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한 번에 5만원"…친구 만나는 것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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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식사 한 번에 5만원"…친구 만나는 것도 부담

치솟는 물가에 전남광주 덮친 ‘프렌드플레이션’
더치페이 늘고 추가 주문 줄어…소비 패턴 변화

“고물가가 이렇게 오래갈 줄은 몰랐습니다. 친구를 만나기 전에 어디서 볼지가 아니라 얼마가 들지를 먼저 계산합니다.”

최근 외식비와 커피 가격이 잇따라 오르면서 시민들의 소비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고물가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비용까지 늘어나는 이른바 ‘프렌드플레이션’(Friendflation) 현상이 전남광주지역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14일 통계청의 ‘6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상승했고, 외식이 포함된 음식·숙박은 2.7%, 오락·문화는 5.4%, 교통은 11.1% 각각 올라 시민들의 체감 부담을 키우고 있다.

‘프렌드플레이션’은 친구(Friend)와 물가상승(Inflation)의 합성어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 커지면서 모임 횟수를 줄이거나 소비 방식을 바꾸는 현상을 뜻한다.

때문에 예전에는 식사 후 카페까지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모임 코스였다면 식사만 하고 헤어지거나 카페 대신 공원이나 산책로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광주천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등 비용 부담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만남 장소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더치페이가 사실상 기본 문화로 자리 잡았다.

메뉴를 각자 주문하거나 모바일 송금으로 즉시 정산하는 것은 물론, 술자리 대신 점심 모임이나 브런치 모임을 선택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집에서 배달음식을 함께 먹거나 홈파티를 여는 등 비용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만남 방식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북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31)는 최근 친구들과의 모임 횟수를 절반 가까이 줄였다.

평소에는 충장로나 상무지구에서 식사를 하고 카페를 찾았지만, 요즘은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로 약속을 줄였다.

식사 한 끼에 1만5000~2만원, 커피 한 잔에 6000~7000원을 지출하면 교통비까지 포함해 한 번 만날 때마다 4만~5만원이 훌쩍 들기 때문이다.

지속된 고물가 상황 속에서 친구를 만나는 일조차 비용을 먼저 계산하는 프렌드플레이션이 전남광주 시민들의 일상과 지역 상권의 풍경을 바꾸는 새로운 생활경제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소비 패턴 변화는 지역 상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광주 충장로와 상무지구, 첨단지구 등 주요 상권에서는 단체 회식보다 2~4인 소규모 모임이 늘고, 1만원 안팎의 점심 특선이나 세트메뉴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카페 역시 대형 음료 대신 저가 커피나 테이크아웃 주문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며, 일부 매장은 디저트 할인이나 음료 묶음 판매 등 가격 부담을 낮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자영업자 A씨는 “예전에는 5~6명이 모여 저녁을 먹고 술까지 마셨는데 최근에는 2~3명이 점심 특선만 먹고 가는 경우가 많다”며 “손님 수보다 추가 주문이 줄어 매출 감소가 더 크게 체감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프렌드플레이션이 단순한 절약 현상을 넘어 지역 소비 구조를 바꾸는 새로운 경제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지역 경제 전문가는 “프렌드플레이션은 단순한 신조어가 아니라 고물가 시대 소비 행태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현상이다”며 “친구를 만나는 횟수보다 한 번의 지출 규모를 먼저 계산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외식·카페업계는 물론 지역 상권 전반의 소비 구조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윤용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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