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뿌리’ 전남광주, 통합의 시대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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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뿌리’ 전남광주, 통합의 시대 열다

320만 메가시티…서울시 준하는 위상·장관급 특별시장
정부, 4년간 최대 20조원 지원…AI·반도체 성장축 육성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1일 공식 출범하면서 1986년 광주가 직할시로 승격돼 전남과 행정구역이 분리된 지 40년 만에 두 지역은 다시 하나의 광역정부로 통합됐다.

천년을 한 뿌리로 이어온 전남과 광주는 인구 320만명, 지역내총생산(GRDP) 159조원 규모의 초광역 메가시티로 새 출발하며 수도권 일극체제를 넘어 대한민국 균형발전을 이끌 새로운 성장축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출범은 행정구역 하나가 늘어난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이라는 국가적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처음으로 선택한 광역 행정통합 모델이자, 지역이 스스로 성장동력을 만들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지방주도 발전전략의 첫 실험이기 때문이다.

광주와 전남은 그동안 산업과 생활권은 사실상 하나였지만 행정은 둘로 나뉘어 투자 유치와 국가사업, 광역교통망 구축, 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적지 않은 비효율을 겪어왔다. 이번 통합으로 행정과 산업, 재정과 정책이 하나의 체계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통합특별시는 전국 다섯 번째 규모의 광역자치단체이자 서울과 경기에 이어 세 번째 경제 규모를 갖춘 초광역 도시로 재편된다.

광주의 인공지능(AI)·미래모빌리티·문화콘텐츠 산업과 전남의 재생에너지·농수산·해양·우주항공 자원이 하나의 전략 아래 결합하면서 산업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와 농어촌이 공존하는 전국 최초의 통합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향후 다른 지역 광역통합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별시 출범과 함께 지방정부의 권한도 크게 확대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법적 지위를 갖게 되며, 특별시장은 장관급 예우와 함께 국무회의 참석 권한을 부여받는다.

중앙정부 정책 결정 과정에 지역 의견을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는 것이다. 부시장 체계도 확대되고 조직 운영의 자율성이 강화된다. 중앙정부가 갖고 있던 일부 대형 개발사업 인허가와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핵심 권한도 단계적으로 이양되면서 지역 스스로 투자와 개발 전략을 설계할 수 있는 권한 역시 한층 커지게 된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통합특별시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이다.

정부는 행정통합 교부세와 특별 지원 등을 통해 매년 5조원씩 4년간 최대 20조원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구체적인 지원 방식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마련될 예정이지만, 지방정부 출범과 함께 이 같은 규모의 국가 지원이 추진되는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여기에 2차 공공기관 이전에서도 우선 검토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AI와 에너지, 문화, 농수산 등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공공기관 유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특별시가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분야는 미래산업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한민국 대도약 프로젝트’와 맞물려 호남권을 AI와 반도체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이 본격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 첨단3지구와 빛그린국가산업단지, 군공항 이전 예정지, 해남 솔라시도 등은 차세대 산업 입지로 거론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800조원 투자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광주의 AI 산업 기반과 전남의 전국 최대 재생에너지 생산 능력이 결합하면 다른 지역이 갖추기 어려운 산업 경쟁력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데, 전국 최대 수준의 해상풍력과 태양광 발전단지를 보유한 전남은 이러한 조건을 갖춘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국가 AI컴퓨팅센터와 에너지 신산업, 미래모빌리티 산업까지 연계되면 전남광주는 생산과 연구개발, 에너지 공급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는 국가 첨단산업 중심지로 도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통합특별시는 기대만큼 과제도 적지 않다. 행정조직과 재정 운영의 안정적인 통합은 물론 지역 간 균형발전, 광역교통망 확충, 생활권 통합, 주민 체감 서비스 개선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통합의 성과가 특정 지역이나 산업에 집중되지 않고 전남 전역과 광주 전체로 확산돼야 한다는 점도 출범 이후 풀어야 할 숙제다. 결국 통합의 성공 여부는 행정구역을 하나로 묶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삶을 얼마나 변화시키고 지역의 미래 경쟁력을 얼마나 높이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전남과 광주는 40년의 분리를 끝내고 다시 하나의 이름 아래 미래를 선택했다. 통합특별시가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성공 모델이 될지, 또 지방이 스스로 성장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지는 이제 출범 이후의 성과가 답하게 된다.

민형배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전남과 광주의 통합은 행정구역을 합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축을 세우는 역사적 선택”이라며 “통합특별시를 AI와 반도체, 에너지 산업이 융합하는 국가균형발전의 성공 모델로 만들고, 시민 모두가 통합의 성과를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힘차게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양동민 기자 yang00@gwangnam.co.kr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양동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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