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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시도 조감도 |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가AI컴퓨팅센터 프로젝트 사업 신청 접수를 마감한 결과, 삼성SDS 주도 컨소시엄이 단독 입찰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삼성SDS를 비롯해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 KT 등 국내 대표 IT 기업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S 주도 컨소시엄과 함께 또다른 유력 후보로 거론된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와 다른 클라우드 기업은 불참했다.
과기부나 삼성SDS 컨소시엄은 국가 AI컴퓨팅센터가 들어설 지역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전남을 선정해 응모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S 주도 컨소시엄은 지난 10일 솔라시도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14일 김영록 전남지사와 만나 구체적인 입지 조건과 행정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20일에는 신청서 제출을 위한 전남도 직인을 받아가며, 부지 제공과 각종 인허가 절차에 대한 지방정부의 확약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은 올해 상반기 진행된 두차례 공모에서 모두 유찰된 바 있다. 초기 투자 대비 수익성이 낮고, 공공 주도 구조로 민간 참여를 유도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조건은 공공 51%·민간 49%의 지분 구조, 공공의 지분 매수청구권, 국산 AI반도체(NPU) 의무 도입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조건을 전면 개편했다. 지분 구조를 공공 30% 미만, 민간 70% 이상으로 변경해 민간이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주도하도록 했으며, 매수청구권과 국산 NPU 도입 의무 조항도 삭제했다.
세제 혜택도 확대됐다. 통합투자세액공제 비율은 기존 1~10%에서 15~25%로 늘어났고, 서비스 요금과 사업 모델 역시 민간이 자율적으로 설정할 수 있게 했다.
국가AI컴퓨팅센터는 국가 차원에서 구축하는 초대형 AI 연산 시설이다. 정부와 민간이 공동 투자해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한 뒤 2028년까지 첨단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5000장, 2030년까지 총 5만장 규모의 AI 인프라를 완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GPU를 최대 5만장 이상 확보하고, 이를 산업계와 학계, 연구소 등에 제공하는 등 향후 국내 AI 연구 개발을 뒷받침할 일종의 ‘국가 AI 두뇌’ 전초기지 역할을 맡게 된다.
이번 사업에는 민관을 합쳐 2조원이 넘는 거액이 투입되며, 민간 기업에 최대 25% 투자 세액공제와 신속한 전력 계통 영향평가 등 여러 혜택이 주어진다.
전남은 최근 ‘Chat GPT’(챗 지피티)로 잘 알려진 오픈AI와 SK텔레콤의 협업형 AI데이터센터 후보지로 전남 솔라시도가 낙점되면서 AI컴퓨팅센터 유치전의 강력한 후보로 부상했다. 전남은 대규모 신재생 전력 공급과 해상 냉각 인프라 등이 전국 최고 수준이다.
전남도는 행정적 지원과 함께 풍부한 전력과 부지 여건, 용수 인프라 등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특히 해남·영암 일대의 태양광 에너지 기반 전력망과 연계할 경우, 친환경형 AI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다는 점이 삼성SDS의 사업 구상과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는 사업 참여 신청서를 접수한 후 11월 중 기술·정책 평가(1단계), 12월 금융 심사(2단계)를 거쳐 2026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SPC를 설립한다. 내년 상반기 실시협약과 본 출자 절차를 마무리한 후 본격적인 사업 착수에 나설 계획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국가 AI컴퓨팅센터 후보지 선정과 오픈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 등으로 AI 강국의 초석을 닦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며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반도체 기업까지 유치해 명실상부한 에너지 도시로서 면모를 갖출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컴퓨팅센터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내년부터 5년 동안 추진하는 6000억 원 규모의 AI 전환(AX) 실증밸리(AI 2단계) 사업을 통해 명실상부 AI 선도도시를 완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는 이미 AI 1단계를 통해 관련 기술을 실증할 국가데이터센터와 자율주행을 실험할 수 있는 대형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를 구축해 가동 중”이라며 “AI 2단계 사업을 매개로 인공지능 선도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이현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