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힘내라] 중앙식당 우아한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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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소상공인 힘내라] 중앙식당 우아한게장

‘백년가게’ DNA로 게장 브랜드 전국화 노린다
1953년 문 연 중앙식당 전통 계승…70년 노하우 구현
진도·연평도 원물 승부…20가지 반찬 남도상차림 인기
제조·유통사업 확대 박차…K-씨푸드시장 공략 본격화

이홍근 중앙식당 우아한게장 대표가 양념게장을 비비고 있다.
이홍근 대표가 어머니와 게장을 버무리고 있다.


게장은 남도를 대표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다.

짭조름한 간장과 신선한 꽃게가 어우러진 간장게장, 매콤한 양념과 깊은 감칠맛이 살아 있는 양념게장은 오랜 세월 지역민들의 밥상을 책임져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꽃게 가격 상승과 원물 수급 불안, 외식업 경쟁 심화 등으로 전통 음식점들도 새로운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을 넘어 안정적인 원물 확보와 브랜드 경쟁력, 제조·유통 역량까지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광주 광산구 동곡에서 70년 넘게 이어져 온 게장 맛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1953년 문을 연 중앙식당이 지역 대표 게장 전문점으로 자리 잡은 데 이어 그 전통을 계승한 우아한게장(대표 이홍근)이 제조·유통 사업 확대에 나서며 전국 시장과 해외 시장을 향한 도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아한게장의 뿌리는 광주 광산구 동곡에 위치한 중앙식당이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문을 연 중앙식당은 광주를 대표하는 게장 전문점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동곡을 찾는 관광객과 지역민들 사이에서 게장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며 수십 년 동안 명맥을 이어왔고, 오랜 세월 축적된 맛과 전통을 인정받아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백년가게에도 이름을 올렸다.



게장 한상


중앙식당이 오랜 기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한결같은 맛’ 때문이다. 게장의 핵심인 간장과 양념, 숙성 방식은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왔다. 유행에 따라 메뉴를 바꾸기보다 좋은 꽃게를 확보하고 정성껏 숙성하는 원칙을 지켜온 것이 경쟁력의 원천이었다.

중앙식당은 단순히 오래된 식당이 아니다. 수십 년 동안 같은 장소에서 같은 메뉴를 지켜오며 지역민들의 삶과 함께 성장해 온 공간이다. 가족 모임과 회식, 경조사 등 수많은 지역민들의 추억이 쌓인 곳으로 동곡을 찾는 외지인들에게도 반드시 들러야 하는 식당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게장뿐 아니라 푸짐한 상차림으로도 유명하다.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을 중심으로 계절 반찬과 나물류, 젓갈류, 생선구이, 잡채, 전 등 20여 가지가 넘는 반찬이 한 상 가득 차려진다. 단순히 게장만 먹는 식사가 아니라 남도 특유의 넉넉한 인심과 손맛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 만족도가 높다.

상차림 하나하나에도 오랜 세월 쌓아온 노하우가 담겨 있다. 직접 담근 김치와 장아찌,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반찬들은 게장의 맛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한 끼 식사만으로도 남도 음식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백년가게 지정 역시 하루아침에 얻어진 결과가 아니다. 오랜 기간 축적된 맛과 서비스, 지역사회와 함께한 시간이 인정받은 결과다. 세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맛을 유지하며 꾸준히 단골 고객을 확보했고, 한 번 찾은 고객이 가족과 지인을 데리고 다시 찾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70년 넘는 세월 동안 이어진 신뢰가 오늘날 중앙식당의 가장 큰 자산이다.



20여가지 반찬이 어우러진 게장 한상 차림


이홍근 대표는 이러한 중앙식당의 브랜드 자산이 앞으로 우아한게장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새로운 식품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백년가게가 축적한 신뢰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 끝에 탄생한 브랜드가 우아한게장이다. 중앙식당이 지역을 대표하는 맛집이라면 우아한게장은 전국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다. 식당 이름은 달라졌지만 게장의 맛을 결정하는 핵심 기술과 철학은 그대로 이어받았다. 중앙식당이 쌓아온 전통의 맛에 현대적인 브랜드 전략을 더해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셈이다.

우아한게장의 가장 큰 경쟁력은 원물이다. 게장은 결국 꽃게가 맛을 좌우한다. 아무리 양념과 간장이 좋아도 원물이 좋지 않으면 제대로 된 맛을 낼 수 없다. 이 때문에 꽃게 확보는 사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현재 사용되는 꽃게는 진도와 연평도 등 주요 산지에서 공급받고 있다. 숫게는 살이 가장 꽉 차는 시기의 물량을 선별하고 암게 역시 제철 시기에 확보한 원물을 사용한다. 계절에 따라 꽃게 상태가 달라지는 만큼 시기별 특성을 고려해 사용하는 것이 맛의 균일성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최근에는 꽃게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시장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꽃게 가격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산지에서는 중국 상인들이 웃돈을 주고 물량을 확보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과거 일본 중심이었던 수출 시장이 중국으로 확대되면서 원물 확보 환경 자체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꽃게 가격 상승은 게장업계 전체의 고민거리다. 원가 부담이 커질수록 소비자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무작정 가격을 인상할 수도 없다. 결국 안정적인 산지 네트워크와 원물 확보 능력이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다. 우아한게장이 오랜 기간 거래처와의 신뢰 구축에 공을 들여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앙식당 우아한게장 전경


전통 식당으로 시작했지만 우아한게장이 바라보는 미래는 단순한 외식업이 아니다. 최근에는 제조와 유통을 아우르는 식품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식업은 매장을 찾는 고객 수에 따라 매출이 결정되는 구조다. 아무리 맛이 좋아도 공간과 인력의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다. 반면 제조·유통 체계를 갖추면 지역을 넘어 전국 소비자와 만날 수 있다. 이 대표가 제조시설 구축과 유통망 확대에 나선 것도 중앙식당의 맛을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별도 법인인 우아한에프앤비를 설립했다. 우아한에프앤비는 중앙식당과 우아한게장에서 검증된 레시피를 기반으로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을 제조·유통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히 매장을 찾는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 어디서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우아한에프앤비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월평균 2000만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며 사업 가능성을 확인했다. 창업 초기 기업임에도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확보하며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제조시설 구축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는 식당 중심의 수작업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표준화된 생산 체계를 통해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생산량도 늘릴 계획이다. HACCP 기반 위생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생산 공정을 표준화해 식품 제조기업으로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백년가게 인증서


가정간편식(HMR) 시장 확대도 중요한 목표다.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온라인 소비 확대로 간편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게장 역시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향후 프리미엄 게장 제품과 선물세트, 다양한 형태의 가공식품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가족이 함께 사업을 이끌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중앙식당 창업자 김금순 여사의 큰손자인 이홍근 대표가 온라인 마케팅을 비롯한 사업 전반을 담당하고 있으며 동생은 요리와 소스 개발을 맡고 있다. 부모 세대가 축적한 경험에 젊은 세대의 감각을 더해 전통과 변화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70년 가업이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온라인 유통망 확대도 준비하고 있다. 자사몰 구축을 비롯해 네이버스토어와 쿠팡, 마켓컬리 등 주요 플랫폼 입점을 추진하고 있으며 라이브커머스와 SNS 마케팅도 계획하고 있다. 지역 맛집을 넘어 전국 소비자와 만나는 접점을 넓히기 위한 전략이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시장 진출도 목표로 하고 있다.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흐름에 맞춰 북미를 시작으로 일본과 동남아 시장까지 판로를 넓혀 게장을 대표하는 K-씨푸드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우아한게장은 제조시설 구축과 온라인 유통망 확대를 기반으로 전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북미와 일본, 동남아 시장까지 판로를 넓혀 게장을 대표하는 K-푸드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홍근 중앙식당 우아한게장 대표는 “중앙식당이 70년 넘게 지켜온 맛의 가치를 이어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백년가게가 쌓아온 신뢰와 전통을 바탕으로 전국 소비자들이 찾는 브랜드, 더 나아가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는 게장 브랜드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송대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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