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전남도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까지 전국에 6개 지역 방위산업 혁신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으로, 내년에 3개 신규 지역을 추가 선정할 예정이다. 이미 경남 창원(2020년, 시범사업), 대전(2022년, 드론), 경북 구미(2023년, 유·무인체계) 등 3개 지역이 지정돼 있어 나머지 3곳을 놓고 지자체 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방위사업청은 내년 2월 말에서 3월 초 사이 신규 클러스터 선정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이번 공모에 지역의 전략 산업인 우주산업을 연계한 ‘전남 우주 방위산업 혁신 클러스터’로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단순히 방산 기업을 유치하는 수준을 넘어, 우주발사체·저궤도위성·항공 분야 기업과 소재·부품 산업을 묶어 방위산업 가치사슬 전반을 끌어올리는 ‘우주방산 벨트’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도는 2024년 5월부터 12월까지 ‘전남 방위산업 육성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진행하며 중장기 전략을 정비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전남 방위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해 공모 대응과 기업 지원의 법적 기반도 마련했다. 제도와 계획을 먼저 다져 공모 경쟁에서 후발주자의 약점을 최소화하겠다는 계산이다.
지역 내 공감대 형성과 네트워크 구축도 병행해 왔다. 전남도는 2024년 11월과 2025년 6월 순천과 고흥에서 두 차례에 걸쳐 방위산업 육성 심포지엄을 열어 우주·방산 연계 전략을 논의했고, 같은 기간 방위사업청, 국방기술진흥연구소, 기 구축 지자체(대전·구미) 등을 방문해 공모 방향과 심사 기준을 파악했다. 순천·고흥 등 참여 지자체와 전남테크노파크, 전남국방벤처센터 등과도 7차례 협의회를 열어 역할 분담과 사업 구상을 구체화했다.
전남도는 본격적인 공모 준비 체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전남도는 오는 12월 ‘전남 방위산업 발전협의회’를 구성·운영해 지자체, 대학, 연구기관, 산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민·관·산·학 협의 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다. 또, 도와 순천시, 고흥군, 순천대, 전남대, 국방연구 관련 기관 등 주요 주체 간 협약을 맺고, 참여 기업의 사업 참여 의향서도 확보해 공모 신청서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핵심은 ‘우주항공+방산’ 결합이다. 전남도가 구상하는 우주 방산혁신 클러스터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순천시·고흥군 일원에 조성된다. 고흥 나로우주센터와 인근 우주·항공산업 인프라, 순천의 소재·부품·정밀기계 기반을 하나의 축으로 묶어 우주발사체, 저궤도 위성, 항공부품 등 방위산업 수요와 연계해 특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총사업비는 490억원 규모로, 국비 245억원과 지방비 245억원을 절반씩 매칭해 투입한다. 사업은 방위사업청이 총괄하고, 국방기술진흥연구소 산하 지역사업단이 주관해 추진하는 구조다. 전남도는 이 재원을 활용해 시험·평가·실증 인프라 구축, 핵심 부품 국산화, 우주·방산 융합 기술 개발, 기업 맞춤형 컨설팅과 수출 지원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전남도가 우주 방산클러스터를 앞세우는 배경에는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중심으로 한 우주발사체 인프라와 최근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으로 상징되는 기술력, 그리고 남해안권 항공·소재산업 잠재력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 후보지 선정 등 에너지·첨단산업 프로젝트와의 연계를 통해 ‘국가 전략산업 테스트베드’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깔려 있다.
전남도는 우주 방위산업 혁신 클러스터가 구축되면 지역 산업구조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개발·설계·시험·양산을 잇는 전주기 기업 지원 체계가 갖춰질 경우 관련 기업 집적이 가속화되고, 고급 연구인력과 청년 일자리 창출, 지역 대학·연구기관의 역할 확대 등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흥·순천 등 동부권을 중심으로 한 신성장 축이 형성되면, 여수 석유화학·광양 철강 중심의 기존 산업벨트와 함께 전남 전체 산업 지도가 입체적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전남도는 앞으로 공모 지침이 확정되는 대로 세부 사업계획서 작성과 발표 자료 준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입증된 전남의 우주역량을 방위산업과 접목해 국가 전략산업 발전과 지역 균형발전을 동시에 이루는 모델을 제시하겠다”며 “공모 경쟁이 치열하겠지만, 우주·에너지·첨단소재를 아우르는 전남만의 강점을 최대한 설득력 있게 담아내겠다”고 밝혔다.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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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8 (월) 09: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