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 운영위원장도 “대통령이라 해도 헌법 위에 설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한 판결이지만, 그에 상응하는 형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최고 권력자에 의한 공권력 침해 범죄에 유죄가 선고됐다는 점은 분명한 의미가 있다”면서도 “이번 판결이 권력 남용 범죄의 재발을 막는 실질적 경고가 되기에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반면 법조계에서는 첫 유죄 판단 자체의 상징성에 주목했다.

송창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장은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윤 전 대통령의 주장과 실제 행동이 정반대였다는 점을 법원이 명확히 확인한 첫 판결”이라며 “향후 진행될 내란 혐의 재판에서 사법부 판단의 중요한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지방변호사협회 소속 한 변호사는 “체포영장 집행 방해는 그 자체로 중대한 공권력 침해”라며 “형량을 떠나 첫 유죄 판단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경호처 지휘부에 대한 향후 재판과 검찰 구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영        임영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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