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과 조달비용이 동시에 오르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지만, 해외 시장 경쟁 심화로 제품 가격 인상마저 쉽지 않아 수출기업들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수출기업 21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상반기 유가 변동에 따른 수출 물류 애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9.5%가 지난해보다 물류비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물류비 증가 폭은 ‘10~30%’가 54.8%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10% 미만’ 22.4%, ‘30~50%’ 12.8%, ‘50% 이상’ 9.6% 순으로 집계됐다.
원자재와 부품 등 조달비용도 대부분의 기업이 상승을 체감했다.
응답 기업의 98.6%가 원가가 올랐다고 답했으며, 이중 약 60%가 조달비용이 10~3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가 상승이 물류비뿐 아니라 생산원가 전반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기업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애로는 운임 상승이었다.
응답 기업의 83.1%가 운송비 부담을 호소했고, 원자재·부품 조달비용 증가(56.6%), 해외 바이어와의 가격 협상 어려움(33.8%), 환차손 발생(28.3%), 선복 확보 어려움(19.2%)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운송과 결제 과정에서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영향을 미치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이 늘어난 비용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응답 기업의 85.9%는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감소 폭은 ‘1~3%포인트’가 44.3%로 가장 많았고, ‘3~5%포인트’ 39.3%, ‘5% 이상’ 16.4%로 나타났다. 기업 10곳 중 9곳 가까이가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문제는 증가한 비용을 판매가격에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78.1%는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20% 미만만 반영하거나 아예 반영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가격 인상이 어려운 이유로는 중국과 동남아 경쟁업체와의 가격 경쟁(64.2%)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가격 인상 부담(44.7%), 바이어와의 협상 난항(24.7%) 등이 뒤를 이었다.
업종별 체감도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석유·화학과 식품·농수산물 업종은 대량 화물 운송과 냉장·냉동 물류 비중이 높아 유류비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기계·부품, 전자·전기, 소비재 업종은 수출 대금의 달러 결제 비중이 높아 환율 변동에 따른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들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책 지원 확대를 요구했다.
가장 필요한 지원책으로는 물류비 직접 지원과 수출바우처 확대가 64.8%로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이어 환변동보험 확대 등 금융 지원(20.1%), 중소기업 전용 선복 확대(10.5%), 긴급 운전자금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무역협회는 국제 유가가 최근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업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해운사들이 유가 상승분을 운임에 순차적으로 반영하고 있고, 국제 물류비 대부분이 달러로 결제되는 구조여서 유가와 환율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반기 해상운송 성수기가 시작되면 선복 부족과 운임 상승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한재완 한국무역협회 물류서비스실장은 “최근 국제 유가는 전쟁 직후 대비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누적된 유가 부담과 운임 상승분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지 못해 수익성이 저하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석유화학, 식품·농수산물 등 물류비 비중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동 전쟁이 다시 격화하며 물류 적체 해소가 지체되고, 해운·항공·내륙 등 모든 수출 운송 부문에서 유가 인상분이 수출기업에 시간차를 두고 전가됨에 따라 물류비의 하방경직성이 우려된다”며 “무역협회는 관계부처 및 유관기관과 협력해 중소 수출기업의 물류비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윤용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07.27 (월) 19: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