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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도 (유)은진하이테크 대표가 자사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광주 광산구 진곡산단에 위치한 (유)은진하이테크(대표 이용도)는 정밀부품의 세계를 묵묵히 지탱해온 기업이다. 인서트 사출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토대로 국내 대표 가전·전자부품 기업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며 시장 신뢰를 쌓아왔다.
은진하이테크의 기술력은 ‘정밀 일체형 사출’에 있다.
인서트 사출은 금속 단자나 전선, 필름 등을 금형 안에 삽입한 뒤 플라스틱을 주입해 일체화시키는 기술이다. 내구성과 절연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가전제품 구조에 필수적인 공정이다. 이 과정은 속도보다 정확도가 우선된다. 인서트가 0.1㎜만 어긋나도 금형이 손상돼 설비가 멈추고 이는 엄청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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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은진하이테크가 생산하는 에어컨 내부 부품들 | 
‘비전시스템’은 인서트 삽입 후 고해상도 카메라가 상태를 촬영하고 컴퓨터 프로그램이 오삽입 여부를 즉시 판별하는 자동 검사 장치다.
이상이 감지되면 사출을 자동으로 중단시켜 금형 사고를 원천 차단한다. 이 시스템 도입으로 불량률은 사실상 ‘제로’에 근접했고 생산 안전성과 품질 신뢰도가 함께 높아졌다.
이처럼 미세한 공정 제어기술은 단순한 검사 기능을 넘어 ‘사람의 눈’을 대체하는 품질 보증 체계로 진화했다. 은진하이테크는 비전시스템을 공정 데이터 관리와 연동해 각 제품의 생산 이력, 검사 결과, 불량 원인을 즉시 추적할 수 있는 디지털 관리 체계까지 완성했다.
이러한 기술 인프라는 곧 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은진하이테크는 사출-검사-조립 라인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생산 속도와 품질 안정성을 동시 확보했다. 특히 냉장고 핸들, 에어컨 전면 패널용 필름, 청소기 단자류 등 생활가전 핵심부품 생산을 확대하며 자동차용 브레이크 부품, 내장형 커넥터 등 산업용 사출품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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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은진하이테크가 생산하는 에어컨 내부 부품들 | 
대표적인 성과는 S사, L사 무선청소기에 적용된 ‘전원 연결용 컬 케이블 및 부품’이다. 이 부품은 연장관 내부를 따라 전류를 안정적으로 전달하면서도 반복적인 구부림에 견뎌야 하는 고난도 부품이다.
은진하이테크의 인서트 사출 정밀도와 조립 노하우가 집약된 결과물로 평가 받는다. 제품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품질은 곧 브랜드 신뢰와 생산 인프라 고도화로 이어졌다.
광주 본사 공장은 부지 1753㎡, 제조시설 1313㎡ 규모로, 550t 대형 인서트 사출기를 포함한 10대의 사출기와 자동 조립라인을 갖추고 있다. 모든 설비는 금형 보호 시스템과 실시간 모니터링 기능이 결합돼 ‘무정지 생산체계’를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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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은진하이테크의 주력 기술인 인서트 사출로 만들어진 부품들 | 
이러한 자동화 기반은 곧 품질관리 시스템으로 이어진다.
은진하이테크는 전 공정을 표준화하고 실시간 관리할 수 있는 MES 기반의 생산관리체계를 도입해 불량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금형·자재·설비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현장 작업자의 숙련도와 생산 정보를 데이터화해 품질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은진하이테크의 경쟁력은 기술만이 아니다.
대기업식 품질관리 문화를 중소기업 현장에 최적화시킨 경영 시스템이 근간이다.
이용도 대표는 삼성전자 제조기술부문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며 현장 중심의 관리 철학을 체득했다. 그 경험을 토대로 생산관리, 6시그마 품질관리, 계측관리, 자동화설비, 제조기술 등 핵심 프로세스를 직접 구축하고 모든 작업 절차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표준작업서를 단순하지만 세밀하고 정확히 관리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중소기업의 문서 부담을 줄이면서도 작업 정확도와 생산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현장형 표준화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은진하이테크는 뿌리기업, 벤처기업,이노비즈, 명품강소기업, 고용우수기업, 클린사업장 등 다양한 인증을 잇따라 획득했다. 이는 단순한 인증이 아니라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서 기술력과 신뢰를 증명한 결과다.
최근에는 로봇·검사 자동화를 결합한 차세대 생산라인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사람의 수작업을 줄이고 정밀 검사와 조립을 로봇 비전 기술로 대체해 생산 효율과 안전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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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서트 사출 설비 | 
이 대표는 교육을 통한 기술 혁신을 강조한다. 그는 현재까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CEO아카데미, 한국생산성본부의 KPC CEO경영아카데미, 카네기CEO 과정 등에서 제공하는 경영·기술 관련 교육 과정을 꾸준히 이수하며 현장에 접목해왔다.
“트렌드를 읽지 못하면 기술도, 시장도 뒤처집니다. 교육이 곧 생존의 답입니다”라는 이 대표의 말처럼 은진하이테크는 학습하는 조직문화를 기업경영의 축으로 삼고 있다.
그는 “기술은 결국 사람이 만든다. 끊임없이 배우는 조직이 오래간다”며 “작은 회사라도 기술 독립과 품질 중심의 경영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들이 어렵다고 비켜가는 공정에서 해답을 찾고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영역에 기술을 더해왔다”며 “진인사대천명의 마음으로 현장의 작은 기술이 세계 시장으로 이어지는 길을 열겠다”고 말했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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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04 (화) 22: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