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모정환 의원 |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영광군에는 한빛원전 6기가 위치해 있다. 영광과 인근 지역 시민들은 수십 년 동안 국가 에너지정책에 협조하며 원전과 함께 살아왔다. 방사능 누출사고에 대한 불안과 환경적 부담, 지역개발 제약은 이들에게 추상적인 문제가 아니라 일상의 현실이다. 원전의 경제성을 평가할 때 지역의 이러한 부담을 비용에서 제외해서는 안 된다.
지방자치단체도 주민 안전을 위해 방사선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대피시설과 대피로를 정비하며, 방재장비를 확보하고 훈련을 실시한다. 주민 건강관리와 환경조사 역시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원전의 계속운전과 사용후핵연료 저장이 장기화될수록 이러한 책임은 더 무거워진다. 안전은 선언만으로 지킬 수 없으며, 이를 뒷받침할 인력과 시설, 안정적인 재원이 필요하다.
원자력발전 지역자원시설세는 이러한 지역의 부담을 보전하고 주민 안전과 지역개발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됐다. 2006년 발전량 1kWh당 0.5원으로 시작해서 2015년부터 1원으로 인상됐다. 그러나 이후 10년이 넘도록 세율은 그대로다. 물가와 인건비, 전문장비 가격은 올랐는데 안전을 지킬 재원의 기준만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2024년에는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원전 소재지가 아닌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의 인근 시·군·구에도 지역자원시설세의 20% 이내를 배분할 수 있게 됐다. 원전 사고의 영향은 행정구역 경계를 따르지 않으므로 인근 지역을 지원하는 방향은 타당하다. 다만 별도의 재원을 확충하지 않은 채 기존 세입을 나누면서 광역 방재체계를 운영할 가용재원은 줄었다. 지원 범위를 넓혔다면 재원도 함께 확충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책이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원전의 중대사고와 방사능 유출 위험에 따른 외부비용을 발전량 1kWh당 13.2원에서 70.1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사고 가능성과 피해 규모 등에 관한 가정을 적용한 연구 결과이지, 실제 발생한 피해액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원전의 잠재적 위험과 사회적 비용을 현행 세율이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하는 근거다.
이제는 원자력발전 지역자원시설세를 1kWh당 1원에서 2원으로 인상해야 한다. 이는 지역의 부담을 모두 보상하자는 요구가 아니다. 장기간의 세율 동결과 안전관리 비용 증가를 반영하면서 발전사업자의 부담도 함께 고려한 현실적인 조정이다.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기본 재원을 확보하자는 요청이다.
추가 세수의 사용에도 분명한 원칙이 필요하다. 방사능 방재시설과 대피 기반 확충, 환경·방사선 감시, 주민 건강관리, 사용후핵연료 안전대책에 우선 투자해야 한다. 어디에 얼마를 썼으며 주민 안전이 어떻게 개선됐는지 공개하고, 사업 성과도 점검해야 한다. 물가와 안전관리 비용의 변화를 반영해 세율의 적정성을 주기적으로 검토하는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국회는 세율 인상을 위한 지방세법 개정을 조속히 추진하고, 정부는 지역의 방재 수요에 걸맞은 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 국가를 위해 원전을 수용한 지역에 충분한 안전재원을 보장하는 것은 시혜가 아니라 국가 에너지정책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최소한의 책무다.
더 이상 원전지역의 안전이 1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모정환@gwangnam.co.kr
모정환@gwangnam.co.kr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10.22 (목) 09: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