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을 키우자] 모아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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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특집

[강소기업을 키우자] 모아푸드㈜

훈제 영양식으로 오리고기 대중화 선도
당일 도계 신선육 고집·자동화 공정 등 고품질 경쟁력
5월 장흥에 신공장 준공…화재 사고 딛고 재도약 발판
고등어·삼겹살 등 신제품 개발…직원 복지·교육 관심

모아 흑마늘 황금덕


‘의 좋은 원앙오리 같다’, ‘낙동강 오리알’, ‘닭 잡아먹고 오리 발 내놓기’…. 속담의 소재로 친근하게 쓰여온 오리는 신라·고려시대 뿐만 아니라 고대 이집트·일본 등 오랜 역사 기록에서도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닭과 함께 대중적인 보양 식재료로 각광 받아온 오리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해마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소비자들이 오리고기를 기피하는 어려운 시기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이에 지자체와 오리자조금관리위원회 등은 ‘오리 먹는 날’을 지정하고 대대적인 소비촉진 행사를 벌이기도 한다.

훈제 제품 등을 개발하며 오리고기 대중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30년 외길을 걸어온 기업인이 있다. 정남진 장흥군 장흥읍 소재 모아푸드㈜를 이끌고 있는 정동춘 대표다.

20대 시절 정 대표는 농가에서 오리를 받아다가 전국 전통시장, 음식점을 돌며 생오리를 팔기 시작했다. 이후 나주에서 농장을 개장해 오리를 직접 키우고 판매했다. 그러던 중 오리가공업체 창업을 꿈꾸면서 오리훈제를 취급하는 회사에 취업해 총괄경영 이사까지 오르며 생산 공정과 회사 운영 전반의 실무 등을 꼼꼼히 익혔다.

강진군 성전면에 모아푸드를 창업한 건 2016년. 이듬해 ‘황칠 황금덕 훈제오리’ 출시를 시작으로 ‘정동춘 표’ 오리를 알렸다. 현재 모아푸드는 훈제를 중점적으로 ‘황칠 황금덕’, ‘모아 흑마늘 황금덕’ 등을 생산해 농협 목우촌, ㈜팜덕 등에 납품하고 있다. 온라인 시장과 홈쇼핑에도 발빠르게 뛰어들어 2020년 전남도 중소기업지원 TV 홈쇼핑 첫 방영을 시작으로 지마켓 쇼핑몰, 롯데 ONE TV 홈쇼핑에 진출했다.



정동춘 모아푸드㈜ 대표


그는 좋은 제품은 ‘청명건(淸明健)’의 마음 가짐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모아푸드는 국산 생오리만을 취급하는 등 품질 우선주의를 강조함과 동시에 분업화된 생산 시스템을 구축했다. 당일 도계 신선육을 원칙으로 각 제조공정(염지, 숙성, 훈연, 냉각 등) 과정에서 매뉴얼에 의한 최적의 시간·온도·밀도·습도·풍향·부재료 배합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HACCP(안전관리인증)을 통해 제품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또 전남지식센터의 IP 바로 지원사업에 참여해 BI(brand identity·브랜드 이미지 통합화 작업)인 ‘훈작’과 포장디자인을 개발했다.

황칠 황금덕
회사는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대신 야간 클린전담반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3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와 함께 업무 효율화로 직원들의 근무 질을 높이고 있다. 정 대표는 요즘 시장을 넓히기 위해 젊은 입맛을 겨냥해 막창, 고등어, 삼겹살, 등갈비, 닭가슴살 훈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해마다 발생하는 AI조류독감으로 인해 가격의 변동폭이 커 안정적인 원재료 수급에 어려움이 있다”며 “오리만의 시장 한계성이 있다고 판단해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신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궤도에 오르기까지 우여곡절도 있었다. 2020년 4월 화재로 인해 건물 기계 장치류, 완제품, 원·부재료가 완전 전소돼 소방서 피해추산 3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생산이 중단됐지만 정 대표는 2개월의 재가동 준비 기간 동안 50여 명의 직원에게 급여를 정상적으로 지급했다. 장흥으로 공장을 옮긴 후에도 과잉인력 상태였지만 인수 임차공장 근로자 28명의 퇴직금을 지급하고 근무희망자 11명의 고용을 승계했다.

모아푸드는 지난해 6월 전남도, 장흥군과 투자협약을 체결해 장흥바이오식품산단 산업단지 내 7768㎡의 대지를 신공장 부지로 매입했다. 이달 기준 90%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오는 5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신공장은 오염물질 저감시설 설치, 환경오염 방지 설비 도입, 생산현장의 디지털화 및 ICT를 기반으로 한 생산 효율화·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공장이다.

기존 제1공장에서는 훈제오리를 주력 생산하고 신공장(제2공장)에서는 훈제막창, 훈제고등어, 훈제삼겹살 등 신제품을 생산할 계획으로, 부설연구소 설립도 구상중이다. 또 과거 화재로 비어있는 강진 성전면 부지에는 냉동저온창고를 만들어 지역에서 나오는 농축산물과 자사 제품을 비축할 계획이다.

현재 66명의 직원 중 취업 취약층인 청년과 여성, 중고령자 채용 비율이 각각 58%, 62%, 27%에 달하며 올해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30여 명의 신규 직원을 채용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채용환경의 유연함이 떨어져 이직률이 높은 실정이다”며 “직원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정착할 수 있도록 하반기에 자체 기숙사를 건립하려고 한다”고 귀뜸했다.

그는 ‘직원이 곧 회사의 재산이다’는 신념으로 직원들의 복지, 교육에도 앞장서고 있다. 생활안정자금 대출 지원, 숙소 전액 지원, 생일자 케익, 청년지원자금을 제공하고 있으며, 직원들의 지속적인 자기계발을 위해 교육비와 자격증 응시료도 전액 지원하고 있다.

정 대표는 “사무·생산직 직무에 ‘정·부제’를 도입해 업무 공백에 따른 부담감 없이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하고 자율선택 근무제, 육아휴직, 동호회 활동 지원 등 직원들이 편하고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며 “지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를 목표로 일자리 창출과 질을 동시에 잡겠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 봉사에도 앞장서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해 한국식품마이스터고, 정남진 특성화고에 장학금을 기탁하는 등 나눔을 실천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지역민들을 위해 장흥군청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올해 역점을 두는 목표 중 하나는 해외시장 진출이다.

그는 “전남 지식센터 글로벌IP 스타기업에 선정되면 수출에 나설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특허·상표권 등 지식재산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훈제오리 전문 제조 회사로 건강하고 맛있는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송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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