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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채경 문화체육부 차장 대우 |
현장에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속도의 차이’였다. 무엇이든 빠르게 소비되는 시대, 영상은 몇 초 안에 판단되고 정보는 스크롤 볓 번으로 넘겨진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관람객 수보다 체류 시간이 더 중요하게 여겨졌다. 책 속 한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 멈춰야 하고 한 권을 읽기 위해 시간을 들여야 해서다,
도서관은 책을 빌리는 공간을 넘어 사람과 사람, 생각과 생각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북토크와 전시, 강연,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사람들은 책을 매개로 머물고 경험한다.
책은 여전히 가장 느리지만 가장 깊이 있는 방식으로 사고를 확장시키는 도구라는 점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내용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저자의 시선과 논리를 따라가며 세계를 재구성하는 경험에 가깝다. 빠르게 소비되는 콘텐츠가 주지 못하는 사유의 밀도가 여기에 있다.
광주 곳곳에서 열리는 도서관주간 프로그램도 같은 맥락이다. 아이들은 책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어른들은 책을 통해 다시 자신을 돌아본다. 도서관은 그 사이를 이어주는 공공의 공간인 셈이다. 이 공간이 살아 있다는 것은 도시가 여전히 생각하는 힘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도시의 문화 수준은 공연장이나 미술관의 방문객 집계수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책을 읽으며, 도서관을 찾고, 그 안에서 생각을 나누는가에 달려 있다. 책을 읽는 시민이 많을수록, 그 도시는 더 깊고 단단해진다.
도서관의 날과 도서관주간, 세계 책의 날. 이 연속된 시간은 단순한 기념이 아니라 질문이어야 한다. 우리는 얼마나 책과 가까이 있을까.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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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5 (수) 02: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