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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협의체에 참여한 시민들이 백운광장 도시재생사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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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광장에 설치되는 푸른길 브릿지 조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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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한종 백운광장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장이 ‘차량 중심’의 광장에서 ‘사람 중심’의 광장으로 변모를 통해 재도약을 꿈꾸는 백운광장의 주요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
광주 남구 백운광장이 올해 대격변을 거친다. 그간 이곳이 광주 주요 교통 관문 역할만을 수행했다면, 이제는 단순 관문을 넘어 사람이 모이는 곳으로의 부상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 백운광장은 수십년간 번영과 쇠퇴의 시기를 번갈아가며 겪어왔다.
과거 백운광장에는 전남 주요 도심을 이어주는 시외버스터미널이 자리 잡아 버스 배차가 끝나는 저녁에는 식당, 숙소, 관광지 등을 가리지 않고 사람이 붐볐다.
자연스럽게 ‘사람이 모이는 곳’이었던 이곳에선 상권 활성화로 주민들의 생기가 흘러넘치고 문화도 부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외버스터미널이 사라지고 백운고가가 지난 1989년 개통되면서 백운광장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장소’란 인식이 자리잡혔다. 상습적인 교통체증과 사고는 백운광장의 이미지를 저해했고 결국 상권은 쇠퇴의 길을 걸었다.
결국 백운고가는 31년 만인 지난해 6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백운고가가 사라진 자리는 푸른길 브릿지 건립, 지하철 2호선 착공, 800억원대 대규모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채워나가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은 단절됐던 공간과 사람 간의 소통을 다시 잇는 것에서 시작한다.
각종 사업 추진 과정에서 행정기관과 주민의 소통 통로 역할을 맡고 있는 ‘백운광장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의 중요성이 높은 이유기도 하다.
남구청, 주민과 머리를 맞대고 있는 백운광장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의 노한종 센터장을 만나 백운광장의 재도약 추진 과정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백운광장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의 역할과 주요 업무는 무엇인지.
△신은 자연을 만들었고 사람은 도시를 만들었다는 말이 있다. 사람이 만든 도시는 인간의 장기와 같이 여러 요소가 결합된 하나의 생명체와 같다고 볼 수 있다.
피가 우리 몸 곳곳을 자연스럽게 돌듯이 도시도 마찬가지로 사람, 차량, 바람, 물 등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도시 곳곳을 막힘없이 돌아야 생명이 살아 숨 쉬는 도시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백운광장은 남구의 주요지 중 하나로, 이곳 거점이 활성화되면 남구 전체에 보다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특히 백운광장 도시재생사업은 주민과 함께하는 사업이다.
현장지원센터의 역할 중 가장 큰 부분은 다양한 주민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 사업 주관부서에 전달, 주민의 의견이 사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조치하는 일이다.
주민들과 도시재생 사업에 대한 고민의 고민을 이어가고 이를 사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중간 연결 통로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행정의 의견 또한 주민과 조율해야 하기에 한쪽 편에 치우치지 않는 객관·중립적 입장에서 소통과 화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행정·주민과 머리를 맞대고 현안 하나하나를 실타래 풀 듯 해결해 나갈 때 무척 보람을 느끼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백운광장 도시재생 주요사업을 소개한다면.
△광주시의 명소인 10.8㎞의 긴 띠 모양의 푸른길공원은 유일하게 백운광장에서 단절돼 있다.
따라서 단절된 푸른길공원의 연결사업은 남구뿐만이 아니라 광주시 전체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백운광장에 설치하고자 하는 푸른길 브릿지는 단순한 철근콘크리트의 토목구조물이 아닌 남구를 상징할 수 있는 랜드마크적 환경 조형물로 설치할 계획이다.
남구청 외벽을 활용한 미디어파사드 사업도 추진된다.
광주는 말은 빛고을이지만 빛으로 특화된 공간이 없다.
따라서 백운광장에 다양한 미디어아트 콘텐츠를 도입해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에게 휴식과 위안을 제공하고자 한다.
푸른길 브릿지 위에서 남구청 외벽에 설치한 미디어파사드를 바라보며 젊은 연인들은 사랑을 고백하기도 하고 중년 부부들은 결혼기념일에 마음을 전달하는 이벤트 공간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백운광장은 빛으로 특화된 광주의 명소로 발전할 것이다.
푸른길공원과 인접한 백양로에는 스트리트 푸드존 설치 사업이 추진된다.
아트 콘테이너박스 40개를 설치해 우리지역의 특화된 음식과 다양한 다문화 음식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각종 공예품 등 우리 지역의 특산품을 판매하고자 한다.
거기에 덧붙여 젊은이들의 끼와 멋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버스킹 공간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백운광장은 먹거리, 볼거리, 살 거리가 풍부한 곳으로, 젊은이들뿐만이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가 즐겨 찾는 공간으로 변모할 것이다.
이밖에도 로컬푸드직매장, 스마트주차장, 청년창업지원센터 등 다양한 사업을 백운광장 일대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주민들의 의견은 어떤 식으로 수렴돼 사업부에 전달되는지.
△도시재생사업은 주민이 주체이고 주민 참여하에 주민 주도로 사업을 진행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운광장 도시재생사업은 사업구역 내 거주하거나 건물 소유자, 사업자 등 주민 50명으로 구성된 주민협의체가 구성돼 있다.
문화·경관, 상권 활성화, 청년 등 3개 분과로 나눈 주민협의체는 매달 분과 위원회 회의를 열고 사업에 대한 토론, 의견 제시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협의체는 현재까지 스트리트 푸드존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기존 상가와 업종이 중복되지 않도록 할 것, 백양로 활성화를 위한 푸드존 주 출입구 위치 조정, 푸른길브릿지 설치 시 기존 건물과의 간격, 브릿지 상판 높이 등에 대한 의견을 제안, 사업부에서 대부분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주민협의체는 사업 시작 단계부터 시공 단계, 사업 완료 뒤 평가 단계, 시설을 이용하는 활용 단계까지 존치해 이어나갈 예정이다.
특히 이들은 사업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사업 완료 뒤에도 시설물 관리 주체로 활동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또 12명으로 구성된 주민기자단은 소식지를 발행해 주민들에 사업 추진 방향과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해 12월 창간호를 냈고 올해 3월 말에 2번째 소식지를 발행했다.
센터와 주민 그리고 행정이 삼위일체가 돼 추진하고 있는 백운광장 도시재생사업이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도시재생사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사업의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소통이다. 푸른길 브릿지를 건설하는데 관 주도의 토목공사를 시행하듯 형식적인 주민 의견을 수렴한 뒤 행정 주도의 건설을 추진한다면 도시재생사업이라 볼 수 없을 것이다. 행정과 주민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소통하며 설계단계부터 시공단계, 준공 후 활용단계까지 함께 추진한다면 백운광장 도시재생사업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것으로 확신한다.
-고가 철거, 지하철 2호선 공사, 도시재생 등 여러 사업이 복합적으로 진행되는 백운광장의 청사진에 대해 설명해 달라.
△앞으로 백운광장은 ‘차량 중심’의 광장에서 ‘사람 중심’의 광장으로 변모할 것이다.
과거의 백운광장이 그저 스쳐 지나가야 되는, 차량 정체가 심해 빨리 지나가고 싶은 곳이었다면 사업이 완료되는 시점에는 사람이 즐겨 찾고 머무는 광장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특히 백운광장은 반경 2.5㎞ 이내에 남구민 90%가 살고 있는 곳인데 이곳을 중심으로 2~3년 내에 2500세대의 아파트 입주가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대로급 이상 도로 5곳을 포함해 총 7개 교차로가 만나기 때문에 인도와 산책로를 걷는 시민들의 불편이 큰 상황이다.
푸른길 브릿지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주요 사업으로, 도시철도 2호선을 통한 백운광장 환승역 등을 활용해 광주시 남부권의 관문 역할도 수행해 나갈 것이다.
또 나주 혁신도시와 20여 분 거리에 있는 백운광장은 광주전남 에너지밸리를 지원하는 배후도시로도 발전할 것이다.
시민들은 업무와 쇼핑, 관광이 함께하는 명실상부한 광주 남부 중심권의 변신을 가까운 시일 내에 보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성공적인 도시재생 사업을 위해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30여 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주로 도시계획 분야에 근무했다. 백운광장 도시재생센터장이 저의 전문성을 활용한 마지막 봉사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맡은 바 임무에 충실히 하고 있다. 특히 남구청에서 근무하면서 남구지역의 시대적 변화상을 눈에 담아 왔다.
원래 광주 남구 백운광장은 나주와 강진, 완도, 고흥을 잇는 거점지역이었다. 시외버스터미널도 자리를 잡아 타 지역에서 광주를 방문하거나 주요 숙박지역으로 삼아 왔기에 이곳에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시내까지 나가지 않아도 쇼핑과 관광, 업무를 보는 공간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제2순환도로와 지금은 철거된 백운고가가 생기면서 백운광장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장소가 됐다. 시외버스터미널이 사라지면서 점차 침체되기 시작하더니 백운고가의 교통대란에 시민들에겐 부정적인 인식이 생겨났다. 백운광장은 교통지옥이니 빨리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바탕이 됐다.
이제 백운광장은 백운고가 철거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미디어 파사드, 푸른길 브릿지, 로컬푸드 직매장 등 각종 사업을 통해 사람 향기가 머무는 장소로의 재도약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저를 포함한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와 구청, 남구 주민들의 목표는 백운광장 도시재생사업이 완료되는 시점에 이 장소가 누구나 오고 싶고, 즐겨 찾고 싶은 광주의 명소로 변모하는 것이다.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기 위해선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제2의 부흥기를 꿈꾸는 백운광장에 대한 광주 시민들과 남구민들의 꾸준한 관심과 참여, 조언을 부탁드린다.
최성국 기자 stare819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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