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이른 폭염에 잦은 소나기, 마른 장마에 여름 가뭄으로 몸살을 앓았고, 단풍도 채 물들지 않은 10월 중순 전국에 한파특보가 내려져 초겨울 날씨를 보였다. 갈수록 더워지는 지구 온도에 대한 ‘우울한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의 한 비영리 기후 연구단체인 클라이밋 센트럴은 최근 지구의 평균 기온이 3도 더 오르면 해수면 상승으로 중국 상하이, 호주 시드니 등 50개 도시가 물에 잠기고 8억 명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구 온도가 3도 오르는 시기도 2060년으로 40년이 앞당겨 졌다. 침수 피해 취약지로 중국,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태평양지역이 집중됐다. 이들 국가는 최근 석탄소비를 늘린 곳이라고 경고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해 해수면 상승과 홍수가 겹치면 2030년에는 김포공항을 포함한 국토의 5%가 물에 잠기고, 330만 명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실 기후변화를 완벽히 피할 수는 없다. 더 큰 재앙을 막으려면 전 세계가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합의한 ‘2050탄소중립’ 실현보다 탄소 배출을 비약적으로 줄여야 한다. 세계 각국 정상들은 11월 1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당사국총회에는 세계 198개 회원국의 각국 정상, 학자, NGO 관계자 등 2만 여명이 참석하는 국제회의다.
이번 회의가 더 주목 받는 이유는 탄소배출 감축 논의와 함께 오는 2023년 열리는 COP28 개최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COP28 유치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는 가운데 아랍에미리트와 경쟁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제4차 아시아·태평양 환경장관포럼’에서 “한국은 경제규모 세계 12위,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7위로 환경에 걸 맞는 책임감 있고 의무 있는 역할을 수행하겠다”면서 “오는 2023년 COP28을 유치해 세계와 함께 탄소 중립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P4G 서울 정상회의’와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COP28의 한국 유치를 거듭 희망했다. COP28 유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COP28을 유치한다면 대한민국이 기후·환경선진국으로 도약하고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감축 등 전 지구적 이슈를 주도할 수 있다. 또한 기후·에너지를 매개로 유라시아 지역, 아세안, 인도 등과 협력을 강화해 신북방·신남방정책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다.
현재 COP28 유치에는 여수시를 포함해 인천·제주·부산·고양시 등 5개 도시가 경쟁 중이다. COP 이념과 가장 부합하는 최적의 개최지는 단연 여수시다. 사실 2008년부터 당사국총회 유치에 뛰어든 여수시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성공 개최에 이어 전 세계에 환경·기후에 대한 이슈를 제시하고 실천해온 상징적인 도시다.
특히 남해안 남중권 12개 시·군이 여수 중심 COP28 공동유치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남(여수, 순천, 광양, 구례, 보성, 고흥)과 경남(사천, 진주, 하동, 남해, 산청, 고성) 등 12개 시·군의 남해안 남중권 공동유치는 동서화합은 물론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의 실현할 수 있는 모델이 될 수 있다. 향후 이 지역의 지속가능한 공동발전도 기대된다. 더욱이 남해안남중권은 정유·철강·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산업이 집적돼 있어 COP28을 개최한다면 산업체의 온실가스·미세먼지 감축 촉진 및 정부 에너지 전환 정책 실현의 핵심지역으로 부각될 수 있다. 특히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여야의 유력 정치인들도 여수 중심의 남해안 남중권 COP28 유치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청와대와 정부, 국회를 수차례 방문해 COP28 개최지를 여수를 중심으로 한 남해안 남중권에서 치를 수 있도록 적극 건의하는 등 전 도민과 함께 모든 역량과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수에서 열린 ‘2021 도시환경협약 여수정상회의’(9.30~10.1일)에서도 20개국 정상과 국제기관 네트워크에 기후변화 대응 선도도시 이미지를 부각하며 COP28 여수유치 홍보와 괄목할만한 지지를 이끌어 냈다.
이제 온실가스를 줄이는 탄소중립 실천은 시대적 과제다. 쉽지 않지만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일이다.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 지구를 살리고 나와 이웃, 우리 아이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 그 중심에 남해안남중권이 있다. 지역의 경계를 넘어 12개 시·군이 환경보전과 미래세대를 위해 한뜻으로 힘을 모으고 있는 COP28 여수 유치가 한껏 기대된다.
최현수 기자 press2020@gwangnam.co.kr 최현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