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능 활용…수채화와 유화 감성 ‘듬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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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AI 기능 활용…수채화와 유화 감성 ‘듬뿍’

사진작가 조영신 제1회 개인전 12일부터
무등갤러리서 대명매·인물 등 39점 선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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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면 예술분야 재야의 고수들은 많다. 대학에서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오랫동안 한길을 걸으며 스스로 실력을 쌓고 깊이를 더해온 예인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한때는 대학에서 전공하지 않으면 아웃사이더처럼 취급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전공이 무너지는 등 영역이 점차 약화되는 예술경계에서 전공 유무를 따지는 것도 시대착오적인 판단으로 받아들여진다.

오랫동안 전남대병원 교수로 재직했던 남편(정선식 전남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을 뒷바라지 하느라 자신이 하고 싶었던 분야에 전력을 하지 못하다 남편의 정년 후 10여년 전부터 사진에 몰입돼 열성을 다해 활동을 펼쳐온 한 사진 작가가 첫 전시를 앞두고 있다.

주인공은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했지만 사진에 빠져 프로작가로 데뷔한 뒤 그동안 10여년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투영된 첫 사진전을 12일부터 오는 18일까지 무등갤러리에서 갖는 전남 곡성 출생 작가 조영신씨(71·광주 동구 학동). ‘The Earth-사진이 그림을 품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AI 기능을 넣어 시도한 작품인 눈 쌓인 대명매와 꽃이 만개한 대명매 등 39점을 출품했다. 대명매 2점은 전남대 의대에 기증했으며, 새롭게 건립될 치과대학에 다시 기증하기로 했다.

사진작가 조영신씨
전시 대표작으로 꼽히는 ‘대명매’(현 홍매)는 전남대 민주마루(옛 대강당) 앞에 위치한 매화로 1621년 서장관으로 명나라를 방문한 고부천이라는 분이 명나라 황제인 희종으로부터 연분홍 홍매화를 선물로 받아 고향인 담양에 식재한 뒤 대명매라 불렸다. 그런데 후손으로 전남대 농대학장을 지낸 고재천 교수가 전남대에 기증해 이식된 것으로 수령이 400년 정도 됐다고 한다. 한때 호남 5대 매화로 뽑혔다는 설명이다.

작가는 이 대명매를 눈이 쌓였을 때와 꽃이 피었을 때 따로 카메라 앵글에 담아냈다. 눈이 내렸을 때와 꽃이 피었을 때 기간은 불과 10여일만에 일어난 자연 현상이었다. 자연의 인내와 생명의 아름다움 등을 앵글에 담아냈고, AI 기능을 활용해 수채화와 유화의 감성을 덧입히는 등 ‘조영신표’ 사진작품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또 대표작으로 꼽히는 것이 인물이다. 그의 인물은 네팔 화장터 다리 위에서 만난 남성들의 강렬한 시선을 담은 작품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더욱 깊어진 인간의 표정을 포착하고 있다.

조 작가는 “처음으로 작품을 선보이게 돼 너무 행복하다. 그냥 주부로 살 때는 이렇게까지 행복하지 않았는데 사진을 하고 부터는 대개 행복감에 휩쌓인다. 사진을 찍으면서 개인적으로 관찰력이 좋아진 것 같다. 또 포토샵 공부하면서 추가적으로 한 것이 AI였다. AI로 활용해 하는 작업이 딱 한번 시도해 나오는 것이 아닌 만큼 쉽지 않다. 작품 중에 작업 시간이 20일 걸린 작품도 있다”면서 “지구상의 모든 생명과 풍경, 그리고 그림을 결합한 사진전을 만들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2017년 유럽으로 투어를 다녀오는 등 줄곧 교류를 해왔다는 장현우 화가는 그의 활동에 대해 “예술적 열정을 불태우는 사람이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열정적으로 사진작업을 펼쳐왔다. 예술작업이 재현에 그쳐서는 안되고 자신의 철학을 투영해 재해석해낸다. 저도 오히려 자극을 받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대명매-2’
‘대명매-1’
전시에서는 자연과 사람, 새 등을 주제로 한 8분 분량의 영상을 설치, 상영하기로 해 전시장을 찾은 이들의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인물과 도시, 골목 등 테마를 중심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며, 국내외 기획전과 국제 사진 공모전, 단체 활동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조영신 작가는 올해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있는 국제사진예술 단체인 미국사진협회가 공인한 국제사진공모전 ‘KOREA PHOTO ART 2025’ 포토저널리즘 부문에서 PSA HM Ribbon을 입상했다. 현재 (사)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 간사를 맡고 있으며, 광주 무등사진 동우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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