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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기 광주시소프트테니스협회장이 “광주소프트테니스의 종목 발전과 재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포부를 밝히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
최근 광주소프트테니스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용기 광주시소프트테니스협회 회장은 “소프트테니스가 비인기 종목이긴 하지만, 1920년 제1회 전국체전의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정구’라는 이름으로 함께 해온 역사 깊은 종목이다. 광주소프트테니스의 종목 발전과 재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 2021년 1월 6일 진행된 광주시소프트테니스협회 회장 선거에서 선거인단 30명 가운데 16표를 얻어 2대 통합 회장직에 올랐다.
담양 출신인 김 회장은 매일 소프트테니스 라켓을 놓지 않고 있는 생활체육인이다.
1977년 광주·전남 전국체육대회 개최로 신설된 중흥소프트테니스장과 인연을 맺은 뒤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생활체육소프트테니스대회, 전국생활체육대축전, 대한체육회장기 시도대항 생활체육 전국소프트테니스대회 등에 출전해 수차례 우승을 차지하는 등 아마추어 정상급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소프트테니스 관련 이력도 화려하다.
2000년 국민생활체육전국소프트테니스연합회 기획이사 역임을 시작으로 2001년 담양군체육회소프트테니스연맹 전무이사, 2003년 국민생활체육광주시소프트테니스연합회 사무국장, 2004년 광주시소프트테니스연맹 부회장, 2008년 국제소프트테니스연맹 이사, 2009년 광주시체육회 상임부회장,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 광주FC 창단위원·상임이사, 2010년 국민생활체육전국소프트테니스연합회 부회장, 2012년 광주시 동구청 소프트테니스부 단장, 2015년 통합소프트테니스협회 이사, 2017년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이사, 2019년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생활체육위원회위원장 등 50년 가까이를 소프트테니스와 동고동락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회장이 광주시소프트테니스협회장으로 취임할 당시 지역에는 인재 유출 문제가 심각했다. 광주에서 유일하게 여자고등학교 소프트테니스부를 운영하던 동신여고가 2018년 팀을 해체하면서 초-중-고-대학교로 이어지는 인재 양성 루트가 끊겨 타 지역으로 떠나는 선수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광주에 여고팀이 없어진 탓에 2019년 소년체전에서 광주대표로 나섰던 7명의 선수 중 일부가 다른 지역으로 떠났고, 이후 매년 중학교 3학년이 된 학생들이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취임 후 여고팀 재창단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김 회장은 “해제된 소프트테니스부를 다시 살리려고 많은 시도를 했지만 동강학원의 반대가 심해 무산됐다”며 “다른 학교들도 재정적인 문제 등을 이유로 팀 창단을 꺼려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지역 꿈나무 육성을 위한 팀 창단을 포기하지 않았고, 당시 장휘국 교육감과 윤영덕 국회의원 등의 도움을 받아 결국 목표를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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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전남에서 열린 ‘제104회 전국체육대회’에 참가한 광주 소프트테니스팀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소프트테니스협회 |
그렇게 지역 소프트테니스 명맥을 잇게 된 서진여고는 창단 1년 6개월 만에 전국대회 첫 금메달을 수확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 8월 전북 순창 다목적소프트테니스장에서 열린 2023년 전국남녀중고교소프트테니스 추계연맹전에서 금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대회 여고부 개인 단식에 출전한 김가원(2년)은 박은정(우석여고)을 4-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여고부 단체전에 출전한 김가원·김세나·김민지·강민서(이상 2년)·소채은·김민정·김현서(이상 1년)는 동메달을 건져 올렸다.
서진여고는 10월 전남에서 열린 제104회 전국체육대회에서는 창단 첫 전국체전 금메달도 따냈다. 김세나(2년)가 대회 개인 단식 결승에서 황정미(우석여고 3년)를 4-1로 제압하며 정상에 오른 것이다.
김 회장은 “우석여고는 전국 소프트테니스 여고랭킹 1위다. 그런 상대를 창단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학교 선수가 완승에 가깝게 이긴 것은 놀라운 결과다”며 “이 모든 게 선수와 훌륭한 지도자들의 노력 덕분이다. 이번 결과로 광주 소프트테니스 실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여고팀 창단으로 시급한 현안을 해결했지만, 김 회장에게는 또 다른 목표가 남아있다. 바로 ‘실업팀’ 창단이다.
현재 광주에는 실업팀이 없어 정상급 실력을 지닌 고교 선수들이 다른 지역으로 떠나간다. 그나마 지역 대학교 한 곳이 소프트테니스 팀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업팀이 지원하는 조건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기에 대학교를 선택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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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회 전국체육대회’ 소프트 테니스 단식 우승을 차지한 서진여고 테니스부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소프트테니스협회 |
그는 이외에 소프트테니스 코트를 전부 인조잔디로 교체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코트 대부분이 클레이코트(흙)이다 보니 관리가 힘들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 등 주기적으로 평탄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며 “더욱이 대회 대부분이 인조잔디 코트에서 치러진다. 이번 전국체전도 마찬가지이고, 내년에 열릴 체전도 인조잔디에서 열린다”고 말했다.
이어 “클레이코트와 인조잔디에서 공이 튀는 정도가 달라서 선수들이 연습을 해봤자 막상 현장에서 적응을 못 하는 경우도 많다”며 “시체육회와 협력해 내년에는 코트장을 인조잔디로 교체하려고 한다. 이것도 임기 내 이뤄야 할 숙원사업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서 생활체육 대회 개최 시 선수들이 사용할 수 있는 숙소 마련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끝으로 “축구와 야구 등을 제외한 비인기 종목들은 모두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지역 꿈나무들을 육성하고 스포츠 스타를 발굴해낸다면 지역 위상을 드높이고 종목 인기도 다시 끌어올리며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다”며 “앞으로도 종목 발전과 함께 광주소프트테니스협회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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