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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광주 서구 양동시장이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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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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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광주 동구 대인시장 내 많은 상가들의 문이 굳게 닫혀있다. |
광주 전통시장이 깊은 시름에 잠겼다.
불황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불볕더위에 이어 최근 극한 호우까지 덮치면서 그야말로 초토화 상태다.
상인들은 21일부터 지급이 시작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재기의 마중물이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날 찾은 광주 북구 우산동 말바우시장은 사흘 전 수마가 할퀴고 간 현장을 복구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으로 분주했다. 시장 입구 한 켠에는 흙탕물에 젖은 비닐천막이 쌓여있었다. 또 시장 내 일부 상가 벽면 하단에는 미처 닦아내지 못한 진흙이 묻어있어 그날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광주는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누적 강수량이 527㎜에 달했다. 17일 하루에만 426㎜의 폭우가 쏟아져 기상 관측 이래 최대 강수량을 기록하면서 말바우 시장도 수마 피해가 컸다.
말바우시장은 매월 2, 4, 7, 9일이 장날이다. 때문에 이날 상가 대부분이 문을 열지 않았지만 곳곳에 상인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자신들의 가판에 서 미처 정리하지 못한 물품들을 닦고 정리하느라 바빴다.
지역 대표 상설시장인 서구 양동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전체 점포 250곳 중 30여곳이 폭우에 따른 직접 피해로 문을 닫았다. 나머지 점포들 역시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넘치는 빗물로 우수관 곳곳이 파열되면서 원활하게 장사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특히 이불, 커튼 등 수예품을 취급하는 점포들의 상황은 심각했다. 흙탕물이 잔뜩 튀거나 젖어 못 팔게 된 물건들이 수두룩 했다.
동구 대인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점심시간이 지난 때문인지 시장 내부는 너무나 조용했다. 가끔 지나는 어르신 몇몇을 제외하고는 걷는 사람이 손에 꼽힐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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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양동시장 상점이 상생카드 등 소비쿠폰으로 사는게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문에 붙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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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한 여름 밤의 미식 바캉스’를 주제로 행사를 개최한다는 포스터에는 행사 취소 안내문만 덧붙여져 있다. |
이들 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의 얼굴은 어두웠고 굳은 표정이었다.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타격이 큰데 호우 피해까지 입어 생계의 벼랑 끝에 몰렸다고 호소했다.
호우로 인한 복구작업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상인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손님이 오기 전까지, 복구는 복구가 아니다”고 입 모아 말한다.
그러면서 이날부터 지급이 본격화된 소비쿠폰을 수마 피해의 직격탄을 맞은 전통시장에 써달라고 요청했다.
양동시장에서 식자재 도매상가를 운영하는 남민모씨(49)는 “경기가 안 좋아 주변 음식점들이 줄지어 문을 닫아 영향이 있다”며 “예전에 100만원이 팔렸다고 한다면 지금은 60만원도 못 팔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건물도 오래되다 보니 누수가 잘 돼 천장에서 물이 많이 새 냉장고에 있는 제품들이 젖어 버리기도 했다”며 “이런 상황에 다행히 소비쿠폰이 발급돼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엄재용 인턴기자 djawodyd0316@gwangnam.co.kr 송대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