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시론]란파라치와 국민의 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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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남시론]란파라치와 국민의 정서

배양자 동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며칠 후면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법 : 일명 김영란 법) 시행 1개월이 된다.

이 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국민의 삶 속에 이 법의 내용이 어떻게 녹여질 것인가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법의 적용을 받는 대상은 400만명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가구 평균 가족 수 2.8명을 곱하면 1120만명에 달해 우리나라 인구의 22.4%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적용대상자의 일상생활과 관련 있는 기업, 농수산축산업, 요식업, 각종 스포츠 센터 등 간접적 영향을 받는 사람은 5000만명 전 국민이 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최근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강원도의 경우 화훼관련 업종의 매출이 40~60% 감소해 이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내용이 있었다. 전남의 경우에는 수산물의 매출감소를 위한 방안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3만원이 넘는 식사를 하지 않고 더치페이를 하기 위해 각 공공기관의 구내식당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반면 친척분의 회갑기념 식사가 있어 방문했던 시내의 고급음식점에서는 매출이 급감해 현상유지가 어렵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한편 이 법의 정확한 내용을 몰라 갈팡질팡하는 모습도 곳곳에 노출되고 있다. 이 법을 만든 정치권에서 조차도 해석에 분분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모 정당의 대표가 자율주행자동차의 연구개발 상황 현장을 방문 시 방문 기념으로 받았던 초코렛 1상자의 가격이 3만원이 넘었다해 퀵서비스를 이용해 반납한 해프닝도 있었고 국감 시 국감 참여 의원 격려 간식조차도 이 법의 저촉여부를 따져봐야 하는 형국이 노정되었다. 일부에서는 이법의 저촉여부를 사전 자가진단해 주는 앱을 개발하기도 했다고 한다.

지난달 28일에 이 법이 시행 후 첫 신고 된 모 대학교수에 전달한 캔 커피조차도 국민권익위원회는 원칙적으로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대학 현장에서 이와 유사한 사례를 접한 경험이 있다. 야간 강의가 있는 날인데 한 학생이 바나나 우유를 2개를 샀단다. “교수님! 하나 드시지요”. 해맑은 눈으로 “어렵게 말씀드리니 받아주세요”라는 신호를 거절하고서 혹여 그 학생이 상처입지 않았을까 염려하는 것이 지나친 기우일까? 받았을 경우 누군가(란파라치)가 신고했다면 뒷감당 후의 씁쓸함으로 반대로 상처 받았겠지! 양가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원래 이 법의 취지는 벤츠 검사 사건처럼 억대의 부정한 선물로 인한 부정청탁을 뿌리 뽑겠다는 좋은 의미로 출발을 했다. 그러나 실제 시행에 있어서는 너무 지나친 규제 아니냐?, 사적 자치 영역이 어디인지 한계가 모호하다는 등 근본 취지에 맞게 손질이 필요하다는 비난도 많다.

법 해석에 대한 모호성은 1개월이 채 안된 현 시점에 법률 내용에 대한 유권해석 건 수에서 알 수 있다. 유권해석을 국민권익위 홈페이지로 확인한 결과 4000여건에 이르고 있지만 그 답변은 30%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권익위는 낮 동안에는 전화문의에 시달리고 주말도 반납한 채 인터넷 유권해석의뢰에 대한 댓글 달기에 바쁘단다. 이와 함께 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한 신고 활동 (일명 란파라치)은 경찰, 검찰, 감사원. 국민권익위원회, 국회법제사법위원회까지도 접수되고 있다. 접수된 내용은 60일 이내에 처리하게 되어 있어 아직 결과가 나온 사건은 없다고 한다. 신고는 실명으로 하게 돼 있지만 허위신고 시에는 무고로 몰릴 수도 있단다. 하지만 이런 저런 정황들은 공직자인 경우 정당한 업무협조에도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두려워해 소극적 행정의 발로가 되고 있단다. 이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 앞으로의 유권해석이나 판례에 의존율이 높기 때문이다.

이 법의 시행 1개월에 대한 여론은 양 갈래인 것 같다. 첫째는 학부모 등이 교육기관에 갈 때 잔 신경을 쓰지 않아서 좋다는 등 서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왕 시작됐으니 청렴사회로 가는 성장통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다른 한편은 미국의 금주법 처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해 사문화 된 법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미국의 금주법은 갱단에 의한 밀주제조라는 비합리적인 일이 발생했다.

우리 사회는 성숙된 사회로 법 적용의 유연성 등 재점검이 이루어진다면 조기에 정착되리라 본다. 현재 우리가 앓고 있는 성장통은 법률 통과 후 준비 없이 서둘러 시행해 혼선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법 시행 2개월 전까지도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이 내려올 것이라고 기다리고만 있었다. 그 결과 국민들의 피해만 확산되고 있다. 이 법의 큰 이슈인 부정청탁과 금품수수에 대해 정확한 기준설정이 마련돼야 한다. 부정청탁은 어느 정도 국민의 인식의 문제로 조기 연착륙이 가능하리라 본다. 금품수수에 대한 부분. ‘3·5·10원칙’을 국민의 정서와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다각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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