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5배’ 군 공항 부지 개발…도시전환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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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5배’ 군 공항 부지 개발…도시전환 시험대

정부·지자체 합의로 통합 이전 실행 단계
행정통합땐 추진 효율성…이전 부지 활용
사람·자본 모이는 ‘오픈 카지노’ 등 유치해야

광주 군·민간공항 이전은 오랜 시간 지역 갈등과 이해관계 충돌 속에서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정부 3개 부처와 광주시·전남도·무안군이 군·민간공항 통합 이전에 합의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이제부터는 선언이나 구호가 아니라 실제 행정 절차와 설계, 재원 마련, 주민 수용성 확보까지 한꺼번에 풀어야 하는 단계다.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더라도 무안국제공항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하면 시민 불편과 지역 반발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무안공항이 서남권 관문공항으로 자리 잡으면 이전 사업은 단순 이전을 넘어 광역 성장 전략의 한 축으로 의미가 달라진다. 공항이 빠져나간 광주 도심 종전부지도 마찬가지다. 이전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종전부지 개발이 ‘광주의 미래 먹거리’를 담아낼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공항 이전 본격화…최대 난제는?

군·민간공항 이전은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추진되는 사업이다. 행정통합이 공항 이전의 조건이거나 전제는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통합이 이뤄질 경우 의사결정 구조가 단순해지고 협의 절차가 정리되면서 추진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공항 이전이 지연된 배경에는 광주시와 전남도가 서로 다른 행정구역에서 각자 의사결정 구조를 운영해 온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부지 선정과 지원 규모, 행정 절차, 교통망 확충, 주변 개발계획까지 핵심 고리마다 별도 합의가 필요했고, 협의가 길어질수록 사업 추진도 함께 늦어졌다. 행정통합이 이뤄지면 광역 단위에서 의사결정이 한 번에 정리되는 구조로 바뀔 수 있고, 이는 추진 기간 단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군공항 이전은 총사업비와 공사기간이 최대 난제로 꼽힌다. 사업비는 당초 5조원대에서 공사비 상승 등을 반영하면 10조원 수준까지 거론된다. 공사기간도 10년 이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장기 사업인 만큼 재원 구조가 불안정해지면 일정이 늦어지고, 일정이 늘어질수록 지역 갈등이 다시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안정적인 재원 조달과 일정 관리가 사업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다.

광주시가 제시한 일정도 사업 현실성을 가늠하는 잣대다. 광주시는 올해 말까지 군공항 이전 부지를 확정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부지 확정은 단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사업이 실행 단계로 넘어가는 분기점이다. 부지가 확정되면 기본계획 수립과 설계, 재원 조달, 인허가, 기반시설 구축이 연쇄적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부지 확정이 늦어지면 뒤 단계가 줄줄이 밀리며 장기 사업의 불확실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부지 선정 과정에서 주민 동의와 지원 규모 협의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과제로 남는다.



△특별법이 승부처…국가 지원 ‘의무화’ 주목

‘광주 군공항 이전 및 종전부지 개발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과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은 정부 지원을 제도화할 근거로 주목된다. 핵심은 국가 지원이 ‘재량’ 수준에 머무를지, ‘의무’로 강화될지다.

군공항 이전 특별법 개정안은 현행법을 보완해 사업 참여 주체들의 위험 부담을 줄이고, 국가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존 ‘국가는 군공항 이전 사업을 지원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으로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민간공항 이전도 기존 ‘별도 논의’에서 ‘통합 이전’으로 명시해 추진 방향을 분명히 했다.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특별법안에는 군공항 이전과 종전부지 개발 과정에서 정부의 행정·재정 지원 근거가 폭넓게 담겼다. 공항 이전과 관련 지원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업비가 용도 폐지 재산 가액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 전액을 지원하도록 한 조항은 기존 ‘기부 대 양여’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는 장치로 해석된다. 예비타당성조사와 투자심사, 타당성조사 면제에 기간 제한을 두지 않는 내용도 사업 지연 요인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종전 부지와 주변 지역을 도시혁신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개발 방향을 주거 중심에서 산업·연구개발 중심으로 확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이들 법안은 이달 중 정기국회에서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 법안이 어느 수준까지 실질적인 지원 내용을 담아내느냐에 따라 군·민간공항 통합 이전과 종전부지 개발의 실행력도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무안공항 활성화…접근성·노선이 관건

공항 이전의 완성도를 좌우할 핵심은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다. 무안공항은 그동안 “잠재력은 있지만 이용객이 기대만큼 늘지 않는 공항”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군·민간공항 통합 이전이 현실화되면 무안공항은 서남권 관문공항으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출발점은 접근성 개선이다. 공항 경쟁력은 활주로나 청사 규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이용객이 공항을 얼마나 편리하게 오갈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광주 도심과 전남 주요 거점에서 무안공항으로 이동 시간이 줄어들수록 이용 수요는 커질 수 있다. 공항버스와 철도·도로 연계망을 촘촘히 짜는 일이 우선 과제로 꼽히는 이유다.

노선 경쟁력 확보도 뒤따라야 한다. 노선이 단발성으로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이용객 신뢰가 쌓인다. 배후산업과의 연계 역시 필수다. 공항이 단순한 출입국 시설에 머무르면 파급력은 제한적이다. 물류와 관광, 산업단지, 기업 유치가 함께 맞물릴 때 공항은 지역경제 성장 플랫폼으로 작동할 수 있다.

공항 활성화는 단순히 “노선을 늘려 달라”는 요구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항공사 입장에서 수익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하고, 이를 뒷받침할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 행정통합이 이뤄질 경우 공항 접근 교통망과 배후산업 육성, 관광·물류 전략까지 광역 단위 로드맵으로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은 강점으로 꼽힌다. 공항을 중심으로 도시와 산업이 연결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무안공항은 이전 사업의 ‘수용지’가 아니라 성장의 ‘거점’이 될 수 있다.



△종전부지 개발 시험대…카지노 등 관광산업 유치론 부상

광주 군공항 종전부지 개발은 이전이 남기는 또 하나의 거대한 과제다.

군 공항 부지는 8.2㎢(248만평) 규모로 군 공항과 함께 이전하게 될 탄약고 부지까지 포함하면 총 16.5㎢(500만평)가 유휴 부지가 된다. 이는 서울 여의도의 약 5.7배 크기다. 광주시는 이 부지에 인공지능(AI)·빅테크 중심의 ‘광주형 실리콘밸리’ 구상하고 있다.

종전부지는 광주 도심 한복판에 남게 되는 대규모 공간으로, 개발 방향에 따라 광주의 도시 구조와 산업 지형이 달라질 수 있다.

단순 주거·분양 중심 개발로 흐를 경우 단기 재원 확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 성장동력을 만들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반대로 연구개발과 첨단산업 기능을 끌어들이고 교통체계·정주 환경까지 함께 설계한다면 종전부지는 광주의 산업지도를 다시 그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최근에는 ‘외부 소비를 끌어들이는 관광산업을 유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광주는 문화·예술 자산이 풍부하지만, 체류형 관광을 만들어내는 대형 콘텐츠와 소비 거점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결국 종전부지 개발이 성공하려면 사람이 ‘찾아오게’ 하는 시설, 그리고 한 번 오면 ‘머물며 돈을 쓰게’ 만드는 산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내·외국인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오픈 카지노’ 유치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카지노는 찬반이 뚜렷한 이슈지만, 관광산업 관점에서는 단기간에 집객 효과를 만들 수 있는 카드라는 평가가 있다. 특히 광주가 무안공항과 연계해 서남권 관문공항 체계를 구축하게 되면, 공항 접근성과 항공 노선이 관광 수요로 연결될 가능성도 커진다.

공항-도심-종전부지 개발이 하나의 관광 동선으로 묶일 경우, 종전부지가 ‘비어 있는 땅’이 아니라 광역권 관광·소비 거점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논리다. 카지노 유치론은 단순히 ‘도박 산업’이 아니라 국제회의(MICE)·호텔·쇼핑·공연장·테마형 복합리조트를 묶어 외부 소비를 흡수하자는 제안에 가깝다.

광주가 산업도시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문화·관광과 결합한 복합도시로 전환하려면 ‘킬러 콘텐츠’가 필요하고, 카지노가 그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관광객 유입이 늘면 숙박·교통·외식·유통으로 소비가 확산되면서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카지노는 지역 정서와 사회적 부작용 우려, 규제 문제, 정부 인허가라는 높은 장벽을 동시에 안고 있다. 무리하게 밀어붙일 경우 또 다른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종전부지 개발 전략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관광산업 유치의 하나의 선택지로 공론화하고, 사회적 합의와 통제 장치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이승홍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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