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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도 LNG 터미널(탄소중립 에너지 클러스터) 조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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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경제·산업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여수국가산업단지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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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경제·산업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여수국가산업단지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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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경제·산업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여수국가산업단지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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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지난해 유럽 순방중 독일 프랑크푸르트 메리어트호텔에서 린데, ㈜한양과 1조원 규모의 ‘묘도 블루수소 생산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김영록 도지사를 비롯해 숀 더빈 린데 수석부사장, 김형일 ㈜한양 대표, 성백석 린데코리아(주) 대표, 문병철 동북아 LNG 허브터미널 대표 등이 참석했다. |
LNG는 ‘탈석탄 재생에너지 시대’를 대비하는 브릿지 연료로서 기존 화석연료의 단점이었던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여기에 묘도의 지정학적 이점은 동북아 허브로서의 잠재력을 갖추기에 충분하다. 국제적으로 중국·일본의 정중앙에 위치해 세계 LNG 시장의 58%를 차지하는 동북아 시장으로 진출하는데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국내에서는 부산에 이어 한국의 항만 물동량 2위를 자랑하는 여수·광양항에 위치하고 있다. 또 인근에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여수 산업단지가 있어 에너지 수요가 풍부하다.
무엇보다 이번 사업은 지난 2022년 발표된 윤석열 정부의 ‘균형발전 전남도 지역 공약’의 세부사업 중 하나로 선정된 바 있어 그 전망이 밝은 상황으로, 사업의 구체적 내용과 추진 방향,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알아봤다.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지역소멸 방지 ‘희망의 씨앗’
최근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초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지역소멸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가 이러한 지역소멸을 막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들고 나온 것이 바로 ‘지역활성화 투자펀드’다.
지역활성화 투자펀드는 지역소멸 방지를 위해 수도권을 제외하고 지방에만 지원하는 국가사업이다. 국비(재정)와 산업은행, 지방소멸대응기금 등에서 각각 1000억원씩 출자하는 방식으로 총 3000억원 규모의 모펀드를 구성한다.
민간이 지역사회 파급효과가 큰 지역투자 프로젝트를 발굴하면 정부와 정책 금융기관이 펀드를 조성해 ‘마중물’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또 예비타당성조사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속도감 있는 사업추진이 가능하다.
정부는 민간 투자를 포함할 경우 모펀드 규모 대비 10배 이상인 최소 3조원의 투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지역활성화 투자펀드를 통해 지역소멸을 막을 수 있고 사업성이 높은 민간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성 부족과 자금 조달의 어려움으로 대형 프로젝트가 좌초되거나 그 규모가 대폭 축소되는 사례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전남도 지역활성화 펀드 유치 박차
전남도도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 유치에 팔을 걷어 부쳤다. 정부의 지역활성화 펀드의 대표 성공사례를 전남이 만들어 내겠다는 포부다.
그 첫 후보 사업으로 1조4000억원 규모의 ‘여수 묘도 LNG 터미널 사업’이 부각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총사업비 1조4000억원 중, 국비 1400억원, 지자체 224억원, GS에너지 등 민간기업이 2576억원을 각각 출자하고 민간PF 시장에서 9800억원을 투자받는 구조다.
전남도는 지난해 7월 정부의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 계획 발표 이후 펀드 설명회 등을 통해 다양한 시·군과 민간 제안 후보사업을 수차례 검토했다. 그 중 ‘여수 LNG터미널 사업’은 정부가 사업성 평가, 지역경제 파급효과 등에서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첫 번째 사례로 알려졌다.
여수 묘도 LNG 터미널 사업은 민간 기업이 오랫동안 준비한 사업으로서 고금리로 투자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지역활성화 투자펀드가 그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된다.
또 펀드 심사 과정에서 여수 묘도 LNG터미널 사업에 대해 정부(기재부)와 민간(PF시장)이 사업성을 철저하게 검토하고 전국 공모방식으로 진행해 사업성이 검증되지 않으면 출자와 투자가 진행되지 않도록 해 사업 부실화를 방지하는 안전장치도 마련됐다.
△여수 LNG 터미널 생산유발효과만 2조8000억원
1조4000억원 규모의 여수 LNG 터미널이 구축될 경우 전후방산업 활성화와 LNG 연관사업의 비약적인 발전이 기대된다.
또 미래 첨단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초저온 연구, 수소연료전지, 초저온 환경실험실, 액체수소 제조 등 첨단산업 뿐만 아니라, 유리온실, 식물공장, 동결건조, (초)저온 물류 등 미래 농수산업 인프라 구축에도 기여한다.
특히 터미널 운영에 따라 지역에 직접 도움을 주는 지역 직접지출 효과는 인건비, 유지보수비, 지방세 등 연 238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1조4000억원 투자에 따른 고용유발효과는 약 1만3000명, 생산유발효과는 약 2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에너지 산업 생태계를 획기적으로 바꿔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앞두고 LNG 사업을 넘어 미래 첨단 에너지산업인 수소 사업을 선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NG 터미널, 글로벌 에너지 허브에 ‘필수’
세계적으로 대표적 LNG 글로벌 허브는 싱가포르다. 석유가 한 방울도 나지 않는 싱가포르는 2013년 아시아 최초로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을 준공하면서 ‘세계 3대 오일 허브’이자 ‘가스산업 글로벌 허브’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됐다.
국내에서는 울산이 LNG 허브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항은 2030년 완공을 목표로 동북아 오일가스허브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를 벤치마킹해 오일 저장뿐만 아니라 오일을 기반으로 금융거래가 이루어지는 동북아 오일허브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여수 묘도 일대는 세계 LNG 거래량의 58%를 차지하는 동북아(한·중·일 등) LNG 시장을 지척에 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도 투자를 주저했던 탓에 LNG 글로벌 허브 타이틀을 놓치게 된 것은 두고두고 뼈아픈 대목이다. 강력한 경쟁상대인 울산항의 도전 역시 전남도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역소멸 극복 위한 민간투자 적극 나서야
전남도는 그동안 민간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대형 투자를 머뭇거려 사업 진척이 부진하고, 일부 반대의견으로 지역투자 기회를 놓치거나 지연된 사례가 일부 있었다.
1조5000억원 규모의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대표적이다.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부동산 투기 논란, 토지·도선 보상 민원 등으로 차질을 빚어 사업 기간이 계속 늘어났다.
여수 화양지구 관광개발사업은 당초 2003년부터 2015년까지 부지 302만평에 1조4435억원을 들여 호텔, 골프장 펜션 등 국제레저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사업진척이 더뎌지면서 사업 기간도 2024년까지로 연장된 상황이다.
△묘도 LNG 터미널 사업에 지역 활성화 투자펀드 매칭 노력
여수 LNG 터미널 사업의 높은 사업성에도 불구하고 전남도는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남 뿐만 아니라 타 시·도에서도 지역활성화 펀드 선정 경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경북, 충북, 충남 등이 활발히 물밑작업을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타 시·도는 2000억~3000억원 내외의 기숙사, 관광시설 사업 등임에 반해 전남은 전후방 파급효과가 큰 1조4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 투자여서 펀드지원 목적에도 부합하고 경쟁력이 높다.
하지만 선착순 공모로서 전남이 한발 앞서지 않으면 정부예산은 타 지자체로 넘어갈 우려가 크다.
다행히 전남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8일 김완섭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여수·광양항을 찾아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지자체 현장 간담회를 직접 주재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만큼 정부도 전남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는 방증이다.
무엇보다 안보 차원에서도 국내에 LNG 허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가 전략무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남이 동북아 에너지 중심 국가가 됨으로써 에너지 국가 안보를 덤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펀드 후보 사업과 관련해 지역에 부정적 의견이 확산될 경우 앞으로 있을 정부와 금융기관의 사업성 평가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일부 우려에 대해서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강상구 전남도 에너지산업국장은 “지역활성화 투자펀드는 정부가 사업성을 직접 검증할 뿐만 아니라 자금지원 후 성과없이 사라지는 보조사업이 아니라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사업 구조다”며 “정부의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 에 최종 선정돼 국비 1400억원을 반드시 확보하고 여수 묘도를 ‘제2의 싱가포르’, ‘동북아 LNG 에너지 허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정렬 기자 holbul@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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