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근 무안공항 재개와 관련해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일각에서는 유가족들이 공항 재개 자체를 반대하는 것처럼 바라보지만, 정작 그들의 생각은 달랐다.
무안공항이 다시 정상 운영돼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광주 군공항 이전과 미래 산업 육성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보다 크다. 다만 그 출발점은 분명하다. 온전한 유해 수습과 철저한 진상규명, 그리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전 확보가 먼저라는 것이다.
참사가 발생한 지 1년 7개월이 지났지만 유가족들의 시간은 여전히 그날에 머물러 있다. 정신적 고통과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이 대부분이고, 아직 장례를 마무리하지 못한 가족도 있다.
더욱이 정부의 수색 종료 발표를 믿고 장례를 치렀다가 뒤늦게 발견된 유해로 다시 합동장례를 치른 유가족들도 적지 않다. 지난 4월 재수색이 시작된 이후 유해와 유류품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이들은 또다시 무안공항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재수색은 심층 수색 범위를 조정하며 진척률 70%를 넘어섰다. 그러나 가족들에게는 유해 한 점, 유류품 하나가 사랑하는 이를 품으로 돌려받을 마지막 희망이다. 진척률이라는 숫자가 높아졌다고 해서 그들의 시간이 함께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것은 결코 특별하지 않다. 사고 원인을 끝까지 밝혀 책임을 분명히 하고, 철새 충돌 대책과 시설 개선, 안전 시스템을 충분히 보완해 국민 누구나 안심할 수 있는 공항으로 다시 문을 열어 달라는 것이다. 이는 재개항을 막기 위한 조건이 아니라 재개항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전제다.
무안공항 정상화는 지역에도 절실한 과제다. 공항이 다시 운영돼야 관광산업 회복은 물론 광주 군공항 이전과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 지역의 주요 현안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역 발전과 희생자 추모를 대립 구도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충분한 수습과 철저한 진상규명, 재발 방지 대책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공항 재개도 지역사회의 공감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신뢰 없는 속도는 또 다른 갈등을 낳을 뿐이다.
179명의 희생은 결코 서둘러 잊어서는 안 될 아픔이다. 무안공항이 다시 문을 여는 날은 단순히 항공기가 오가는 날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가장 안전한 공항이라고 믿을 수 있는 날이어야 한다. 그것이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길이자, 지역의 미래를 위한 가장 책임 있는 출발점이다.
광남일보gn@gwangnam.co.kr
광남일보gn@gwangnam.co.kr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08.03 (월) 11: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