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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층탑이 보이는 좌불이 있는 설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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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순칠 화가 |
광주미술계에서 거의 사례를 찾기 힘든 작가의 음악회는 ‘고담(古潭) 황순칠 붉은 가을·설경전 송년 음악회’라는 명칭으로 29일 오후 5시 남구 송하동 124-2번지(원효천 2길 8) 소재 작업실인 황순칠 갤러리에서 갖는다. 기우는 을사년 뱀띠해의 아쉬움을 달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고담은 작가의 호다. 이번 음악회에서는 아름다운 선율들과 함께 평면 회화 20여점을 선보인다.
이처럼 음악회를 오랜 동안 끌고 올 수 있었던데는 유년기부터 버들피리와 하모니카를 불며 늘상 노래를 하면서 그림을 그렸던 DNA 때문으로 풀이된다. 선율의 리듬 장단에 따라 붓끝과 필력의 움직임이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어줬다는 점을 상기하고 있다. 고사리손으로 그의 음악회에 힘을 보탰던 딸내미는 벌써 성인이 됐지만 부친의 유전자를 그대로 대물림받은 듯하다. 딸내미 역시 피아노 전공의 음악도가 됐고 현재 서울에서 아이돌 활동 중이라고 귀띔한 것만 봐도 작가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작가는 분명히 화가이자 서예가로 활동 중이지만 음악적 끼를 버리지 못하고 지금까지 끌고 온 셈이다. 이미 20대 초에 시골에서 광주로 올라와 의재 허백련의 연진미술원에서 동양화 공부할 적에도 광주시립국악원을 드나들며 전통관악기 대금을 배웠다고 한다. 이어 40대 말에는 당시 전남대 국악과 김광복 교수로부터 피리를 배우기도 했다.
작가는 음악적 환경에서 회화작업이 훨씬 깊이를 더한다는 믿음을 확신하는 듯 싶다. 이를테면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작업을 하면 자연스럽게 그림의 선과 면이 드러나면서 그 속에 운율과 조화가 흐른다고 밝힌다. 그동안 한국대금명인 원장현·오목대, 첼리스트 윤소희, 기타리스트 서만재, 바이올리니스트 이창훈·이종만 악장, 피아니스트 서현일·박의혁, 바리톤 정찬경, 소프라노 김선희 등 내로라는 하는 음악가와 연주자들이 다녀갔지만 올해는 작가의 독주무대로 오붓하게 꾸며진다. 바이올린 선율에 맞춰 ‘When you and I were young, Maggie’(‘메기의 추억’), 피아노 선율에 맞춰 ‘tombe la neige’(‘눈이 내리네’), ‘즉흥곡 아리랑’ 등 다채로운 곡을 선사할 예정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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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6 (금) 22: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