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우’ 광주·전남 재산 피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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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 폭우’ 광주·전남 재산 피해 눈덩이

광주시, 도로 침수·파손 등 총 1311건 접수
전남도, 농경지·양식장·가축 폐사 등 속출

침수피해를 입은 광주 북구 신안교 인근(왼쪽)과 나주 동강면 원예작물 재배 하우스.
광주와 전남지역에 사흘간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재산 피해가 최소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지자체가 본격적인 피해 신고 접수에 나서면서 집계 규모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1일 광주시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내린 집중호우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17일 광주 북구 신안천에서 실종된 70대는 수색 나흘째인 20일, 광주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날 신안천에서는 또 다른 실종자가 발생했다는 목격자 신고가 접수돼 수색이 진행 중이나 아직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전남에서도 1명의 사망자와 1명의 실종자가 발생했지만, 호우와의 직접 연관성이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공식 통계에서는 제외됐다. 19일 오전 11시 50분쯤 영암군 시종면의 한 하천에서 50대 남성이 빗물에 떠내려간 양수기를 끌어올리다 숨졌으며, 같은 날 오후에는 순천 동천에서 70대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시에는 현재까지 총 1311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유형별로는 도로 침수 447건, 도로 파손 260건, 건물 침수 263건, 차량 침수 124건이 발생했으며, 사면 피해와 수목 전도는 각각 62건, 54건이 보고됐다.

자치구별 피해 접수 건수는 서구 339건으로 가장 많았고, 남구 227건, 북구 204건, 광산구 166건, 동구 161건 순이었다. 각 자치구 피해액을 합산하면 최소 1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시는 북구 신안동·동림동·중흥동 일대 주택가와 상점가를 중심으로 복구작업에 돌입했다. 공무원과 자원봉사자 130여 명이 현장에 투입됐고, 군부대에서도 하루 평균 100명의 장병이 수해 복구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280세대 403명이 임시주거시설로 대피했으며, 이 중 32세대 47명은 여전히 귀가하지 못한 상태다.

전남도는 이날 오전 기준 352억7800만원 규모의 재산 피해가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공공시설 피해는 366건, 238억7700만원으로 파악됐으며, 도로 유실 및 파손, 지방하천·소하천 제방 유실이 주를 이뤘다. 제방 유실은 총 234건으로 담양 59건, 나주 43건, 영광 31건, 곡성 27건 등의 순이었다.

문화재 피해도 확인됐다. 담양 소쇄원 진출입로 돌담과 보성의 안규홍·박제헌늘듯 고택 뒤편 사면에 쌓아놓은 돌이 무너지거나 흘러내렸고, 장성 고산서원과 순천 선암사 진입로에서는 토사가 유실됐다.

사유시설 피해는 114억1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침수 주택은 총 572동으로, 담양 255가구, 함평 163가구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가축 폐사도 잇따랐다. 나주·담양·함평·무안에서는 오리 12만3000마리, 닭 17만5000마리, 돼지 500마리가 폐사했다.

양식장 피해도 상당하다. 뱀장어 등 34만5000마리, 김 종자 6000상자 등이 유실돼 1억92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농작물은 벼 6721㏊, 시설 원예 작물 263㏊ 등 총 7764㏊ 규모의 침수 피해가 보고됐다.

전남도는 이날 자원봉사자 230명을 복구 현장에 투입했다. 도는 향후 추가 신고가 접수되면 재산 피해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주요 피해 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예비비와 재난관리기금 등 가용 가능한 모든 재원과 행정력을 총동원해 도민 일상이 하루빨리 회복되도록 하겠다”며 “담양과 나주 등 피해가 집중된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도록 정부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장승기 기자 sky@gwangnam.co.kr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장승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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