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KIA 전력, 집토끼 ‘이탈 방지’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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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KIA 전력, 집토끼 ‘이탈 방지’ 성공할까

박찬호 4년 80억원에 두산행…내부 FA 5명 남아
베테랑 최형우 협상 관건…마운드 3인방 주목도

최형우.
양현종.
이준영.
조상우.
박찬호의 이적으로 전력 구성에 빨간불이 켜진 KIA타이거즈가 남은 집토끼 단속에 성공할 수 있을까.

18일 두산베어스는 박찬호와 4년 총액 최대 80억원(계약금 50억원·연봉 총 28억원·인센티브 2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부터 주전으로 활약한 박찬호는 그야말로 검증된 자원이다. 1군 통산 타격 성적은 1088경기 3579타수 951안타 23홈런 353타점 타율 0.266 OPS(출루율+장타율) 0.660. 올해에는 134경기에서 148안타 5홈런 42타점 타율 0.287을 기록했다.

타격 성적이 뛰어난 편은 아니었으나 수비에서는 확실히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 수비상이 신설된 지난 2023년부터 2년 연속 수상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면서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더욱이 그는 통산 187개의 도루에 성공하는 등 주루 능력도 갖췄다.

유격수 박찬호가 이탈하게 되면서 KIA에게는 치명적인 전력 공백이 생겼다.

문제는 남은 내부 FA 자원도 많다는 점이다. 전력 누수를 최대한 막기 위해 베테랑 최형우와 양현종, 불펜 조상우·이준영, 포수 한승택 등 5명 모두를 잡아야 한다.

특히 최형우와 양현종은 뛰어난 능력뿐만 아니라 팀의 상징성 또한 큰 선수들이다. 이들을 보낸다는 것 자체가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는 뜻이다.

지난 2017년부터 KIA에서 활약한 최형우는 올 시즌 만 41세의 나이에도 133경기 144안타 24홈런 86타점 타율 0.307 24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928의 호성적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물론 곧 에이징커브를 겪는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그럼에도 그 능력을 스스로 증명했다. 여기에 팀의 정신적인 지주로서 선수들을 아우르기도 했다.

2007년 KIA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프렌차이즈 스타 양현종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2021년을 제외하고 모두 KIA에서만 뛰었다. KIA의 2009년, 2017년, 2024년 우승의 영광을 함께한 선수다.

올 시즌 성적은 30경기 7승 9패 153이닝 86자책 101실점 171피안타 평균자책점 5.66. 수치로 따지면 좋은 성적은 아니다. 그럼에도 올 시즌 유일하게 부상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는 것 자체가 팀에겐 큰 역할이었다. 11시즌 연속 150이닝과 100탈삼진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살아있는 전설이기도 하다.

불펜 조상우 역시 중요한 카드다.

그는 올 시즌 72경기 6승 6패 60이닝 1세이브 28홀드 평균자책점 3.90의 성적을 기록했다. 팀 내 가장 많은 홀드수를 기록했고, 두 번째로 많은 경기를 책임졌다. 구위 저하로 시즌 중간 기복을 겪긴 했지만, 필승조로 꾸준히 등판하며 마운드를 지켰다. 또 지난 8월31일 kt위즈전 이후 11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는 등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더욱이 그가 이탈한다면 전상현, 성영탁, 정해영 등 기존 불펜 자원들의 부하가 자연스레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2024년 통합 우승에 기여한 좌완 이준영도 마찬가지다. 그는 올 시즌 57경기 3승 1패 34이닝 7홀드 평균자책점 4.76를 기록했다.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많은 경기를 책임지며 자신의 몫을 해냈다. 여기에 좌완 불펜 자체가 귀중한 자원인 만큼, 마운드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잔류가 필요하다.

베테랑 포수 한승택은 올해 김태군과 한준수에게 밀려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200타수 이상을 소화하는 등 통산 600경기 이상을 뛰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기에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된다.

다만 내부 FA 5명을 모두 잡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치솟는 선수들의 몸값과 샐러리캡 등을 고려해야 한다.

전력 구성 시험대에 오른 KIA가 남은 집토끼 단속과 공백 메우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송하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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