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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기정 광주시장이 레피소드를 찾아 광주청년일경험드림 사업에 참여 중인 양주성 대표 및 직원들과 대화 후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 사진제공=광주시 |
이에 따라 IT 개발 현장에서도 개인 역량이 아닌 ‘구조와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기업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광주 남구 월산동에 위치한 레피소드(대표 양주성)는 하이브리드 웹앱 개발과 AI 기반 업무 시스템을 결합, IT 프로젝트 수행 방식 자체를 기술 자산으로 축적해 온 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레피소드는 2021년 양주성 대표 1인 기업으로 출발했다. 모바일 앱과 웹 서비스 개발 대행을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단순 외주 수행에 머무르지 않고 프로젝트 전 과정을 체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기획과 디자인, 개발과 테스트, 운영으로 이어지는 IT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하나의 공정처럼 정리하고,반복되는 시행착오를 회사의 내부 시스템으로 흡수해 온 점이 특징이다.
이 회사가 강조하는 경쟁력은 개발자 개인의 실력보다 ‘프로세스 기술’에 가깝다. 레피소드는 IT 프로젝트를 제조업의 생산 공정에 비유한다.
단일 기능 구현이나 코드 작성은 어느 정도 표준화가 가능하지만 요구사항을 정확히 구조화하고 이를 시각적으로 풀어내 이해관계자 간 인식 차이를 줄이는 과정 그리고 여러 작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흐름은 경험이 축적돼야 가능한 영역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인식에 따라 레피소드는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내부 자산으로 축적해 왔다. 일정 지연, 요구사항 변경, 중간 수정에 따른 비용 증가 등 IT 개발 현장에서 반복되는 문제를 유형화하고 이를 사내 표준 프로세스로 정리했다.
프로젝트 수가 30건을 넘어서면서 축적된 경험은 개인의 노하우가 아니라 조직의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고, 이는 회사가 내세우는 ‘시스템 중심 기업’이라는 정체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프로젝트 상대로 민·관을 아울러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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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정안내관리솔루션 |
기술 구현 측면에서는 하이브리드 웹앱 역량을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 중이다. 하나의 소스로 모바일과 PC, 키오스크 등 다양한 디바이스 환경에서 동시에 구동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해 개발 효율성과 유지보수 경쟁력을 높였다.
이는 플랫폼과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서비스 형태를 빠르게 구현해 온 경험 덕분인데 현재 레피소드의 기술적 기반이다.
레피소드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빠른 합의’가 IT 개발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보고 있다. 요구사항이 문서에만 머무를 경우 해석의 차이가 커질 수밖에 없고 이는 일정 지연과 재작업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초기 단계에서 화면 흐름과 기능 구조를 조기에 구현해 공유하는 방식을 정착시켰고 이는 고객과 내부 인력 간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방식은 회사 내부 프로세스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또 이 같은 운영 방식은 조직 구성과 인력 운용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정 개인의 경험에 의존하기보다 누구나 동일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하면서 조직의 안정성이 높아졌다. 신입 인력도 비교적 빠르게 실무에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고 이는 장기적으로 인력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개발·운영 노하우는 자체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다.
레피소드는 최근 AI 에이전트 기반 스마트 업무 시스템 ‘플래니(Plany)’를 선보이며 외주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프로젝트 관리 경험을 서비스 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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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빌리티 투어 플랫폼 서비스 |
특히 자연어 기반의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모바일 환경에서 직관적으로 업무를 제어할 수 있다.
사용자는 QR코드로 웹 시스템과 연결, AI 채팅을 통해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는데 별도의 복잡한 절차 없이 대화만으로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기존 협업툴이 분업 중심의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면 레피소드는 AI 환경에서 변화하는 업무 흐름 자체를 다시 정리하는 데 주력했다.
회사는 단일 작업 수행 능력은 자동화가 가능하지만, 전체 흐름을 설계하고 조율하는 영역은 여전히 사람과 시스템의 결합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플래니는 이러한 인식을 토대로 기획됐으며 현재 시제품 단계에서 내부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보안 기술이 또 다른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레피소드는 AI를 활용한 네트워크 모의 공격·방어 기술을 연구하며 사이버 위협이 일상화된 환경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AI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악용 사례 역시 증가하는 만큼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시뮬레이션하는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한 연구 성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R&D 매치업(Match-UP) 챌린지’ R&D 레벨업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
조직은 전원 청년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임직원 18명 모두가 청년층이며 광주를 거점으로 근무하고 있다. 레피소드는 IT 기업이 반드시 수도권에 집중돼야 한다는 통념에서 벗어나 지역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기술 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겠다는 입장이다.
레피소드는 단기적인 외형 성장보다 장기 생존을 우선에 둔 전략을 선택했다. 빠른 확장보다는 내부 시스템과 기초 체력을 다지는 데 시간을 투자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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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주성 레피소드 대표 |
또 글로벌 시장 진출을 다음 단계로 설정하고 있는데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한 뒤 점진적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양주성 레피소드 대표는 “개발자가 많은 회사가 아니라 개발 경험이 축적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며 “사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갖춘 기업으로 오래 남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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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4 (수) 20: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