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일 체감온도가 34도가 넘어가는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적정온도 28도라는 공공청사 실내 온도 규정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한 공공청사 실내온도가 29도를 웃도는 모습.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
기후변화로 해마다 여름 기온이 상승하고 있고 연일 체감온도가 34도가 넘어가는 무더위 기간이 늘어나면서, 상황에 맞는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에 따라 냉방설비 가동 시 평균 28도 이상으로 실내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또 비전기식 개별 냉난방설비와 비전기식 냉난방설비가 60% 이상 설치된 중앙집중식 냉난방 방식인 경우에는 평균 실내온도 기준을 2도 범위 이내에서 완화해 적용할 수 있다.
이 기준은 1980년 최초 권고사항으로 이어지다 지난 2020년부터 의무 규정으로 전환해 시행되고 있다.
문제는 45년 전 적정온도 기준이 여전히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공직자들은 인원 밀집과 복사기·컴퓨터 등 전자기기 발열로 인해 여름철이면 하루 종일 찜통더위를 견뎌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최근 한 구청 사무실 직원들의 표정은 더위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건물 내에서 중앙냉방이 이뤄지고 있었지만 컴퓨터와 TV 등 전자기기의 열기까지 더해져 내부는 습하고 후텁지근했다.
직원들의 책상에는 개인 휴대용 선풍기가 놓여 있었지만 더위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였다.
한 공무원은 “초여름 에어컨을 늦게 틀어주는 것도 불만이지만, 실내온도 규정으로 인해 30도 이상 웃도는 무더위에도 시원하지가 않다”며 “업무에 지장이 가는 수준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요즘 같은 날씨에는 업무보다 더위가 더 스트레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고 덧붙였다.
규정 제정 당시와 기온, 체감 환경은 크게 달라졌고, 기준이 실제 냉방 효율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공공기관을 찾는 시민들의 불만도 더해지고 있다.
50대 민원인 B씨는 “요즘 같은 날씨에 공공기관은 최소한 더위 해소 공간이라도 돼야 한다. 가끔 애먼 직원들에게 짜증을 낼 때도 있다”고 전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무더위에 지친 공무원들의 불쾌지수가 높아지면서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노동환경과 기후 등 여러 요인들을 고려해 좀 더 현실성 있게 실내온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자원통상부는 올여름 전력수급 대책 기간인 7월14일~9월19일 공공기관의 에너지 수요관리 강화와 효율적인 에너지 절감을 유도한다. 평상시 26도를 유지하되, 전력 수급 집중관리 기간(7월 3주~8월 3주) 중 기준예비력이 11.1GW 이하가 전망될 경우, 지역별 냉방기 순차 운휴를 실시한다. 지역별 순차 운휴는 전력 피크시간 대 지역별로 30분씩 1시간 동안 시행되고, 예비전력 5.5GW 미만의 전력수급 위기 발생 시에는 실내온도 기준이 28도로 상향된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윤용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