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안에 금으로 ‘유턴’…안전자산 명예 되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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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증시 불안에 금으로 ‘유턴’…안전자산 명예 되찾나

국제금값 4700달러 육박·골드뱅킹 잔액 7개월만 반등
개인투자 순매수 전환…골드바 문의 늘고 유통 이벤트

전남광주특별시 동구 한 귀금속 매장에 금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주식과 가상자산 등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다시 금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국제 금값이 최근 반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금 순매수가 증가하고 은행권 골드뱅킹 잔액도 7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지역에서도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6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순금(24K) 한 돈 3.75g 기준 금값 시세는 내가 살 때 90만8000원으로 전일보다 1000원, 0.11% 상승했다. 내가 팔 때는 76만원으로 1000원, 0.13% 올랐다. 매수와 매도 기준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순금 가격 전반에 오름세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18K는 내가 팔 때 55만8600원으로 전일 대비 700원, 0.13% 올랐고 14K는 43만3200원으로 500원, 0.12% 상승했다. 순금과 18K, 14K가 모두 상승하면서 이날 금값시세는 금 함량에 관계없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국제 금시세도 상승세를 타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기준 국제 금시세는 온스당 4698달러까지 올랐다. 국제 금값이 4700달러선을 코앞에 둔 가운데 최근 한국금거래소가 3개월 만에 고점 수준을 다시 높이면서 국내 금시세에도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금값이 반등하면서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달라지는 양상이다.

지난 14일까지 개인투자자는 KRX금시장에서 1330억원 규모의 금을 순매수했다. 지난 5월 5240억원, 6월 3480억원, 7월 510억원을 순매도하며 3개월 연속 금을 팔았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반전된 셈이다.

은행권에서도 금 투자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 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13일 기준 1조8054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895억원 증가했다. 골드뱅킹 잔액이 전월보다 늘어난 것은 올해 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금은방에서도 최근 금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조금씩 늘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에서 귀금속 매장을 운영하는 김선경씨(52)는 “금값이 워낙 많이 올라서 예전처럼 큰돈을 들여 한꺼번에 사려는 손님보다는 여윳돈으로 조금씩 금을 사두려는 분들이 많아졌다”며 “주식이나 다른 투자상품이 불안할 때 금을 가지고 있으면 그래도 마음이 놓인다고 이야기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돌반지나 결혼 예물처럼 목적이 있는 구매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골드바나 금 투자용 제품을 문의하는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가격이 높다 보니 지금 사도 되는지, 조금 기다려야 하는지를 묻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금 투자 수요가 늘면서 유통업계에서도 골드바 판매와 관련한 행사를 잇따라 마련하고 있다. 광주신세계는 삼성금거래소와 함께 ‘골드바 VIP 초대회’를 열고 골드바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혜택을 마련했다. 100g 이상 골드바 구매 고객에게 0.2g 골드코인을 증정하고, 골드바 현금 구매 시 구매 금액에 따라 신세계상품권을 최대 2% 받을 수 있다. 100g 이상 구매 시 1%, 500g 이상 구매 시 2%가 적용된다.

이처럼 유통 현장에서도 골드바를 별도의 투자자산으로 찾는 수요를 겨냥한 행사가 등장하면서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소비시장으로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번 금값 상승의 배경에는 미국 통화정책과 달러 가치,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금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은 이자나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 만큼 금리가 낮아질수록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커지는 특성이 있다.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도 금값을 떠받치는 요인이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세계 중앙은행의 금 순매입량은 288.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증가했다.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하기 위해 금을 꾸준히 사들이면서 국제 금시장에서도 견조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은행이 2013년 이후 13년 만에 금 매입을 재개한 점도 주목된다. 중앙은행과 개인투자자 모두 금을 자산 다변화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금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금값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움직인 만큼 추격 매수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금 가격은 올해 초 온스당 5300달러대까지 치솟은 뒤 4000달러 선까지 급락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만 가격 자체가 항상 안정적인 것은 아닌 셈이다.

전문가들은 금을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상품으로 접근하기보다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분산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금값이 이미 높은 수준에 올라선 만큼 한꺼번에 투자하기보다는 투자 규모와 시점을 분산하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금으로 향하는 자금도 늘어나는 만큼 향후 금값의 방향은 미국 금리와 달러 가치, 지정학적 위험 등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김은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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