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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기기의 온도는 냉각수로 제어되며 냉각을 위한 열교환기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해수가 ‘최종 열 제거원’ 역할을 하는데 해수 온도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냉각 효율이 급격히 떨어져 운전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기 때문이다.
28일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전남 영광에 위치한 한빛 1~6호기의 설계해수온도는 35.5~36도다.
특히 서해 해수 온도가 동해보다 높아 한빛원전의 설계해수온도의 여유가 많지 않다.
최근 5년간 한빛2·3호기는 34.1도, 4·5·6호기는 각각 33.7도 33.5도, 32.7도까지 해수 온도가 상승했다.
설계해수온도는 원전의 냉각수로 사용하는 해수의 최고 허용 온도 기준으로, 각 원전의 안전과 효율을 위해 엄격히 관리되는 값이다.
평상시가 아닌 사고 발생 기준으로 원자로의 건전성 유지를 위해 필요한 냉각수 온도는 43.33도 이하다.
이를 유지하기 위한 해수 온도 제한치가 설계해수온도이며, 해수 온도가 제한치를 넘으면 원자로를 정지해야 한다.
해마다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서 한빛원전의 설계수명 만료 시점도 앞당겨졌다.
실제 한빛6호기의 경우 설계수명 도달연도가 2042년이었지만 지난해 2034년으로 8년 줄었고, 5호기도 2041년 설계수명 도달연도가 지난해 2034년으로 7년 감소했다.
다른 지역의 원전 상황도 마찬가지다.
신월성 1·2호기의 설계해수온도 예상 도달 시점은 2030년으로 나타나면서 각각 2051년, 2054년 설계수명 도달연도가 21~24년 줄었다.
한수원은 매년 설계해수온도를 재평가하고 있지만 지난해 평가에서 설계해수온도 도달 시점이 전년(2023년)보다 앞당겨지는 등 해수 온도 상승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또 한수원이 해수 온도 상승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음에도 불구, 설비 개선 없이 열교환기의 여유도를 재평가해 해수 온도 기준치를 단순 상향하는데 그쳐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한수원이 고리·한울·새울 등 원전에 대해 6차례에 걸쳐 설비 개선 없이 설계해수온도 기준만 높인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8월 한수원은 뒤늦게 ‘이행 상황 및 보완 대책’을 원안위에 보고하며 해수온도상승대응 TF를 구성했지만 이마저도 운영에 필요한 별도의 예산은 편성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인철 의원은 “기후 위기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설비 개선 없이 단순히 기준만 올리는 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설계수명 만료가 임박한 원전이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열교환기 등 냉각 설비의 근본적 개선이 시급하다. 신월성·한빛원전을 포함한 전국 모든 원전에 대한 종합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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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9 (수) 03: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