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호령. 사진제공=KIA타이거즈 |
KIA는 올 시즌 개막에 앞서 타순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기존 리드오프였던 박찬호와 중심타자 최형우가 이적하면서 타선 재개편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중심타선에서는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 등의 대안이 있었다. 문제는 테이블세터진. 그중에서도 리드오프가 가장 큰 숙제였다. 후보군은 있으나 딱 들어맞는 인재를 찾기가 어려웠다. 1번 타자는 타선의 흐름을 여는 중요한 자리인 만큼, 신중한 결정이 필요했다.
이때 눈에 띈 선수가 바로 김호령이다.
김호령은 시범경기 12경기에서 33타수 12안타 3타점, 타율 0.364의 맹활약을 펼치면서 눈도장을 찍었다. 이미 중견수 수비에서는 리그 최상급으로 인정받는 자원이다. 오랜 시간 약점으로 꼽혔던 타격 역시 지난 시즌부터 분명한 변화를 보였다. 빠른 발까지 갖춘 만큼 조건이 가장 일치했다.
결국 지난 28일 SSG와의 개막전부터 리드오프로 나서게 됐다. 개막시리즈 2연전에서의 성적은 8타수 무안타. 그러나 결과만으로 평가하기에는 내용이 나쁘지 않았다. 먼저 볼넷 2개를 골라내며 출루 능력을 보여줬다. 특히 개막전 1회초에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투수 화이트와 8구의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이후 나성범의 우전 안타 당시 홈플레이트를 밟아 팀의 시즌 첫 득점을 뽑아냈다. 상대 화이트는 초반부터 점수를 내주면서 크게 흔들렸고, 5회초 팀은 5-0까지 앞서나가는 데 성공했다. 김호령은 이어 8회 2사 1·2루에서도 13구까지 승부를 펼치면서 상대 배터리를 괴롭혔다. 타석에서의 집중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장점인 수비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드러냈다.
그는 이날 KIA가 3-0으로 앞선 4회말 에레디아의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냈다. 당시 공이 애매한 위치에 떨어져 중견수, 유격수, 2루수가 모두 달려들었다. 이 과정에서 충돌 위험까지 있었지만, 김호령은 끝까지 쫓아 아웃카운트로 연결했다. 선발투수 네일도 박수를 보낼 정도의 허슬 플레이였다.
다만 올 시즌 김호령에게 기대되는 역할은 단순히 수비에 머물지 않는다.
현재 KIA 타선은 2번 타자 카스트로를 시작으로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으로 이어지는 중심축이 견고하다. 김도영과 나성범, 김선빈은 이미 검증된 타자들이다. 부상 없이 정상 컨디션만 유지한다면 언제든 제 몫을 해낼 수 있는 선수들이다. 여기에 카스트로의 초반 활약도 매섭다. 그는 2경기 동안 9타수 5안타 1홈런 2타점 타율 0.556의 호성적을 작성했다. 시즌 첫 타석부터 2루타를 터트렸고, 두 번째 경기에서는 김택형을 상대로 KBO리그 데뷔 첫 홈런까지 폭발시켰다. 비록 이제 시즌이 시작됐지만, OPS(출루율+장타율)가 1.600에 이를 정도로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결국 KIA 타선이 폭발하기 위해서는 1번 타자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김호령이 카스트로와 함께 출루해야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으로 이어지는 팀 타선의 파괴력이 살아난다.
김호령은 이미 지난 시즌 타석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다. 2025시즌 105경기에서 332타수 94안타 6홈런 39타점 타율 0.283 OPS 0.793을 기록하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가 타율 0.280 이상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었다. 타격이 살아나자 원래 강점이던 수비 가치까지 더 크게 부각됐다.
연봉 또한 이를 증명한다.
김호령은 기존 8000만원에서 212.5% 오른 2억5000만원에 계약하며 2015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억대 연봉자가 됐다. 오선우에 이어 팀 내 야수 최고 인상 폭이었다. 물론 예비 FA 신분이라는 점이 일정 부분 반영됐겠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지난 시즌 보여준 확실한 성장과 가치 상승이었다.
현재 KIA가 타선에서 가장 원하는 시나리오는 1번이 출루하고 2번 카스트로가 연결해 중심타선이 해결하는 구조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김호령이다.
리그 최고의 중견수로 꼽히는 김호령이 팀 타선까지 책임지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송하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03.31 (화) 2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