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미래농업 위한 변화와 혁신
검색 입력폼
독자권익위원 칼럼

[독자권익위원 칼럼]미래농업 위한 변화와 혁신

박장호 농협 광주본부 경영기획단장
‘金과일’, ‘金채소’

올해 우리나라 과일과 채소 값이 주요 선진국 및 경제 구조가 비슷한 나라와 비교해 가장 크게 올랐다고 한다. 농산물 가격상승 관련한 뉴스는 여느 때보다 많이 나오고 있고, 마트에 장을 보러 가서 가격을 직접 확인하면 남의 일이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작년 과수 냉해 피해와 올해 일조량 부족 등의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과일·채소의 공급량 부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라는 말이 있지만 해마다 기후변화의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늘’만 바라보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농업은 언제나 인류가 필요로 하는 만큼 변화하고 발전하며 인류의 생존 및 식량부족 문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해 왔다. 농기구는 물론, 화학비료, 품종 개량 등 모든 시기마다 당대 최신 기술과 시스템이 농업을 위해 발명되거나 농업에 도입돼 적극 활용됐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도시화되면서 농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성장이 더디어졌고 기술 발달이 더디게 됐다. 게다가 농촌지역 인구감소와 고령화, 기후변화 등은 여전히 농업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고 ‘생명산업’인 농업이 지속발전 가능한 ‘미래농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첨단자동화와 빅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농업’으로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디지털 농업’은 농업인의 직감과 경험에 의존했었던 농업 과정의 의사결정을 딥러닝(Deep Learning)과 인공지능(AI)으로 대체해 농업 생산성과 영농 편리성, 품질 향상을 도모하는 농업이다.

특히 농촌 고령화, 노동력 부족, 기후변화 등의 농업이 직면한 문제 해결과 지속가능한 농업 구현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에서도 디지털농업 지원 사업을 통해 농가들이 디지털 기술을 도입할 수 있도록 재정적·기술적 지원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전 세계가 농업의 디지털 전환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는 우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 농업의 생산성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 정밀 농업 기술을 통해 작물의 생육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함으로써 수확량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드론과 자동화된 농기계를 이용한 효율적인 작업수행은 노동력을 절감하면서도 더 많은 농작물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농작물의 안정적인 공급을 가능하게 하여 가격 유지 및 관리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또한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을 가능하게 한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하여 토양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자동으로 관개 시스템을 조절함으로써 물 사용을 최적화할 수 있다. 특히 정밀 농업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필요한 만큼의 비료와 농약만을 사용하게 되어 비용 절감과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

아울러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농산물의 생산, 유통, 판매 과정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추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자신이 구매하는 식품의 출처와 유통 경로를 쉽게 확인할 수 있어 식품 안전성을 크게 향상 시킬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전환의 혜택에도 불구하고, 한국농업은 여전히 몇 가지 과제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 중 초기 투자 비용이 높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스마트 농기계와 IoT 장비, 드론 등의 도입에는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며, 이는 소규모 농가에서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청년농업인의 유입도 필요하다. 새로운 디지털 농업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농업인에게 적절한 교육과 훈련이 필수적이지만, 이미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한국농촌에 디지털 기술을 주입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최근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상기후 등을 겪으면서 우리 농업은 변화와 혁신이 절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 눈앞에 놓인 과제가 짧은 시간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적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과 농업 현장의 전문가, 연구개발기관, 민간기업, 정부가 하나가 되어 농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노력한다면 희망이 있는 농업, 행복한 농촌은 우리에게 조금 더 빨리 다가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광남일보 (www.gwangnam.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