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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뉴미디어문화본부장 |
우리나라에 야구가 들어온 것은 1904년 미국인 선교사 질레트가 황성기독교청년회의 회원들을 지도하면서 부터이다. 당시에는 타구(打球)라고 했다고 한다. 1906년 황성기독교청년회와 덕어학교의 경기가 야구경기의 시초이다. 일제시대 그럭 저럭 명맥을 유지해오던 야구는 중일전쟁 이후에는 ‘망국스포츠’로 불리며 활동이 금지되기도 했지만 광복과 함께 다시 활기를 찾았다.
1945년 조선야구협회가 재조직됐고 1946년 청룡기중학야구선수권대회, 1947년 황금사자기대회가 각각 창설됐다.1954년에는 국제야구연맹에 정식으로 가입했다.
특히 고교야구는 1960년대 후반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1970년대에는 대회때마다 준준결승(8강)부터 이미 매진되는 등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1972년 역전의 명수 군산상일고등학교 김봉연, 1976년 경남고등학교 최동원, 1978년 부산고등학교 양상문, 선린상업고등학교의 박노준 등 이 매년 스타로 각광받으며 신문지면을 장식했다.
1979년 전국고교야구 선수권대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까지 총 4개 토너먼트 대회에 입장한 관객은 112만 명에 달했다고 한다.
1981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신군부는 정치에 쏠렸던 국민들의 관심 등을 다른 쪽으로 돌리기 위해 1982년 고교야구 인기에 편승, 지역에 연고를 둔 6개 구단이 참여하는 프로야구를 출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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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프로야구는 호남에 지역연고를 둔 해태타이거즈가 주도했다.
서울 MBC청룡, 인천·경기 삼미슈퍼스타즈, 대전·충청도 OB베어스, 부산·경남 롯데자이언츠, 대구·경북 삼성라이온즈 등 6개 팀이 참가해 팀당 80경기를 펼쳤고 첫 한국시리즈 우승은 OB베어스가 차지했다.
6개 팀중 최소 인원인 16명으로 창단한 해태 타이거즈는 구단의 열악한 지원 등에도 불구, 1983년부터 우승을 도맡아 했다.
1983년 한국시리즈에서 당시 MBC청룡을 4승 1무로 이기며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모기업의 부도로 기아타이거즈로 팀명이 바뀐 2001년까지 무려 9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1986년은 해태 왕조가 막을 연 시즌이었다.
선동열, 김정수, 차동철,장채근 등 지역 연고의 선수들이 대거 입단한데다 국가대표 3루수 한대화 선수를 트레이드로 데려 온 타이거즈는 그해 열린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4승 1패로 압도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1987년에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만나 4승 무패로 우승했다. 1988~89년에는 한국 시리즈에서 빙그레 이글스를 2년 연속 만나 각각 4승 2패, 4승 1패로 이기며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시리즈 4연패를 했다.
해태는, 1991년에도 빙그레를 4대 0으로 꺾고 우승해 통산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뤘다.
그리고 다시 삼성과 만난 1993년 한국시리즈에서는 신인 이종범의 맹활약으로 또 다시 우승, V7의 신화를 달성했다.
선동열이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로 이적한 이후인 1996년에는 한국시리즈에서 신흥 강호 현대와 접전 끝에 4승 2패로 승리하며 우승했고 1997년에도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맹활약으로 LG 트윈스를 4승 1패로 승리하며 아홉 번 째 우승을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해태 왕조는 거기까지였다.
야구천재 이종범이 1997년을 끝으로 일본프로야구 주니치에 진출하며 팀 전력에 큰 손실을 입은데 다 ‘IMF’때 모기업인 해태제과가 부도가 나면서 2001년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의 기아자동차가 프로야구단을 인수한 것이다. 호남인의 애환이 서려 있었던 해태 타이거즈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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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새롭게 태어난 기아타이거즈는 모구단의 적극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10년 가까이 우승을 하지 못했다. 결국 2009년 정규 리그 1위를 차지하고 이어 열린 한국시리즈에서 SK를 4승 3패로 꺾고 통산 10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이어 8년 후인 2017년에는 두산베어스를 한국 시리즈에서 4승 1패로 꺽고 11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024년 스프링캠프 출발 직전 불미스런 일로 김종국 전 감독이 중도 하차한 기아타이거즈가 지난 17일 올 시즌 1위를 결정지었다.
이날 인천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원정경기에서 0-2로 패했지만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가 패하면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남은 정규리그 경기에서 홈런 37개, 도루 39개를 기록 중인 김도영이 ‘ 40-40’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 지도 전 국민의 관심사다.
기아는 오는 10월 19일부터 7전 4선승제로 펼쳐지는 코리안 시리즈에서 축배를 들 준비에 들어갔다.무엇보다도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 시절을 포함해 KS에 지금까지 11번 올라가서 모두 우승(V11)을 차지한 기아가 이번에도 KS에서 12전 12승의 무패 신화를 달성해주기를 기대한다.
김상훈 기자 goart001@gwangnam.co.kr 김상훈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