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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대순 시인 |
그는 생전에 무등산을 1100회, 서석대를 160회 올라 ‘무등산 시인’으로 불린다. 그에 앞서 그의 등단작은 ‘백지’다. 그가 등단할 무렵 당선작이 백지시였다. 그냥 아무 활자 없이 백지로 공모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올해 12주기를 맞은 광주 출생 범대순 시인(1930∼2014)이 그다. 전남대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던 그는 대학교수로 후학들을 양성하던 교육자였지만 그의 가슴 한켠에는 늘 시가 꿈틀거렸다. 처음에는 대학교수인가 보다 했다가 후에 무등산 등의 시집을 보고는 자기 심지가 확고하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제자이든, 아니든 시인을 기억하는 문인들이 한데 뭉쳤다. 제12주기 추모식을 열고 문예지 ‘백지’ 창간 기념 백지시회(白紙詩會)를 진행하기 해서다. 광주·전남작가회의, 원탁시회, 문학들 출판사 등 생전에 고인이 활동했던 단체의 문인들과 학계 인사들 그리고 유족이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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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에 펴낸 시집 ‘무등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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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지’ 창간호 표지 |
푸른 하늘을 달리면서
그가 생전 무등을 생각하는 결을 읽을 수 있는 시편은 차고 넘친다. 그는 무등을 보며 자유를 생각했고, 넓은 시간의 품을 늘 느끼며 살아간 듯하다.
‘보고 있으면 손에 잡힐 듯/ 동으로 서로 날리는 자유’(‘무등산 백마능선’ 일부)라거나 ‘그리고 그들이 침식을 잊은 까닭/그들을 있게 하고 죽게 한 까닭/거기 사람을 아우른 넓은 시간들/그것은 결코 하회의 길이 아니었다’( 무등산 쑥국새-하회河回 씨에게‘ 일부), ‘시간을 다스리는 숫자들이 증발하더니/세상이 따라다니다 말고 돌아가 버렸다’(‘무등산 서석대-정규철에게’ 일부), ‘돌아와 여기 춘하추동에 서면/오랜 미움도 아픔도 다 그리움/아프리카도 히말라야도 모두 다 같이 있구나’(‘새인봉’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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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지’ 목차 |
범대순 시인은 1958년 조지훈 시인의 추천으로 문단에 나와 저서로 ‘범대순 전집 6권’, 시집 ‘흑인고수 루이의 북’, ‘이방에서 노자를 읽다’, ‘기승전결’, ‘백지시’, ‘파안대소’, ‘무등산’, ‘백년’ 등 16권, 평론집 ‘백지와 기계의 시학’, ‘1930년대의 영시연구’, 번역서 ‘현대영미시론’, ‘W. H. 오든 시집’ 등을 펴냈다. 국민훈장 동백장을 비롯해 문예한국 대상, 광주예술 부문 시민대상, 금호학술상, 영랑시문학상 등 다수 수상했다.
행사는 오는 16일 오후 4시 광주 남구 천변좌로 392번지 소재 드맹아트홀에서 열린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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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06 (수) 2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