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스타트업]㈜주디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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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스타트업]㈜주디마리

정태경 ㈜주디마리 대표
[떠오르는 스타트업]㈜주디마리

비주류 디저트 ‘푸딩’, 제조 기술로 새 지평 연다

일본 현지 가정식 레시피서 출발 제조 방식 축적

온도·밀도 정밀 제어로 생산 편차 최소화 구현

정태경 대표 “유행 아닌 지속 가능 식품군 목표”



국내 디저트 시장에서 ‘푸딩’은 유독 존재감이 옅은 품목으로 평가받아 왔다. 한때 대기업까지 뛰어들었지만 뚜렷한 성공 사례를 남기지 못했고 ‘매장에서 바로 먹는 디저트’ 이상으로 확장되지 못했다는 인식이 굳어졌다.

이유는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푸딩은 온도와 스팀, 산도 변화에 따라 식감 편차가 크게 발생하고 이동과 유통 과정에서 형태 손실이 잦다.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동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푸딩은 대량 생산과 유통에 부적합한 디저트로 분류돼 왔다.

광주 광산구 신창동에 위치한 ㈜주디마리(대표 정태경)는 이 지점에서 푸딩을 다시 바라본 기업이다.

㈜주디마리의 대표 캐릭터인 ‘베이비 주디’가 기아타이거즈와 컬레버레이션 한 모습.
‘인기 없는 디저트’라는 평가의 배경을 감성이나 유행이 아닌 제조 공정의 문제로 보고 푸딩을 반복 생산 가능한 식품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접근 방식은 디저트 브랜드라기보다 제조 현장에 가깝다.

주디마리는 정태경 대표가 2021년 카페 창업을 하면서 시작됐다. 해외 인턴십을 준비하던 중 코로나19로 계획이 무산되면서 공백기가 생겼고 그 사이 소형 카페를 인수해 운영했다. 식품 전공이 아니었던 탓에 시행착오는 적지 않았지만 일본인 유학생 친구의 한마디가 방향을 바꿨다.

“일본에서는 흔한 푸딩을 한국에서는 제대로 먹기 어렵다”는 말이었다.

이후 일본인 친구의 어머니와 영상통화를 하며 가정식 푸딩 레시피를 하나씩 재현하는 실험이 이어졌다. 처음에는 서비스로 제공해도 생소하다는 이유로 손이 잘 가지 않았지만 푸딩의 배경과 만드는 방식을 설명하자 반응이 달라졌다.

이유식부터 푸딩을 만들어 온 일본 가정식 레시피라는 스토리는 단순한 디저트가 아닌 ‘다른 방식의 푸딩’이라는 인식을 만들었다.

주디마리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이 지점에서 나왔다. 배달 앱에 올린 제품 소개 글이 SNS를 통해 확산되며 ‘문익점 푸딩’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해외에서는 일상적으로 소비되던 푸딩을 국내로 가져와 새로운 선택지를 만들었다는 의미에서 문익점이 목화를 들여와 생활 문화를 바꿨던 역사적 맥락에 빗댄 표현이었다.

이 별명은 단순한 유행어에 그치지 않았다. 그동안 국내에서 푸딩이 대중화되지 못했던 이유가 ‘맛’이 아니라 ‘구조’에 있었다는 점을 소비자들이 직관적으로 짚어낸 표현이었기 때문이다. 주디마리 푸딩은 새롭다기보다 그동안 비어 있던 선택지를 채웠다는 평가와 함께 입소문을 탔다.

푸딩은 매장에서 소량으로 만들 때와 달리 수십 개 이상으로 생산량이 늘어나는 순간부터 기술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작은 오차에도 식감이 달라지고 배치 간 편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주디마리 역시 창업 초기에는 한 번 생산 시 8개를 만드는 수작업 방식으로 출발했다. 매장에서 바로 소비되는 구조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수요가 늘자 한계가 분명해졌다. 단순히 배합량을 늘리는 방식으로는 동일한 식감을 유지할 수 없었다. 현재 주디마리는 한 번에 80개 단위로 푸딩을 반복 생산하는 단계까지 공정을 확장했다.

생산 단위가 바뀔 때마다 온도와 스팀 조건을 다시 설정하고 테스트를 반복하며 변수를 축적해 왔다. 수작업 기반이지만 공정은 점차 표준화하고 있다.

㈜주디마리의 푸딩은 2층 레이어 구조로 밀도 변화에 민감, 부드럽고 달콤함을 선사한다.
제품 구조 역시 제조 난도를 높이는 요소다.

주디마리 푸딩은 2층 레이어 구조로 밀도 변화에 민감하다. 단백질 함량과 산도 반응이 식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크림과 우유 비율, 산도를 미세하게 조정하며 텍스처를 제어하고 있다. 이는 조리 감각보다는 공정 관리에 가까운 영역이다.

유통 과정에서의 제약도 기술로 풀었다.

푸딩은 흔들림과 압력에 취약해 테이크아웃이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다. 주디마리는 공기 주입 시 푸딩이 자연스럽게 내려오는 구조의 전용 용기를 자체 설계하며 이 문제를 해결했다. 용기 금형 제작에만 약 1억원을 투입했고, 이를 통해 이동과 포장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었다.

제조 내재화 역시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주디마리의 푸딩
외부 OEM 생산을 검토했지만 유사 제품 출시를 경험한 이후 공정을 직접 통제해야 한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이후 주디마리는 제조 공정을 직접 관리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고 수작업 공정을 통해 공정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이 같은 접근은 프랜차이즈 확장 과정에서도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매장 수를 늘리는 것보다, 어느 지점에서든 동일한 품질을 구현할 수 있는 구조를 먼저 만드는 데 초점을 뒀다. 공정과 포장, 유통이 함께 정리되지 않으면 확장 자체가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설비 도입은 다음 단계다.

회사는 향후 기계 설비를 도입해 1회 최대 3000개 생산이 가능한 체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수작업 과정에서 확보한 온도·산도·밀도 변수 데이터를 설비 조건에 반영해, 생산량이 늘어나도 식감과 품질의 동일성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주디마리가 자체 생산한 푸딩과 음료 등이 진열 돼 있다.
정태경 주디마리 대표는 “문익점 푸딩이라는 별명에는 해외에서는 당연했던 푸딩을 국내에서도 제대로 만들고 싶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주디마리는 푸딩을 많이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같은 푸딩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쌓아가는 회사”라고 말했다.

이어 “유행하는 디저트가 아니라 하나의 식품 카테고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조와 공정부터 차근차근 완성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송대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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